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재가격 협상 ‘헤게모니’
자재가격 협상 ‘헤게모니’
  • 김덕수 부장
  • 승인 2014.04.29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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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봄철이면 건설업계 구매직 담당자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
올해는 협상시즌을 맞이하여 특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철근이라는 품목은 건설업계가 가장 기피하는 품목이다.
거의 모든 자재는 건설업계가 갑의 위치에 있지만 철근만큼은 아니다.
현대제철을 비롯하여 제강사는 7개사 정도. 수입업체와 유통업체가 있지만 그래도 제강사의 막강한 파워로 가격이 정해진다.
그래서인지 매년 건설업계는 제강사의 힘에 밀려 가격협상 때마다 끌려다니기 일쑤다.
그런데 올해 건자회는 제강사와 서둘러 3개월치 즉 4~6월까지 철근단가 협상을 마무리했다.
이를 두고 건설업계 내부는 의견이 분분하다.
특히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건자회가 제강사의 ‘바람막이’ 역할하는 것이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에 반면 중견사 관계자는 구매시 탄력적으로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에 환영하는 곳도 적지 않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6개월간 철근가격을 결재해주지도 않을 정도로 건설업계가 승기를 잡고 가격협상 주도권을 이끌었다. 사상 처음이었다.
일부 제강사는 건설업계를 상대로 소송까지도 검토할 정도였으며 모 회사는 임원이 경질당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3개월 단위로 철근가격협상을 급 마무리한 것에 대해 말들이 많다.
“가격협상을 마무리 지은 상태서 통보해준 것과 다름없다. 무엇이 급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대형사 관계자의 말이다.
한편 시멘트 단가인상과 레미콘 단가인상을 둘러싸고 콘크리트업계와 건설업계간 전운이 감돌고 있다.
연초 시멘트 단가인상 추진으로 레미콘업계는 오랫동안 건설업계의 분위기를 감지하는데 상당부문 신경을 썼다.
지난해 시멘트업계는 레미콘 업계의 강력한 반발로 인상을 시도하다 동결하는 비운의 맛을 보아야 했다.
올해는 결코 물러설 수 없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시멘트 업계의 분위기여서 그런지 레미콘업계는 일단 수용하는 분위기다.
이와 함께 레미콘단가 9% 인상공문을 건설업계에 보내면서 잽을 날렸다.
건설업계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며 시멘트단가 인하요인 즉, 유연탄 가격하락으로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
과연 레미콘 업계와 시멘트 업계는 어떤 대응방안 카드를 들고 나올까.
시멘트와 레미콘의 1년농사가 단기간에 결정되니 민감할 수 밖에 없다.


한국건설신문 취재부장 = 김덕수 선임기자 ks@conslo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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