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지골에서> 인수위가 건설을 알아?
<낙지골에서> 인수위가 건설을 알아?
  • 승인 2003.02.10 14: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홍제진
취재1팀장


최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발언이 건설업계는 물론 사회적으로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달에는 경인운하 건설사업을 백지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가 하루만에 공식입장이 아니라고 해명하는 한편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의 사패산 터널건설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해 건교부를 포함한 건설업계에 충격을 던져줬다.
이뿐만 아니다. 최근에는 최저가낙찰제 확대발언으로 또 한번 건설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그러나 인수위의 이같은 발언은 정부의 정책 기조나 그동안의 시행착오에 대한 아무런 검토작업도 없이 일부 시민단체나 환경단체 등의 목소리에만 지나치게 귀기울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인수위가 발언한 최저가낙찰제 확대는 시민단체가 주장한 예산절감에만 그 포인트가 맞춰져 있다.
현행 1천억원 이상 공공사업에만 적용하던 것을 500억원 이상 사업으로까지 확대할 경우 지금보다 더 많은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는 논리다.
물론 이론상으로는 가능하다. 시민단체가 지난 2년간 조사한 최저가낙찰제 사업의 낙찰율을 분석한 결과 일반 입찰방식에 비해 무려 3조원이 넘은 예산이 절감됐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시민단체들은 충일건설의 예로 들면서 부실업체들을 퇴출시키고 우량한 기업, 경쟁력을 갖춘 기업만 살아남는 것이 오히려 산업발전에 득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다.
만약에 모든 공공공사에 무조건 최저가낙찰제를 적용하고 이로 인해 수많은 부실업체가 생겨난다면 그만큼 국민들의 실업률도 높아지고 오히려 국민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 우량기업만 살아남는다면 과연 그 때도 지금과 같이 최저가낙찰률이 떨어질 것으로 생각한다면 그것은 더욱 큰 오산이다. 반대로 입찰경쟁률이 떨어짐으로써 오히려 낙찰률은 더 올라가게 된다.
따라서 건설업계는 지금과 같은 상태에서의 최저가낙찰제 확대는 반대하고 있는게 솔직한 입장이다. 차라리 최저가를 확대하기 보다는 기술경쟁력을 유도할 수 있는 턴키나 대안공사의 확대가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턴키공사의 확대도 그다지 좋은 상황은 아니다.
역시나 시민단체들이 일부 턴키공사에 업체들이 입찰담합했다고 주장하며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조사를 의뢰한 상태로 적지 않은 파장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니들이 게 맛을 알아?’ 라는 광고가 있다. 이 광고문구에는 너무나도 당연한 논리가 있다.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아는 척하면 오히려 망신이라는 것이다. 지금의 인수위와 시민단체들이 새겨볼 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