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해빙기 시설물 안전사고 이렇게 예방하자
<논단> 해빙기 시설물 안전사고 이렇게 예방하자
  • 승인 2003.02.10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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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구병 공학박사
한국시설안전기술공단


우리는 지난해 태풍과 집중호우에 경기장의 지붕을 날려보내고, 댐과 하천의 제방을 잃었으며, 도시와 경작지를 물바다로 그리고 주택과 도로와 철교를 내어 주어야 하는 무력함 속에 엄청난 피해를 경험하였다.
이상기후는 안전사고의 전령이다. 태풍과 폭우, 폭염과 혹한은 크고 작은 안전사고를 몰고 다니기 때문이다.
폭설로 비닐하우스와 체육관의 지붕이 파손되고, 산업의 동맥이라는 고속도로와 국도가 두절되며, 급격한 기온하강으로 땅속의 대형 상수도관과 주택의 수도계량기가 동파되는 등 큰 피해와 불편을 겪었다.
올 봄에는 시설물 관련 대형 안전사고의 발생이 그 어느 때 보다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 이유로는 작년의 수해에 대한 완벽한 복구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겨울을 맞이했으며, 올 겨울의 폭설과 기온 급강하는 지반을 불안하게 하는 주요 원인이 되었기 때문이다.
폭우로 지반의 불연속면(균열)이 발달되었으며 눈이 녹아 수분이 균열 속으로 유입된 상태에서 얼게 되어 불연속면을 더욱 확장 시켰을 것이다.
이러한 상태에서 해빙기를 맞게 되면 지반이 많은 수분을 함유하게 되어, 그 자중에 의하여 불연속면이 활동을 하게 되어 절개지가 붕괴 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또한 얼어있던 지반이 녹게 되고, 지반 속으로 물이 스며드는 과정에서 지반의 지내력이 감소되는데, 이때 교량의 교각과 건축물의 기초가 하중에 의하여 침하하게 되며 담장 등이 전도되고 각종지하 매설물들이 파손되는 대형 안전사고의 발생 가능성이 높다.
올해도 조금 있으면 각급 기관과 시설물 관리주체별로 해빙기 안전점검 계획을 수립, 예방 활동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올 봄의 해빙기 안전점검을 매년 실시하는 연례행사 정도로 여겼다가는 반복·재래형 안전사고를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따라서 해빙기 시설물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철저한 안전점검이 요구되는 바, 과거 몇 년간 안전 점검시 발생된 문제점을 바탕으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계획수립 단계와 안전점검시 고려해야 할 사항을 몇 가지 제안 하고자 한다.
첫째, 안전점검시기를 실기(失期)하지 않아야 한다. 해빙기 안전점검은 2월 중순부터 시작하여 3월초에 모두 완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해빙기 안전점검은 예방점검이지 사후점검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기를 놓치게 되면 사후약방문격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한다.
둘째, 안전점검대상 시설물선정기준이 구체적이어야 한다.
제한된 점검인력과 한정된 기간 내에 안전점검이 수행되어야 한다. 따라서 안전점검대상 선정시에는 작년에 수해를 입은 지역내의 주요 시설물중 절개지와 각종 교량, 침수된 주택과 도로, 응급 복구한 댐과 하천의 제방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또한 안전점검대상 시설물을 선정하는 기관의 담당자는 사전에 현장을 직접 방문하여 안전점검시 전문가의 기술적인 판단과 도움이 필요한 시설물 위주로 선정을 해야 한다.
셋째, 안전점검을 주관하는 유관기관간 사전 업무협조와 정보교류가 필요하다. 따라서 해빙기 안전점검을 위한 중앙부처 차원의 조정·통제가 있어야 한다.
넷째, 철저한 현장점검이 되도록 해야 한다. 점검실적에 치중하여 하루에 4~5개소를 무리하게 점검함으로써 형식적인 점검이 되지 않도록, 이동거리 등을 고려 1일 점검대상시설을 최소화하여 철저한 현장중심의 점검이 되도록 해야 한다.
다섯째, 정확한 상태평가와 신속한 조치 방안이 제안·실천돼야 한다. 해빙기 안전사고는 대형사고이며 갑자기 발생하는 특징이 있으므로 현장에서의 정확한 상태평가와 신속한 조치 방안이 마련돼야 하며, 이에 따른 신속한 조치가 따라야 한다.
따라서 안전점검 참여자 모두 사전에 전문교육이 선행돼야 하며, 충분한 학식과 경험을 겸비한 전문가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관리주체는 제안된 조치 방안에 따라 응급조치를 취한 후, 필요하다면 정밀안전진단을 실시, 완벽한 조치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적극적인 안전의식이 필요하다.
금년 해빙기는 과거에 비하여 시설물 안전사고 발생의 가능성이 높게 예상되므로 관련기관과 관리주체의 각별한 주의와 개선된 예방대책이 요구된다.
지난해 집중호우와 얼마 전에 있었던 웜 바이러스에 의한 인터넷 불통사고 사례를 통하여 예방활동의 중요성을 느꼈다면, 금년 해빙기 시설물 안전사고 예방활동도 위에서 제안된 방안에 따라 서둘러 준비·실천해야 할 것이다.
이번 해빙기 시설물 안전점검을 제안된 방법에 따라 철저히 수행함으로써 안전사고를 예방,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계절별 시설물 안전사고 예방점검의 모범을 보여 안전문화 발전에 기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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