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국내 건설표준화의 현황과 추진방향
<논단> 국내 건설표준화의 현황과 추진방향
  • 승인 2003.03.08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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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욱 박사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건설부문의 표준화란 건설공사의 설계 자재생산 시공 등 관련 분야 상호간에 치수 성능 절차 등에 관한 통일된 기준을 정하여 생산성 향상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다.
즉, 건물 등 건설시설물을 구성하는 재료, 부품 등의 규격화를 의미하는 동시에, 건설공사 수행시 동일하게 여러 번 반복되는 업무, 기준 등을 하나의 최적안으로 통일 한 후 이를 공통적으로 적용하게 만드는 것이다.
건설부문은 제품위주인 타 산업에 비하여 현장성, 일회성, 대규모성 등 건설사업의 고유 특성으로 인해 표준화가 용이하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다.
때문에 건설부문의 표준화는 주로 설계기준의 표준화, 자재·부품의 표준화 등 제한적인 분야에서 표준화가 추진되었다.
특히, 건축분야는 제2차 세계대전 후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가들이 부족한 주택을 양산화하기 위한 모듈화를 시작함으로써 표준화가 일찌감치 시작됐다.
토목분야의 경우 시설물이 매우 다양하며 동종의 시설물일 때도 지형, 지질 등 주위 환경이나 용도 등에서 동일한 조건을 가지기 어렵기 때문에 재료 및 부품의 표준화, 표준도 등 일부 설계기준의 표준화 정도만이 추진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국제적 동향을 살펴보면, 도면의 표준화, 설계 및 시공기준의 표준화, 수행절차의 표준화 등을 통하여 생산성과 품질을 향상시키고 있어 토목분야 표준화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
한편 국제적으로 재료·부품 등 외형적인 표준화 외에 IT를 위한 정보표준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으며, 정보화의 성패를 좌우하는 척도로써 '표준'의 제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발주청 기업별로 일관된 표준이 없이 상이한 양식의 문서작성 및 사업관리 시스템 개발에 치중하고 있어 상호호환성 및 업무 효율성 저하 등 문제 발생이 예상되고 건설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유럽, 미국, 일본 등에 비해 우리나라의 대외적인 표준화 활동이 미흡하여 향후 잠재 경쟁력의 상실이 우려되고 있다.
다행히 최근 건설CALS, ITS 등 건설정보화를 위한 표준화 활동과 공공사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수행절차 표준화의 필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2001년 12월, '건설표준화 장 단기 추진방안'을 수립하여 건설표준화 활동을 토목분야를 포함한 건설 전반으로 확대 시행하기도 했으나, 여전히 기술기준 표준화 수준 미흡, 국제표준화의 연계 미흡 등 문제점을 안고 있다.
국내 건설 표준화 관련 문제점으로는 우선, 기술기준의 국제코드와 연계가 미흡하여 국내 업체의 기술도입 및 해외진출시 장애가 되고 있다.
또한 각종 설계 시공기준(43종)이 여러 학 협회, 공사 등에 분산관리 됨에 따라 일괄 또는 통합적인 기준 적용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건설표준화에 대한 건설교통부의 관리체계가 미흡하여 지속적인 연구기획, 사업추진 및 모니터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 국제적으로 ISO, ICIS, CEN 등 국제 표준화기구의 활동이 활발해 지면서, 각 국이 자국의 기술기준을 국제 표준으로 등록하기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대표적인 국제 표준화기구인 ISO에서 조차 활동이 미흡하며 기타 ICIS 등에는 거의 참여하지 못하는 실정에 있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선 표준화 관련 R&D 규모를 확대하고 법 제도를 개선하는 등 건설교통부의 건설표준화 활동을 강화해야 하며, 2001년 마련된 '건설표준화 장·단기 추진방안'에 의거, 수행절차 및 도면 분류체계 등 6대 기술적 요소의 표준화에 대한 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건설표준화의 효과적인 추진을 위해서 98년 폐지된 표준화 전담기구 또는 전담위원회를 부활, 상설화 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밖에도, ISO, ICIS 등 국제 표준화 기구의 기술부문별 표준화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국내 설계 시공기준의 국제 표준과 연계성 강화 및 정합화를 위해 기술개발연구를 실시하며 최근 국제 기술기준의 Trend인 설계 시공기준의 성능기준화 등에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최근 건설부문은 소위 3D업종으로 인식되면서 기술 기능 인력의 급감, 건설산업 규모 축소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건설기술의 면면을 살펴보면 현장의 로봇화 자동화, 장비의 첨단화, 시스템의 정보화(EVMS CIC) 등 첨단기술분야와의 연계가 매우 밀접하여 전후방 산업으로써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첨단화와 표준화는 매우 높은 연관관계가 있으므로 건설부문의 표준화 성공은 곧 건설산업의 부흥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국민 실생활에 불편함을 느끼는 사항들을 표준화로 해결한다면, 표준화가 건설산업과 기술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 자체가 바뀌어지는 시발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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