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뚱맞은 조달청 ‘자화자찬’
생뚱맞은 조달청 ‘자화자찬’
  • 김덕수 부장
  • 승인 2014.01.28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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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최대의 고유명절인 설을 맞이하는 건설업계의 표정이 매우 어둡다.
이러한 와중에 최근 조달청의 ‘최저가낙찰제 운영성과’에 대한 발표가 있었는데, 내용을 보면 그야말로 자화자찬 격인 ‘조달청 최저가 용비어천가’다.
압축 요약하자면 조달청이 최저가낙찰제 도입 이후 운영성과 분석결과, 덤핑입찰 방지에 따른 기업경영 개선, 입찰 투명성 확보, 입찰참가업체 부담 경감 등의 측면에서 많은 성과를 거뒀다는 것이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발표가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최저가낙찰제에 따른 폐해가 얼마나 심각했던가.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마저도 최저가 폐지를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국회는 최저가낙찰제 성과분석 및 개선안과 관련 ’13년 6월까지 보고하라고 여야 의원들이 요구하기도 했다.
또한 수년전 감사원에서도 최저가 저가심의 감사를 하면서 담합보다 더욱 심각한 범죄사실을 적발해 그 파장이 엄청났다.
아마도 수십조원~수백조원이 정부의 묵인, 발주기관의 허술한 심사, 건설업계의 치밀하고 조직적인 범죄사실이 백일하에 드러났고, 최저가낙찰제의 개선안을 내놓으라고 감사원이 조달청과 기획재정부에 요구하기도 했다.
공공시장의 대혼란이 발생될 위기에 노심초사한 정부는 건설업계의 대규모 부정당업자 제재 처벌과 관련 대사면을 실시하기도 했다.
기획재정부를 비롯하여 조달청은 수년간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전전긍긍하기도 했다. 당시 기획재정부는 물론 조달청과 수많은 공공기관은 국민을 상대로 사과 한마디 하지도 않았다. 심각한 범죄 사실을 은폐 및 은닉하기 위해 쉬쉬 거리기에 정신없었다.
지난 14일 기획재정부가 최저가낙찰제 제도의 폐지에 앞서 우선 시범사업을 통하여 종합심사제를 도입하겠다면서 ‘종합심사제 설명회’를 개최한바 있다.
올해 종합심사제 시범사업 대상이 22건이다. 시범사업을 통하여 충분히 제도를 보완수정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후 제대로 된 낙찰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기재부의 윤석호 과장은 설명회 장소에서 “후손들에게 공공시설물을 물려주었을 때 현재 최고의 기술력이 접목된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는데 무조건 최저가 방식이 적용된 시설물로 발주된 것을 보면 분명 개선할 부문이 많다”고 지적한 바 있다.
종합심사제를 도입하기 위해 기재부는 수많은 기관, 전문가가 참석하여 100회 이상 회의를 진행한 바 있다고 밝혔다.
모두가 NO라고 하는데 조달청만 YES라는 주장이 의외다.
기재부의 종합심사제 도입과 관련 조달청이 최저가낙찰제 운영성과를 발표한 저의가 과연 무엇인가 석연치 않다.
조달청의 자화자찬에 건설업계는 새까맣게 멍이 들 뿐이다.


한국건설신문 취재부장 = 김덕수 선임기자 ks@conslo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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