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건설기능인력 고임금화·고령화 심각
<해설>건설기능인력 고임금화·고령화 심각
  • 정정연 기자
  • 승인 2001.08.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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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 충당도 못해, 공사중단 사태 우려
전문업체 이어 일반건설사에도 확산 조짐



건설현장에서 기능인력 부족에 대한 우려는 이미 해 초부터 논란이 돼 왔다.
계속되는 경기침체의 그늘에 가려 기능인력 부족현상의 심각성이 수면 아래 가려져 왔으나, 최근 정부의 경기 부양책으로 인해 건설 물량이 늘어남에 따라 점점 가시화되고 있다.
기능인력 부족 문제는 아직 전문건설업체의 당면문제 정도에 그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빠르면 11월안에 일반업체까지 파급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올 12월에는 절정에 이를 것으로 분석하고있다.
건설기능인력 부족이 야기시키는 가장 큰 문제는 인건비 상승이다.
또한 젊은층의 건설현장 기피가 점점 심화되고 있어 고임금에도 불구하고 생산성은 저하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전문업체들은 하도급 받을 당시 계약했던 금액으로는 도저히 인건비를 충당할 여력이 없어 공사를 중단해야 하는 사태까지 발생할 수 있음을 토로하고 있다.
지난 6월 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건설인력과 임금에 대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올 하반기에 숙련공 부족과 건설투자 증대가 맞물리면서 노동력 공급측면의 문제점이 드러나 가파른 임금 상승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지역별 임금동향은 서울을 비롯 전국적으로 오름세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현재 직종별 평균임금은 약 8만원으로 배전전공(20만5천원)을 제외하면 건축목공(9만1천785원), 비계공(8만8천750원), 형틀목공(8만6천538원), 타일공(8만5천원) 등으로 거의 모든 직종에서 작년 말에 비해 큰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건설현장에서의 고령화추세는 청년층의 건설현장 기피와 건설현장을 떠났던 노령층 인력들이 재유입되면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이같은 고령화는 인건비 상승 못지않게 작업 물량 처리지연, 기능인력부족에 의한 이윤 감소, 노동력 부족에 의한 공기 지연 등 많은 폐해를 동반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건설현장 관계자들은 고령화와 숙련공 부족에 따른 노동력 초과수요가 임금상승으로 표출되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향후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전문업체 관계자는 “건설물량이 늘어나는 것이 전혀 반가운 일이 아니다. 물량이 늘어난다고 해도 기능인력을 구하기도 힘들 뿐더러 인건비를 해결하고 나면 적자만 누적된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이와 관련 전문건설협회 관계자는 “전문인력 부족현상은 올 초부터 계속 진행된 일이며 이렇게 직접 공사현장에 차질을 빚을 정도면 뭔가 자구책을 마련해야 하지 않겠냐”며 “아직은 전문건설업체에만 영향을 주고 있지만 곧 일반업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기능인력 고갈 현상은 차후에 가속도가 붙어 심각한 문제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건산연의 심규범 박사는 “전문업체들이 아직은 서로 융통성 있게 기능인력을 관리하고 있어 표면상으로 그 심각성이 느껴지지 않지만, 조만간 근로자 모셔오기 싸움으로 확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청년층을 건설현장으로 유입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하며 조속한 임금제도개선, 고용보험보장, 근로복지개선 등이 절실하다”라고 주장했다.

정정연 기자 cat@conslo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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