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구 대한건축학회 회장 / 중앙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이언구 대한건축학회 회장 / 중앙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 이오주은 기자
  • 승인 2011.07.20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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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관·학 연계하는 미래건축 HUB로 자리매김"
1945년 해방과 함께 창립해 66년의 장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대한건축학회(이하 학회), 등록 회원 수만 2만여 명, 이중 진성회원이 40%에 달한다. 교수, 연구원, 대학원생을 중심으로 관계기관, 건설회사, 설계사무소 등 회원 층도 다양해, 인적 인프라를 토대로 신축공사 중인 건축센터가 준공되면(2012년 4월 예정), 산ㆍ관ㆍ학을 연계하는 우리나라 건축의 명실상부한 허브로 자리매김하리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본지는 창간 24주년을 맞아 지난해 4월 제34대 대한건축학회장에 취임한 이언구(중앙대 건축학부 교수) 회장을 만났다. 12일 사당동 학회사무국에 도착한 이 회장은 오전에 국가건축정책위원회 건축단체장 간담회에 참석, 건축교육제도에 관해 발표하고 오는 길이라고 했다.

- 2002년 5년제 도입 후 10년, 최근 건축교육제도 개선안을 마련했다는데 그 내용은.
지난 1년간 건축교육제도개선을 위해 특별위원회를 구성, 제도 개선안의 초안을 도출했다.
‘5년제 특성화 방안’의 주된 목적은 현행 건축교육제도에 융통성, 개방성, 진출입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매년 5년제 졸업생 수는 3,500여명인데 반해 건축사 자격 취득은 3~400명이다. 5년을 공부해도 건축사 시험에 통과할 확률이 10%가 안 된다.
그러나 건축학부에 한번 입학하면 5년 동안 진출입이 거의 불가능하다. WTO 체제에 대비하기 위한 UIA의 기준은 5년 이상의 설계교육이지, 연속 5년을 묶는 경직된 시스템이 아니다.
유럽이나 미국은 다양한 건축교육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도 경쟁력을 갖춘 대학만 5년제를 선택하고 다른 대학에서는 교과과정을 특성화할 필요가 있다.

- 세계적 권위의 SCI-E등급에 학회 영문논문집 등재를 추진 중이다. 기대하는 효과는 무엇인가.
한마디로 건축학회의 세계화다. SCI급이 되면 국제적으로 인증 받는 학술지의 체계를 갖추게 된다. 이를 활용해 날로 강화되고 있는 교수회원들의 업적관리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최근 대학은 교수들의 재임용, 승진 등 모든 단계의 업적평가에서 SCI급 논문 실적을 가장 많이 요구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많은 시간과 비용을 지불하며 일본의 SCI급 논문집에 게재해 왔지만, 내년부터는 학회 영문논문집을 통해 국내 교수들도 SCI급 논문 게재가 용이해질 것이다.

- 2010년 건축학회장 취임 후 1년이 지났다. 지난 1년의 성과는.
학회 내에 산관학협동위원회와 여성건축위원회를 신설했다.
산관학협동위는 국토부와 서울시의 건축 관련 고위직과 건설회사 본부장급 임원, 설계사무소 대표 등이 분기별로 모여 공통의 관심사를 논하는 조직이다.
그동안 3번의 회의를 했는데 갑과 을의 관계를 떠나 동등한 입장으로 논의할 수 있다며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 정부, 건설사, 설계사 간 관계가 얼마나 소원했는지 새삼 느꼈다.
따라서 산관학위원회는 이들 세 주체 모두와 긴밀한 협조관계를 맺고 있는 학회가 반드시 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여성위원회도 호응이 매우 좋다. 건축은 타 분야에 비해 여성의 활동이 활발하지만 70년이 다 되어가는 건축학회에는 여성 이사도 한 번 없었다. 회장 취임 후 부회장, 담당이사, 이사 등 주요직에 여성건축인을 임용, 학회에서 활동이 활발히 하고 있다.
또한, 건축경기가 최악인 상황에서도 예년에 비해 연구 과제를 약 1.5배 정도 더 수주해 학회의 운영에 큰 도움이 됐다.
최근엔 서울시로부터 ‘테크노마트 안전진단’을 의뢰 받아 현재 연구계획서를 제출한 상태다.
그 외에 건축학회 부설 교육원을 설립, 전문가 계속교육과 일반인을 위해 건축 강좌와 건축문화대학, 건축이론아카데미 및 리더십 아카데미 등을 개설했다. 특히, ‘지속가능한 건축설계’라는 건축 강좌가 젊은 회원들을 중심으로 반응이 좋아서 고무적이다.

- 2012년 방배동에 건축센터가 건립된다. 이 새로운 하드웨어를 통해 도모하는 바는.
1년 동안 준비를 마치고 지난 5월 말 건축센터 건립 착공식을 했다. 내년 4월 완공이 되면 우리나라 건축의 명실상부한 허브로서 역할을 수행하며 학회의 위상을 높여줄 것이다.
아울러 건축센터가 지어지면 학회 재정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이다. 재정자립도가 높아지면 활동범위가 넓어진다. 이는 곧 학회의 역량강화로 이어질 것이다.
또한, 다양한 건축 관련 단체들이 모일 수 있도록 임대공간을 저렴하게 우선 배정하고, 건축디지털도서관과 다목적홀 등은 일반인들에게 개방해 사회와 건축이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마당을 만들 예정이다.

- 최근 정부가 각 분야별 온실가스 감축량을 할당했다, 건물은 26%, 친환경건축설계 전문가로서 대안은.
2020년까지 26% 감축은 상당한 양이다. 건물 초기 단계에서 에너지 절약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는 전적으로 건축 설계자의 몫이다.
과거 건물의 에너지 부하가 100이었다면 30~40으로 설계하고 이를 태양광, 풍력, 지열 등의 신재생 에너지가 담당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150으로 설계해 놓고 신재생 에너지 설비를 하고 있으니 문제다. 에쿠우스 같은 건물을 만들어 놓고 태양광 패널 설치해야 아무 소용없다.

- 건설ㆍ건축분야 선진화를 위해 정부가 나아가야 할 정책 방향은?
잘 알다시피 양적팽창 위주의 건설ㆍ건축정책은 더 이상 설 곳이 없다. 초대형 건설사업을 지양하고,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 이것이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의 건설정책이다.
친환경 건설이 대표적인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건설이다. 에너지와 자원을 절약하고 자연환경을 보존하는 건강한 건설이 고부가가치의 미래유망산업으로서 건설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이오주은 기자 yoj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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