<논단>R&D투자확대로 기술경쟁력 높여야
<논단>R&D투자확대로 기술경쟁력 높여야
  • 승인 2003.07.14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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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동(한국건설교통기술평가원 본부장)


한국의 건설산업 위기직면

국내 건설산업이 해가 갈수록 크게 위축되고 있다. 그 실태를 살펴보면, GDP대비 건설투자규모가 1991년 23.5%에서 2000년에는 14.4%로 크게 감소되었으며, 공사물량도 IMF이전 1996년에는 68조원에서 2000년에는 50조규모로 축소됐다.

해외건설시장의 점유율도 1980년에는 7.6%에 달했으나 2000년에는 80년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3.1%로 격감된 실정이다.

그러면 왜 이렇게 한국의 건설산업이 추락하게 되었을까?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크게 보면 건설산업은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시공위주의 노동집약적 사고방식과 기술은 필요하면 도입해서 쓰면 된다는 기술경시 풍조 즉, 건설기술의 연구개발에 대한 필요성과 인식이 너무 부족했던 때문이라 생각된다.

이로 인해 노동집약적인 시공분야는 싼 임금을 바탕으로 중국등 후발국들에게 추격당하여 그 입지를 상실한지 이미 오래 되었고, 기술집약적인 엔지니어링과 사업관리분야 등의 핵심기술은 선진국 수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약67%수준).

대형 건설프로젝트의 설계와 사업관리는 거의 선진국에 의존하게 됨으로써, 인천국제공항, 서해대교등 대형국책SOC사업의 경우 이로 인한 국부의 낭비와 기술예속이 심화됨은 물론, 해외건설시장에서 우리 건설산업이 경쟁력을 가지고 설 입지가 없어져 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외 수주가 간헐적으로 이루어진다고 해도 수익성과 외화 외화가득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건설·교통기술 R&D사업 추진체계 혁신해야

기술정책의 패러다임이 특정프로젝트의 수행을 통하여 기술적 성과를 얻어내는 목적지향적 기술정책에서 연구개발의 기반조성과 연구인프라를 강조하는 정책으로 전환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이다.

이러한 세계적 추세에 발맞추어 건설·교통부문의 R&D정책도 목적지향적인 핵심연구사업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한편 중장기적인 계획으로 연구인프라와 기반조성에도 주력해야 한다.

건교부에서는 건설기술수준 및 경쟁력 제고를 위한 국가종합계획인 ‘건설기술진흥계획'을 확정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건설기술혁신5개년계획' 즉, 건설기술발전을 위한 국가적 로드맵을 작년말에 수립하여 이미 시행하고 있다.

이 계획의 주요목적은 기술개발의 국가적 목표를 설정하고 이에 따른 국가차원의 핵심기술에 대한 선택과 집중, 건설부문의 R&D투자 확대 및 기술개발 인프라 확충과 연구성과의 실용화를 위한 효율적 사업관리 등으로 요약된다.

산·학·연·관 공조체제 구축 시급

건설교통부가 1994년부터 건설기술분야의 연구개발사업을 정부차원에서 시작한 것은 늦었지만 건설산업을 회생시킬 원동력과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그나마 천만다행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94년부터 올해까지 총 투자액이 845억원에 불과하고, 2003년 건설·교통부문 전체 R&D예산은 722억원으로서 국가전체의 R&D예산 5.5조원의 1.3%에 불과하며, 이는 산업자원부의 19.8%나 과학기술부의 20.6%에 비하면 건설교통부문의 R&D는 양과 질면에서 아직 최소한의 임계수준에도 크게 미달되는 실태이다.

SOC투자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설교통부의 예산 18조원에 비교해보아도 0.4%밖에 되지 않는 저조한 상태이므로, 앞으로 국가SOC시설의 품질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려면 SOC건설에 투자하는 예산의 일정 비율을 R&D에 투자하는 것을 제도화 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건설분야의 R&D투자는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 건설산업부문 역시 매출액대비 0.9%에 그치고 있어, 제조업의 2.4%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R&D인력 역시 건설업은 종업원 1천명당 22명으로서 제조업의 68명에 비해 1/3수준 밖에 안되는 열악한 실정이다.

따라서, 건설교통분야의 기술경쟁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이제부터라도 R&D에 대한 계획적이고 대폭적인 투자가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위하여 건설교통부가 작년말에 ‘한국건설교통기술평가원(KICTTEP)'을 설립한 것은 늦은 감은 있으나 R&D에 대한 강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인 움직임이라 하겠다.

이제 건설교통부문 R&D를 효율적으로 수행함으로써 한국의 기술수준을 단계적으로 제고하여 경쟁력을 확보토록 창의력과 의지를 가지고 추진해야 하며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물론 두말할 나위 없이 산·학·연과 함께 공조하고 협력하여 이루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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