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 조성룡의 ‘세월호 모형’ 기부의 뜻
건축가 조성룡의 ‘세월호 모형’ 기부의 뜻
  • 이오주은 기자
  • 승인 2014.04.29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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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사건은 해양 참사였지만 알다시피 대부분 역대 대형 참사가 건설과 관련이 깊다.
최근 ▷경주 마우나리조트 체육관 붕괴(2014.2.17, 사망10ㆍ부상124) 사고를 비롯해, 한국전쟁 다음으로 최대의 인명피해를 기록한 ▷삼풍백화점 붕괴(1995.6.29, 사망502ㆍ부상937ㆍ실종6) ▷성수대교 붕괴(1994.10.21, 사망32ㆍ부상17) ▷와우아파트 붕괴(1970.4.8, 사망33ㆍ부상39) 사고는 부실공사가 부른 대표적인 참사다.
또, ▷대구 상인동 지하철 가스폭발(1995.4.28, 사망101ㆍ부상202) ▷구포역 열차 전복 (1993.3.28, 사망78ㆍ부상198) 사고는 안전에 불감한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인재다.
뿐만 아니라 ▷대구 지하철 화재(2003.2.18, 사망192ㆍ부상151ㆍ실종21)와 ▷대연각 호텔 화재(1971.12.25, 사망163ㆍ부상63ㆍ실종7) 사고는 방재시스템의 중요성을 강조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렇듯 건설분야는 제도와 기술 모든 측면에서 재난대처시스템에 만반을 기해야 한다. 지금은 화살이 정부로 쏟아지고 있지만 사실 행정적인 대처 외에 기술적으로 가장 핵심적인 전문성을 발휘해야 하는 분야가 건설부문이다.
그렇기에 한 원로건축가가 보여준 모범은 첨언할 것 없이 시사하는 바가 큰 것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 조성룡(1944~) 성균관대 석좌교수는 세월호 침몰 다음날인 4월 17일 SNS에 선체 도면을 구하는 게시글을 급히 올린다. “구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내부동선 모형을 급히 만들어 보겠다”는 것이었다.
이튿날인 18일 오후 2시 56분 그는 “마땅한 설계도를 찾지 못했지만 그림파일로 된 자료를 구해서 대학원생들과 밤을 새 선체 모형을 제작했다”고 알리고, 다시 밤 10시경 “모형 전달팀이 진도 해양경찰청에서 올라오는 중”이라며 “내일(19일) 오전에 경비정 구조본부에 전달될 예정”이라고 실시간으로 경과를 알려주었다.
잠수부가 아닌 이상 대부분 손 놓고 가슴만 아파해야 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재능으로 최선의 것을 가장 빠른 시간 내에 기부한 그의 실천력에 많은 이들이 존경을 표했다.(그럼에도 실종자 구조는 신속하고 정확하게 이뤄지지 못했지만)
그러나 조성룡 교수가 제작한 세월호 모형은 사실 공공시스템 안에서 이뤄졌어야 하는 일이었다.
재난대처시스템의 필요성에 모든 국민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건설계도 책임 있는 전문가로서 재능기부의 정신으로 아이디어와 실천을 제시해주길 바란다.
 


한국건설신문 취재부 차장 = 이오주은 수석기자 yoje@conslo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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