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주 (주)ZedMJ 부설 제로에너지기술연구소 소장
이명주 (주)ZedMJ 부설 제로에너지기술연구소 소장
  • 이오주은 기자
  • 승인 2011.11.07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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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시브하우스, 개념은 가라! 이제는 디테일이다!"
   
한ㆍ독 건축교류 현장을 가다 Ⅲ

|특별인터뷰| 이명주
(주)제드엠제이건축사사무소 부설제로에너지기술연구소 소장

"패시브하우스의 관건은 디테일, 개념만으로 시공할 수 없어
에너지절약이 세계경제 지배할 것, 기본부터 철저히 대비해야"



독일건축사 사절단 방한‘친환경 건축기술 세미나’에서 명지대 건축대학 이명주 교수가 한국 대표로 한국의 ‘에너지절약 및 제로에너지 건축물 보급을 위한 노력’을 발표했다. <관련기사 제 502호 10면>

이 교수는 2009년 중소기업청 지원으로 명지대 산하에 녹색벤처기업인 (주)제드엠제이 건축사사무소를 설립하고 부설 제로에너지기술연구소 소장을 맡아 학자이자 여성기업인으로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저탄소 제로에너지 도시와 에너지절약형 건축물을 주제로 에너지 시뮬레이션을 통한 에너지 및 탄소저감 정략적으로 산출하는 설계, 에너지절약형 디자인 및 자재 발굴, 저탄소 열교 없는 디테일과 시공법 개발 등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신재생에너지 도입을 통한 저탄소 제로에너지 건축물 설계 및 연구와 국내 최초로 저탄소 그린홈 시범주택을 설계하고 완공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1 신재생에너지대상' 대통령표창을 받기도 했다.

바쁜 중에도 이 행사에 참가하게 된 동기를 묻자 제로에너지 건축 구현의 진정성을 현장을 직접 체험하며 발전시키려는 자신의 신념을 잘 이해하고 있는 NAX 한국 주재원 차벨 랄프(차벨파트너스 대표)씨의 추천으로 참가하게 됐다며,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겸손하게 웃는다.

제로에너지하우스의 국내 최고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이명주 교수에게 지속가능한 건축의 가야할 길은 무엇이고 지속가능성에서 앞선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독일 건축계와의 효과적인 협업 방법은 무엇인지를 들어본다. <편집자 주>


- 국내 에너지절약형 건축의 현주소를 진단한다면

국내 에너지절약형 건축물을 설계하는 방법이 구전되는 전래동화처럼 전문가들 사이에서 전해지고 있다. 건축물을 에너지절약형으로 만드는데 있어 몇 개의 자재만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이제는 누구나 알고 있다. 에너지절약형 건축물 실현은 건축가가 기본설계단계에서부터 에너지를 절약하겠다는 의지를 갖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그 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은 자연현상을 정확히 이해하는 데 있다. 자연의 물리적인 현상을 이해하고 건축물을 설계하는 의지가 하모니를 이루어야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많은 분들이 설계과정에서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이는 설계에서부터 시공까지 전체를 이어주는 새로운 방법의 프로세스를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뿐만 아니라 건축가는 각각의 과정에서 물리적인 현상 때문에 야기되는 여러 가지 하자가능성에 대한 예측과 최첨단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와 인정 그리고 시뮬레이션에 맞는 자재선정에 대한 혜안까지도 갖춰야한다.
건축설계분야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인정하지 않으려 해도 다가올 제4차 오일쇼크를 대비하는 길은 건축가들의 의지를 새롭게 다지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건축물도 이제는 진화해야한다. 경제성위주의 건축물보다는 자연과 인간중심의 건축물로 거듭나야한다.

- 제로에너지기술연구소의 설립 취지와 그간의 활동, 앞으로의 계획을 소개해달라.

나는 건축설계의 기본 철학을 공간복지와 녹색복지에 두고 있다. 누구에게나 편리하고 쾌적한 건축물과 그러한 건축물이 지구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에너지자립형 건축물이 되길 바란다. 매우 합리적이고 경제성을 우선시하는 국내 현실에서 내가 추구하는 철학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교수이면서도 현실을 경험하는 실전가가 돼야 했다.
2009년 중소기업청과 창업진흥원이 주관하는 ‘디자인교수실험실창업프로그램’에 선정되면서 제로에너지디자인연구소가 설립됐다, 그로부터 1년 후, (주)제드엠제이 건축사사무소를 설립하면서 부설 제로에너지기술연구소까지 갖추는 명지대학교 산하 벤처기업이자 여성기업을 설립했다. 현재는 연구소 겸임소장 직을 수행하고 있다.
행정과 법체계 그리고 이론으로 알 수 있는 것과 동시에 실전에서 이 분야를 직접 경험하면서 이해하고 알아가는 일은 내게 주어진 축복이라는 생각으로 매일 매일 긍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앞으로 이 분야에 새로운 경험을 선행하고 나보다 뛰어난 관련전문가로부터 배우면서, 후배를 양성하고 싶다. (주)제드엠제이와 제로에너지기술연구소가 국내 최고의 전문가들을 배출하는 인큐베이터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 독일과 한국 건축계의 교류 전망 및 필요성 또는 가능성에 대해 한 말씀

1973년 제1차 오일쇼크부터 독일은 이 분야의 선두주자로 세상을 이끌어왔다. 한국은 독일과의 교류와 무관하게 이 분야의 선두주자로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어쩌면 한국이 그 발전 속도 면에서 독일보다 더 앞서나갈 수도 있다. 그러나 독일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겠다는 생각에서 벗어났을 때, 그러한 기적은 가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독일은 약 40년 전 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자신들의 나라, 환경, 인간에 맞는 건축물을 짓기 위해 노력해 왔다. 독일이 현재 갖고 있는 성과와 빛나는 업적을 그대로 수입해서는 안된다. 그 대신 독일이라는 나라가 어떠한 잘못된 판단과 시행착오 그리고 그들이 지금까지도 풀기 힘든 과제가 무엇인가를 듣는 기회를 넓혀나가야 할 것이다.
에너지절약형 건축물도 제로에너지건축물도 자연과 인간을 위한 건축물이다. 인간중심의 건축물을 만들어야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세상과 전 세계 선진국들과 대화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독일이라는 나라는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나라가 될 것이다.
독일과의 끊임없는 교류 속에서 우리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시행착오를 우리현실과 비교하면서 우리 것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독일이 건축가를 수출하고자한다. 준비된 나라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수출이다. 서비스업을 수출하고자하는 그 의도를 명확히 읽고, 국내 건축인력도 앞으로 국외로 수출하도록 해야 한다. 우리의 현실과 우리의 비전을 세상 밖에서 설명하고 대한민국이 터득했던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세기의 건축가를 이제는 양성해야 한다.


이명주 | 명지대학교 건축대학 부교수. 명지대, 홍익대, 베를린 공대에서 건축학을 전공하고 독일 GKK건축사무소, CH.DIRKES 건축사무소에서 실무 후 독일건축사(Dipl.-lng Architekt) 자격증을 취득했다. 2009년 제1회 한중일 청년과학자에 선정됐고 올해 초 환경부장관상을, 지난 10월 신재생에너지대상 대통령표창 등을 수상했다.(www.zedmj.com)


이오주은 기자 yoj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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