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승강기 산업 엔지니어 키우는 ‘한국승강기대학'
올 3월, 경상남도 거창에 세계 최초로 승강기 대학이 개교했다. 한국승강기대학은 초고층 건축붐과 함께 첨단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승강기산업의 기술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거창군과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이 설립 운영하는 글로벌 취업사관학교다.한국승강기산업 도입 100주년에 맞춰 개교한 한국승강기대학은 다른 대학과 다른 두 가지 뚜렷한 특징이 있다. 첫째는 이 대학이 일반 전문대학들처럼 수많은 학과를 백화점식으로 개설한 것이 아니라 오직 승강기엔지니어만을 육성하기 위한 과들로만 이루어진 세계 최초의 승강기특수목적대학이라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승강기집적화단지, 승강기 R&D지원센터와 함께 산학연클러스터를 기본으로 삼아 계획적으로 설립됐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승강기대학은 그 설립목적이나 교육목적이 또렷하다. 승강기 엔지니어를 육성해 산업발전에 기여하겠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한국승강기대학은 현장성과 희소성이 경쟁력인 만큼 세계 승강기 업계로 진출할 국제적인 승강기 엔지니어 육성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주선영 기자 rotei@
-한국승강기대학 운영에 있어 가장 중점을 두는 사항이 있다면.
우리대학의 지향점을 단적으로 표현하면 현장중심의 기술인력 양성과 글로벌 엔지니어 육성이다. 한국승강기대학은 산업현장지향의 교과과정에 중점을 두고 있다. 대학을 졸업해도 관련 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갖추지 못해 기업에서 수년간 다시 기술을 배워야 하는 게 우리나라 대학교육의 현실이다.
우리 대학은 커리큘럼의 설계부터, 교수 자원의 확보, 실험실습의 방향 설정까지 모두 현장에서 즉시 적응이 가능하도록 교과과정을 설계하고 있다. 이러한 점이 우리 대학의 취업 비전을 높이고 있다.
또한 우리 대학은 세계에 단 하나뿐이라는 희소성에 근거한 ‘글로벌 지향성’을 가지고 있다. 우리 대학이 글로벌 진출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우리나라 승강기 산업이 이미 세계적으로 개방돼 있어 오티스, 티센크루프, 코네, 미쓰비시, 후지택, 쉰들러 등 세계 유수의 글로벌 업체들이 모두 우리나라에 진출해 있다는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학과별 교육 목표나 커리큘럼이 있다면.
우리 대학은 승강기 산업에 필요한 다섯 개의 학과만을 개설하고 있다. 승강기기계설계과(40명), 승강기전기설계과(30명), 승강기메카트로닉스과(40명), 승강기시스템관리과(80명), 승강기안전관리과(30명) 등 5개 학과에 220명으로 구성된다.
우리 대학이 적은 수의 학과만을 개설하고 학과 정원도 적은 수로 편성한 것은 우리나라 승강기 산업이 필요로 하는 전문 기술 인력의 수요와 궤를 같이 해 전원 취업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승강기기계설계과는 승강기에 대한 기본지식을 바탕으로 승강기 기계부품, 안전부품의 설계 및 새로운 승강기 구조설계기술까지 습득할 수 있는 분야다. 최근 건축물의 초고층화로 승강기는 분속 수백미터의 고속주행환경에 불구하고 정밀한 제어와 착상기술이 요구된다.
승강기전기설계과는 고도로 정밀한 성능과 제어기술이 요구되는 학과로 승강기전기설계, 자동제어, 지능시스템, 전기에너지, 컴퓨터 및 정보 네트워크 통신, 사용자 편의를 강화하는 유비쿼터스 기술 분야가 폭 넓게 적용될 수 있도록 이론과 실무를 포함하는 교육을 실시한다.
승강기메카트로닉스과는 기계장치들과 전자기술이 복합적으로 융합되는 첨단융합기술을 승강기에 적용한다.
승강기시스템관리과는 승강기 운행안전을 위한 최일선 기술자를 양성하는 학과로 승강기 설치 및 보수분야에서 자체점검활동, 부품수리 및 보수 활동 등을 할 수 있도록 기초 전기전가이론, 제어이론, 안전관리 등의 교육을 실시한다.
승강기안전관리과는 승강기의 검사, 컨설팅, 감리, 진단, 감정 등 특수분야와 국제 표준, 선진국의 인증제도 등 제도 전문가를 양성한다. 취업분야로는 승강기 검사기관 및 인증기관, 컨설팅업계, 다중이용시설안전관리분야, 승강기제조 및 보수기업 등에 취업이 가능하다.
-취업대난 속 이색학과로 떠오르고 있다. 예비 졸업생을 위한 취업에 대한 차별화 전략 있는가.
올 여름방학 기간 동안 학생들의 취업진로지도 및 전공체험을 목적으로 7월5일부터 약 한 달 간 승강기 업계의 지원을 받아 직장체험 프로그램을 처음으로 진행했다. 이 프로그램은 승강기 특성화대학으로 설립된 만큼 승강기 단일 산업계에 한정, 총 5개학과 80여명의 지원 학생들이 한국승강기 안전관리원, 오티스엘리베이터, 현대엘리베이터, 미쓰비시코리아, 신한엘리베티어, 대성IDS, 동남엘리베이터, 대동엘리베이터 등 승강기 관련 공기업 및 제조, 보수, 설치 업계에서 한 달간 관련 업무를 수행했다. 여러 대학들이 직장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고는 있지만 개교 첫 해부터 전교생의 1/3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단일 산업계의 지원으로 직장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산업계의 지원이 장점임을 강조하는 한국승강기대학의 취업 비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앞으로도 매 방학 때마다 학생들이 직장체험 기회를 넓혀 원하는 모든 학생들이 1학년 때부터 취업에 대한 현실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방학 중에도 기사자격증 취득반과 영어회화반 등 특성화 대학에 걸 맞는 자체프로그램을 무료 운영해 학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학교에서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나 사업이 있는가.
우리 대학은 최근 중소기업청의 산학연공동기술개발사업의 주관기관으로 선정돼 ‘친환경 하이브리드 승강기’ 개발에 착수했다. ‘친환경 하이브리드 승강기’는 기존 엘리베이터에 별도의 기계 메커니즘이 연결돼 한국전력으로부터 공급되는 주 전원 외에 충전 및 전원공급 제어가 가능한 소형축전지로부터 전동부하에 따라 별도의 대체전력이 공급되는 하이브리드는 전력구동 시스템이다. 하이브리드 승강기 개발은 우리 대학이 2년제 대학이지만 적어도 승강기 분야에서는 다른 어떤 대학보다 앞선 실력과 연구개발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승강기관련 기업을 유치하고 있다. 메이저텍(승강기 로프브레이크 및 비금속 레일 제작업체)과 학교 내 공장 라인을 지난 8월에 설치 완료했다. 또 9월에는 동양산전, 누리엔지엔지니어링, 포레, IPL이 입주를 했다.
-향후 한국의 승강기 시장의 흐름은 어떠할 것으로 보는가. 또 그 속에서 한국승강기대학의 역할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현재 우리나라 승강기 시장은 중국과의 경쟁에서 가격에 밀리고 규모에 밀리며 선진국과의 경쟁에서는 기술에 밀리고 있는 형편이다. 이러한 상황을 반전시켜 탄탄한 내수시장을 지켜내고 우리나라 기업들이 세계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승강기 산업계에도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바로 그 구조조정의 핵심이 거창승강기산업밸리 조성사업이다. 중국과 경쟁하기 위한 규모의 집적화를 이뤄내고 공동연구개발의 인프라를 확충하고 기술인력을 양성해야 한다는 것이 승강기산업밸리의 준거다. 그리고 그 밸리사업의 핵심으로, 컨트롤 타워 역할로 한국승강기대학이 있는 것이다.
-향후 총장님께서 반드시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이 대학의 총장으로서 우리 대학이 약속한 100% 취업, 20% 해외진출을 통한 글로벌 인재양성과 같은 약속을 반드시 지켜낼 생각이다. 이것이 총장으로서의 첫 번째 목표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대학을 전초기지로 승강기산업밸리 조성을 성공적으로 완수할 예정이다. 승강기산업밸리 조성이 완수되면 우리나라 승강기 산업은 다시 부활할 것이고, 거창군의 지역경제도 미래 비전을 갖추게 되며, 우리 대학도 안정적인 산업기반 위에 놓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올해 승강기 100주년을 성공적으로 기념하고 보다 나은 산업기반 및 이용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엑스포에서 한국승강기대학의 역할은.
승강기 산업 100주년 기념에 대한 발상은 사실 우리 대학을 준비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우리 대학의 개교를 올해로 계획한 이유의 일부이기도 하다. 승강기산업 100주년을 기념해 12월15일부터 국내에서 최초로 개최되는 ‘한국승강기안전엑스포’는 승강기 제조, 보수, 설치업계와 승강기 검사기관, 승강기 관리자, 승강기 이용자 모두의 축제가 될 것이다.
우리 대학은 이 엑스포를 통해 승강기안전사고를 개선하기 위한 워크숍, 신기술세미나 등을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과 공동으로 개최하고 산업계와 청년 일꿈을 매칭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역할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국외에서 찾아오게 될 손님들에게 글로벌 승강기대학을 널리 홍보해 국외 유학생 모집, 국외 취업자리 확보 등에 총력을 기울일 생각이다.
한편 한국승강기대학은 9월27일부터 10월27일까지 한 달간 2011학년도 신입생을 수시모집한다. 입학정원의 90%인 198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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