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지골에서> 턴키공사 대형사 전유물 아니다
<낙지골에서> 턴키공사 대형사 전유물 아니다
  • 승인 2003.03.08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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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제진
취재1팀장


최근 우리나라에는 확률이라는 복잡한 수학의 한 분야가 거의 모든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다름 아닌 1등 당첨 확률이 813만분의 1인 로또복권이 그것이다.
관심사를 넘어 이제는 0에 가까운 확률에 거의 모든 국민이 광적으로 빠져들고 있다.
즉, 자신이 선택한 숫자(경우의 수)는 분명히 나올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에 813만분의 1이라는 확률에서 사람들이 앞다투어 복권을 구매하고 있다.
그렇다면 턴키시장에서의 건설사들의 수주가능성은 과연 몇%의 확률일까? 해당공사의 수주를 1등으로 보고 국내 건설사들을 로또구매자로 볼 때 아마 로또복권 1등 당첨자보다도 낮은 수주가능성을 가진 업체도 있을 것이다.
물론 로또복권의 당첨확률과 턴키공사의 수주가능성을 비교한다는 것은 어이없는 일이다.
그러나 2003년 현재 국내 건설업계 곳곳에서는 “턴키공사를 수주하는 것보다 차라리 로또복권 1등을 맞추는게 쉽다"고 말한다.
이것이 바로 지금의 턴키시장 현실이다. 소위 말하는 대형건설사가 거의 국내 모든 턴키시장을 독점하다 시피하고 있으며 나머지 업체들은 턴키제도의 들러리에 불과한 실정이다.
물론 정부도 이같은 문제점에 대해 지난해 공정성 확보와 투명성 제고 차원에서 심의제도를 비롯해 다양한 제도개선을 추진한 바 있다. 그러나 결과는 여전히 턴키공사=대형건설사라는 공식이다.
국내 건설산업의 기술력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도입된 턴키제도가 일부 대형사들의 수주용 제도로 전락했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해결방안은 무엇인가? 지금의 턴키시장에서 경쟁은 많아야 4개사이고 보통이 2~3개사가 경쟁을 벌인다. 즉 보다 많은 경쟁을 유발시키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 방안의 하나로 건설업계 일부에서는 턴키공사를 규모별·사업별로 세분화하고 이에따라 건설업체들의 입찰참가자격도 세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고 있다.
또 턴키발주 대상공사도 현재보다 더 늘림으로써 단순히 대형공사, 고난이도 공사가 아니라 단순공사에서도 턴키공사를 적용함으로써 대형사의 기술력향상만이 아닌 중소건설사들의 기술력 증가도 도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건설교통부가 올해도 어김없이 턴키제도 개선을 위해 준비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제도개선에 앞서 명심해야 할 점이 있다면 턴키제도는 대형사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이다. 즉 국내 모든 건설업체들이 공유해야할 좋은 제도가 운영의 오류로 인해 비난받는 제도로 전락되는 실수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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