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도로건설·관리의 발전방향 모색
<논단> 도로건설·관리의 발전방향 모색
  • 승인 2003.06.21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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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관섭(한국건설기술연구원 도로연구부장)


국토종합개발계획을 실현하는 도로부문의 중장기 계획은 도로정비기본계획이다. 도로정비기본계획은 도로법에 의한 국가 법정계획이며, 지방도로 정비계획 수립 지침의 성격도 가지고 있다.

1998년에 마련된 본 계획은 2020년의 장기도로망 구축목표를 제시하고 있으며, 고속국도, 일반국도 등 간선도로에 대한 2002∼2011년까지의 개발지표 설정과 단계별 시행계획 수립을 계획의 범위로 하고 있다.

계획의 주요내용으로는 도로교통 현황, 장래 여건변화 및 수요전망, 정비목표 설정, 정비·확충계획, 재원조달 방안, 도로망 관리방안 등 도로의 건설과 관리에 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다.

본 계획에 따라 많은 도로건설과 관리 사업들이 시행되고 있으나, 보다 미래지향적이고 장기적으로 효율적인 도로사업의 시행을 위해 몇 가지 검토할 사항들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도로정비기본계획'의 명칭을 '도로기본계획'으로 개칭하는 것을 건의하고자 한다.

정비(整備)라는 용어는 일반적으로 '뒤섞이거나 헝클어진 것을 가다듬어 바로 갖춤'을 의미하고 있어, '도로정비'라 함을 기존 도로를 관리하는 측면에서의 개선 의미로 받아들여지기 쉽다. 본 계획에서도 장래 늘어나는 교통수요에 대비하여 도로를 늘리는 의미로 '확충'이라는 별도의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현 계획에서 제시하고 있는 대부분의 사업들은 기존에 발생된 문제점들을 살펴보고 이들을 해결하기 위한 사업에 집중되어 있다.

물론 현재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정비계획도 필수적이긴 하지만, 좀더 발전적인 방향으로의 도로확충과 정비를 추진하기 위하여 계획의 명칭을 사후대책이 아니라 사전예방 성격으로 바꾸고, 이에 걸맞는 내용을 포함시켜야 하겠다.

문제점 해결 중심의 계획보다는 미래의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도로의 건설과 관리 등을 추구하는 미래지향적인 내용의 정립이 필요하다.

둘째, 기본계획의 다양한 사업 목표에 따라 곧바로 단위사업을 추진하기보다는 중간 단계의 효과적이고 구체적인 실행전략을 수립하여 효율적인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기본계획 시행과정에서 중간 평가를 수행하고, 이들 결과를 계획에 반영하는 보완작업이 있어야 하겠다.

현 기본계획의 가장 큰 의미는 장래의 교통수요에 대응하는 체계적인 도로망을 구축하는 밑그림으로 장기도로망 확충계획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업시행 과정에서 고속도로에 나란히 일반국도의 자동차 전용도로가 지나거나 교통량이 없는 간선도로 건설등과 투자에 대한 지적, 철도 등 타교통수단과의 연계 고려 미흡, 중소도시의 주변 및 지역간 교통 정체와 교통사고 등 다양한 문제점들이 노출되고 있다.

따라서 2∼3년 단위로 사업계획에 대한 시행실적을 일목요연하게 비교하여 그 성과를 확인하고, 실적이 저조하거나 사업시행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의 원인을 밝힘으로써 후속 사업계획의 수정과 보완을 해 나가야 하겠다.

셋째, 소프트웨어적인 다양한 연구 수행과 제대로 된 계획을 수립하여 사업을 시행함으로써 비효율적인 사업시행이나 사업 과정에서 돌출되는 문제점을 최소화해야 한다.

도로소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건설을 통한 양적 확장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도로교통만으로의 해결이 아닌 타 교통수단으로의 전환과 연계성 향상으로 도로의 양적인 부담을 줄이고, 질적으로 향상시키는 방안의 모색이 필요하다.

또한 도로교통과 토지이용과의 관계를 국토계획이나 도시계획 분야에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도로분야에서 심도있게 검토하여 대응해 나가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수년 전부터 대두되고 있는 공공사업의 효율성과 최근의 생애주기비용(Life Cycle Cost) 분석 등을 적절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도로건설 공사비 증가의 원인 분석과 유지관리비의 급증에 대한 대비책 마련 등이 필요하다.

위의 내용과 관련하여, 도로건설 환경변화에 따른 도로관리담당기관의 효율적인 재조직도 필요하다. 여기서 재조직이라는 용어는 IMF를 벗어나기 위한 대책의 가장 중심으로 추진되었던 인력감축을 위한 '구조조정'이라는 단어나, 업무기능과 관련 없이 무조건 공무원수를 줄이려는 '작은 정부 지향'이라는 용어와는 다름을 분명히 해둔다.

도로건설과 관리의 환경이 변화되고 이들 업무 추진과정에서의 다양한 여건변화가 있으므로 기존의 업무와 향후 예상되는 업무의 분석을 통하여 현 인력의 활용 극대화를 통한 조직의 재구성을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보다 철저한 계획 및 정책의 수립, 관련 연구개발의 확대, 다양한 민원과 고소에 대한 사전 예방 및 사후 대응, 유지관리 업무의 폭증, 도로의 안전과 환경 업무의 확대와 질적 개선 등 다양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해 나갈 수 있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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