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건축사 사절단 방한-건축세미나ㆍ비지니스 상담회
독일 건축사 사절단 방한-건축세미나ㆍ비지니스 상담회
  • 이오주은 기자
  • 승인 2011.11.07 15: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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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교토 2013! 지속가능한 건축의 지존 '독일'과 동행할까?
   
   
<사진1> 10월 27일 코엑스에서 열린 AHKㆍNAX 주최 '독일 건축사 사절단 방한 - 친환경 건축세미나'. 세미나를 마친 한ㆍ독 참가자들과 한독상공회의소(AHK) 우호제 부소장(오른쪽 끝)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2> 같은 날 오후 열린 '독일 건축사 사절단 방한 - 비니지스 상담회' 현장. 독일에서 온 건축 및 조경 건축사 5인과 한국의 건축ㆍ조경ㆍ친환경 컨설팅 관계자들의 1 대 1 비지니스 매칭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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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독 건축교류 현장을 가다 Ⅱ>
독일 건축사 사절단 방한-건축세미나ㆍ비지니스 상담회


다섯 명의 독일 건축사들이 사절단(delegator)의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토비아스 요르치크(마리나 스탄코빅 건축사사무소), 우도 다겐바흐(글라쎄 운트 다겐바흐 조경사무소), 플로리안 슈탄카(슈탄카 조경설계사무소), 마틴 하펜마이어(마틴 하펜마이어 건축사사무소), 프랑크 크뤼거(로그온 건축디자인사사무소).
‘2011 한국건축산업대전’을 기해 10월 25일부터 5일간 진행된 ‘독일 건축사 사절단 방한-건축세미나 및 비니지스 상담회’는 한독상공회의소(AHK)와 독일연방건축사협회 산하 건축교류네트워트(NAX)가 2년 동안 준비했다.
이는 독일 건축산업의 세계 진출을 위해 독일 연방정부가 후원하는 Market Visiting 프로그램으로 국내에서는 이번에 처음 시도된 것이다.
본지는 ‘한ㆍ독 건축교류 현장을 가다’를 2회에 걸쳐 기획하고 지난 호에서 NAX 한국 주재원 차벨 랄프(Ralf Zabel) 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독일의 진취적인 해외 건축시장 개척 철학을 들어보았다.
독일은 해외시장 확대를 위해 2002년 NAX라는 특수목적기구를 설립하고 각국에 주재원을 파견해 쌍방 간 건축교류를 도모하고 있다. <관련기사 제 501호 7면>
이번 호에서는 독일 건축사 사절단 동행 취재를 통해 처음 이 프로그램을 접한 한국 관계자들의 반응을 중심으로 생생한 현장을 담았다. 또한 친환경건축기술세미나에서 한국대표로 발표한 제로에너지하우스 전문가 이명주 명지대학교 교수에게 국내 에너지절약형 건축기술의 현주소와 전망을 들어보았다. <관련기사 제 502호 11면> -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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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교토 2013’으로 가는 길!
지속가능한 건축의 지존, '독일'과 동행할까?


한국 건축계, "이론은 충분, 경험이 필요해"
독일형 패시브하우스 직접 적용은 불가, 지역특수성 따라야
발빠른 한국 저탄소녹색성장 정책 + 독일의 축적된 노하우
장기플랜으로 기술공조해야 한국형 제로에너지H 개발 가능

독일 사절단, "건축에도 한류 열풍 부나"
Dynamic Korea! 한국의 수준 높은 건축문화에 감탄 X 2
한국만의 특수한 도시형성과정과 구조 이해한 첫 기회
돌아가면 독일 건축ㆍ조경전문지 통해 유럽에 알릴 것


■한독상공회의소 최초 건축 사절단 초청

독일 건축 및 조경 설계사 5명(건축3, 조경2)은 10월 25일부터 29일까지 4박5일 일정으로 국내 건축/건설관련 공기업, 협회, 사무소, 매체, 시공현장 등을 방문했다.

25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사절단은 종로타워, 인사동, 삼청동 등 서울시내 명소를 둘러본 뒤, 26일에는 건축도시공간연구소(AURI)를 찾아 향후 협력관계를 협의하고, (주)공간사와 해외건설협회(ICAK)를 방문해 한국건축가협회(KIA)와 국토해양부 해외건설과를 소개받았다.

27일, 이번 방한의 핵심 일정인 친환경건축기술세미나와 비즈니스 상담회에 참가한 사절단은 플래툰 쿤스트할레로 이동해 한국측 교수 5명과 함께 <건축의 미래-독일과 한국>라는 주제로 WGK-학술간담회 시간을 가졌다.

다음날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와 청계천 문화관을 답사한 후 분당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 이동해 지속가능한 도시설계에 관해 논의한 뒤, LH 조성학 부장의 안내로 판교신도시 임대아파트 단지와 아파트 내부를 살펴보았다.

마지막 날까지 가능한 많은 것을 보고 이해하기 위해 빠듯한 일정을 보낸 사절단은 29일 독일로 돌아갔다.


■친환경 건축기술 세미나

27일 COEX, 한국과 독일의 지속가능한 건축의 현주소를 비교한다는 취지하에 이명주 명지대 교수의 ‘에너지절약이 블루오션이다’과 독일 건축사 마틴 하펜마이어 씨의 ‘독일의 지속가능한 건축 양식’이 발표됐다.

이명주 교수는 2008 저탄소 녹색성장 플랜을 중심으로 국내 현황을 설명하고, 명지대 산하 벤처기업으로 설립해 운영하고 있는 제드엠제이 건축사사무소에서 수행해 온 에너지절약형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한국은 현재 신축과 기존 건축물로 나누어 신축 공공 건물은 녹색인증 의무화를, 일반 건물은 인센티브 부여 정책을 마련하고, 2017년부터는 패시브하우스 의무화, 2020년부터 제로에너지 건축물 의무화가 실시된다.

기존 건축물은 공공임대주택 그린홈 시범사업 등 에너지 효율개선사업을 중심으로 준비하고 있다.

이 교수는 “‘그린홈 또는 제로에너지하우스’란,’ 패시브하우스(Passive House)로 에너지를 절약하는 데까지 절약하고 그 나머지를 신재생에너지로 에너지 배출량 제로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 패시브하우스를 실천하면 단열ㆍ기밀ㆍ창호ㆍ환기 등 에너지절약 요소를 통해 냉ㆍ난방 에너지 부하량을 줄임으로써, 고효율 설비를 설치했을 때 보다 두 배 이상 에너지 사용량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무조건 독일에서 고효율 자재를 수입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독일 단열재는 벽체와 일체화시킬 수 있는 독일의 시공기술이 있어야 사용이 가능하다. 에너지 절약형 건물에서 가장 많은 돈이 들어가는 부분이 단열재인데, 아직까지 국산제품이 충분히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산을 많이 쓰면 국내 산업이 육성되지 않는다. 따라서 앞으로 고효율 자재 및 시공시술 개발이 반드시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펜마이어는 지속가능한 건축의 기술적 부분과 역사적 부분에 입각해 자신이 수행해 온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독일의 지속가능한 건축 양식을 설명했다. 먼저 독일 친환경 건축의 역사를 정리하고 대표적인 사례로 프랑크푸르트의 패시브하우스 의무화 및 인센티브 정책을 간단히 설명했다.

1973년 오일쇼크를 경험한 유럽은 1992년 리우에서 채택된 ‘어젠다 21’에 따라 환경적, 경제적, 사회적 측면을 고려하며 일찍부터 지속가능한 건축을 실현해 왔다. 초기엔 독일의 패시브하우스 정책도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는데, 지속적인 개정을 통해 ENEV라는 에너지 절약법의 모습을 갖추고, 현재 3년마다 개정하면서 현실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패시브하우스의 기본은 벽체가 두껍다는 것이다. 단열성과 기밀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단열재와 창호가 관건이 된다. 독일에서는 보편적으로 벽체와 단열재를 일체화한 기법을 사용하는데, 이 벽체는 열교를 차단하되, 투습은 가능하고 내부에 축열재가 들어가 있다.

하펜마이어에 따르면 현재 독일에서는 전통 건축 및 문화재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에너지 절약형으로 리모델링하는 것이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고 한다.

그는 구조체와 외피를 보존한 상태에서 내부 보강을 통해 에너지 절약형으로 리모델링한 1900년대 주택 프로젝트를 포함해 자신이 진행한 패시브하우스 신축 및 리모델링, 친환경 도시계획과 마을개발 등의 사례를 들어 이를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을 언급하며 앞으로 지속가능한 건축의 과제는 ‘방재기술’이라고 강조했다.

■비지니스 상담회

한독상공회의소는 국내 업체를 대상으로 사전에 비즈니스 매칭 신청을 받았다. 건축ㆍ조경ㆍ컨설팅 등 관련 분야에서 25개 업체가 신청했는데, 미팅 순서를 배정해 각 업체가 1 대 1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독일 5개 사무소의 특징과 방문 목적은 이러하다. 우선 마틴 하펜마이어 건축사무소는 세미나를 통해 패시브하우스, 특히 역사건축의 에너지절감형 리모델링과 지속가능한 도시설계에서 특화됐음이 소개됐다.

마리나 스탄코빅 건축사사무소는 ‘백남준 아트센터’ 설계자로 국내에 잘 알려져 있으며, 지난 7년간 수십 차례 한국을 방문해 이들도 한국을 잘 알고 있다. 현재 가평 하우징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번에는 한국 현지사무소를 찾기 위해 참가했다.

로그온 건축디자인사무소는 중국에서 10년간 활동하면서 아시아 상황을 잘 알고 있다. 이들은 독일의 지속가능한 건축을 아시아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한계점에 주목한다.

프랑크 크뤼거 씨는 “모든 건물에서 패시브하우스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모든 건물이 조금씩 에너지를 줄여서 전체적인 에너지를 줄이는 것이다. 패시브하우스는 비용이 많이 드는데, 디자인 방법을 지속가능하게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일반 건물과 같은 비용에 50%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25년 전부터 베를린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글라쎄 운트 다겐바흐 조경사무소는 6~10명이 일하는 독일 평균 규모의 사무소로, 베를린 북부 역사문화공원(교도시설 재생) 등 다수의 독일 및 유럽 조경건축상을 받은 바 있다.

뒤셀도르프에 위치한 슈탄카 조경설계사무소는 골프장 코스 설계 및 스포츠시설 전문이다. 지속가능성 있어서 해체까지 고려한다는 플로리안 슈탄카 씨는 “골프장도 지속가능성이 굉장히 중요하다. 한국도 골프장이 많은데 에너지 절약형으로 설계하면 골프장도 저에너지 시설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할 수 있다’와 ‘해봤다’는 큰 차이

한국 참가자들에게 비즈니스 매칭을 신청한 동기와 소감을 물었다.

창조건축 전략디자인본부 김상무 실장은 “지금도 국내 최상위 업체로부터 친환경 컨설팅을 받고 있다. 하지만 그와 별도로 선진국과 협력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참가했다. 창조건축은 현재 친환경팀 구성을 고려하고 있다. 모든 프로젝트가 친환경 건축 인증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관공서는 물론이고 민간 고층빌딩도 건축주가 LEED 수준에 맞는 설계를 원한다”고 말했다.

또 대한건축사협회 친환경 건축설계아카데미를 수료한 화랑종합건축의 왕한성 대표는 “한독상공회의소가 이번에 큰일을 해 주었다. ‘할 줄 안다’와 ‘해봤다’의 차이는 굉장히 큰 것 아니겠는가. 우리가 직접 이런 기회를 만들려면 항공료도 항공료지만 어떻게 적절한 업체를 찾겠는가. 이렇게 우리 동네에 앉아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좋은 프로그램이다. 앞으로 오늘 방문한 독일 건축사들과 기술 자문이나 협력 등의 형태로 함께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2009년 SK건설에서 분리돼 임업, 조경, 신재생에너지를 담당하는 SK임업의 이정호 전무는 “향후 조경 프로젝트에서 독일 디자이너와 협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상담 결과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SK임업은 울산대공원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이번 상담회에 아쉬움을 표하는 이도 적지 않다. W건축 관계자는 “지속가능성에 있어 한국도 이번에 방한한 독일 건축사들 정도의 정보는 보유하고 있다. 그런 만큼 동등한 위치에서 유연한 상호교류의 장이 마련됐다면 좋았을 텐데 일방적인 기술이전 설명회 방식이 아쉽다”고 말했다.

H건축 관계자는 “방문한 독일 건축사들에 대한 정보가 없는 우리에게 사전에 어떤 사무소와 만나고 싶은지를 신청하라는 것은 문제가 있었다. 코트라처럼 방문한 쪽에서 그 나라 업체들에게 연락을 취하고 홍보했어야 하지 않나”라며 기획에 아쉬움을 표했다. 또 “삼우건축을 필두로 국내에서도 설계사무소 내에 지속가능한 건축 전담 부서가 설립되는 추세에 있다”고 덧붙였다.

■WGK 학술간담회-독일과 한국 건축의 미래

Biz 상담회 후 논현동 플래툰 쿤스트할레로 이동한 사절단은 채철균(광운대)ㆍ이태구(세명대)ㆍ이석정(한양대)ㆍ김홍기(숭실대)ㆍ박희령(국민대) 교수 등 한국 패널과 함께 라운드 테이블 형식으로 ‘지속가능한 건축에 대한 한국과 독일의 노력은 어느 시점에 있는가’에 대해 토론했다.

사회를 맡은 차벨파트너스 김현주 이사와 차벨 랄프 씨의 진행에 따라 ▷독일 건축가들의 눈에 비친 서울의 모습 ▷지속가능성에 대한 정의 ▷한국에서의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노력 ▷독일의 지속가능한 건축 ▷지속가능한 건축을 위해 두 나라의 건축가들이 공동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등 7개의 핵심 주제가 논의됐다.

광운대 건축학과 채철균 교수는 “지속가능한 건축은 문화ㆍ기술력 등 각 나라의 여건에 따라서 단계적으로 실천해야 하기 때문에, 독일과 한국도 하나씩 조율해 나가면서 협력해야지 단 기간에 될 문제는 아니라는 데 양국 전문가들이 의견을 모았다. 특히 독일의 확고한 엔지니어 기술과 한국의 빠른 IT기술이 만난다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의견이 개진됐다”고 토론을 요약했다.

또 “독일 건축가들로부터 서울의 밀도를 더 높여서 콤팩트 시티를 만들면 어떻겠냐는 의견도 제시됐는데, 서울과 베를린의 전체 체적은 비슷하다. 독일은 ‘저층고밀도’, 서울은 ‘고층저밀도’로 토지활용에 대한 인식의 차이일 뿐, 한국의 밀도 자체는 이미 충분하고 무엇이 더 좋고 나쁘다고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사회를 맡은 건축가 김현주 씨에게 이번 간담회의 취지를 묻자, “한국과 독일 건축가들의 만남 속에서 지속가능한 건축을 위해 서로 어떠한 노력을 해왔는지 알아가고, 이 분야에서 양국 건축가들이 공동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논해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이내믹 코리아 건축 수준 기대 이상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은 한독상공회의소는 그동안 한ㆍ독 경제관계를 위해 모든 산업분야에서 대표단(delegation) 분석을 해 왔는데, 건축사 비즈니스 매칭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에 우호제 한독상공회의소 부소장은 “지난 7월 1일 한ㆍEU FTA가 발효되면서 향후 한국과 독일의 경제관계가 더욱 활성활 될 것이라 여기는 시점에 이번 건축사 방문은 더욱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 NAX 한국 주재원 차벨 랄프(Ralf Zabel) 씨는 “이번 마켓비지팅을 2년 동안 준비했는데 막상 해보니 4박 5일은 너무 짧았다. 한국에는 견학할 기관과 조사할 대상이 너무 많아서 아무리 열심히 일정을 진행해도 굉장히 부족한 시간이라는 것을 알았다. 다음에는 이번에 도출된 문제를 개선해 더욱 알찬 비즈니스 매칭의 주선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울러 “마리나 스탄코빅을 제외하면 다른 사무소들은 이번이 첫 방한이었는데, 한국 건축문화의 높은 수준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특히 교통ㆍ조경ㆍ분리수거 등의 단지시스템과 깨끗한 주거공간에 놀랐으며, 상상치 못한 한국의 도시개발상에 ‘Dynamic Korea’임을 실감하고 돌아갔다. 사절단은 독일에 돌아가는 대로 건축 및 조경 전문지에 한국의 도시와 건축상을 전하는 답사기를 게재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중소사무소 간 기술 교류의 장 열어

그럼 우리가 5명의 민간교류에 주목하는 이유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ㆍEU FTA와 포스트교토 2013이라는 국제 동향에 근거한다.

첫째, 지난 7월 1일 한ㆍEU FTA가 발효됐다. 건축시장도 개방된다. 세계 건축사들의 국내 진출도 문제겠지만 한국 건축은 해외시장 진출을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둘째, 글로벌 기후변화협약(UNFCCC)에 따른 교토의정서 제1차 공약기간(2008~12년) 마감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 문제는 포스트교토 체제다. 2013년 온실가스 감축 의무국 편입 1순위는 한국이다.

이에 정부는 2020년까지 단계별, 부문별로 온실가스 감축량을 발표하고, 당장 내년도 실행계획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에너지 먹는 하마’라고 불리는 건물 부문은 타 분야에 비해 높은 감축률을 요구받고 있다.

이는 앞으로 새로 지을 공공 건물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반 건물 및 기존 건물 유지관리에서 에너지절약이 의무화 되기 때문에, 건설ㆍ교통ㆍ건축ㆍ조경ㆍ인테리어ㆍ조명ㆍ자재 할 것 없이 건축 전분야가 당면한 최대 현안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맥락에서 패시브하우스의 종주국이자 그린에너지 기술에서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독일의 동태는 한국 건축계가 촉수를 쫑긋 세워야 하는 이유로 충분하다.

이번 방한은 첫 번째였던 만큼 주최 측과 참가자 모두에게 아쉬움을 남긴 부분이 있다. 그러나 기자가 주목하는 것은 ‘중소규모 사무소 간의 교류 가능성’을 열었다는 것이다.

대기업이나 대형 사무소는 자력으로도 해외진출과 기술수입이 가능하다. 그러나 90% 이상의 중소업체들은 기후변화에 따른 에너지 대란을 어떻게 대비할 수 있을까, 에너지 절약형 기술은 습득도 숙련도 만만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국내의 모든 디자인이 에너지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설계자의 측면에서 마인드 전환이 시급히 요구된다.

이번 독일건축사 방한과 같은 교류 프로그램이 활성화 된다면 국제 기술협력을 통해 시행착오를 줄여가면서 한국형 친환경 건축의 시방서를 효과적으로 마련해 나갈 수 있으리라 보인다. 아울러 국내 건축의 해외진출 가능성도 구체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

'한국에서 선진국에 수출할 건축적 경쟁력이 뭐가 있을까', 회의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건축이 디자인 면에서 상당히 높은 수준에 올라 있다는 점을 자각 한다면 충분히 자신감 있게 마케팅에 도전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이오주은 기자 yoj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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