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의 장수명화를 위한 방안
주택의 장수명화를 위한 방안
  • 승인 2010.09.06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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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의 무분별한 재건축에 대한 반성으로 자원절약과 건설에 투입되는 에너지 절약 및 대량쓰레기 발생 억제를 위하여 리모델링 활성화 제도가 도입되었고 몇몇 아파트에서 성공적으로 리모델링이 실시되었다.
그러나 최근 다시 재건축에 대한 논의가 늘어나면서 재건축 허용연한 완화가 추진되고 있다.
2003년에 서울시에서 도시정비조례를 통해 재건축 허용연한을 준공연도에 따라 20년에서 40년까지로 정하고 있는데, 이를 20년에서 30년까지로 완화하자는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재건축된 사례의 대부분은 구조성능 저하의 문제보다 설비 및 주거환경 등의 성능과 기능저하로 인하여 재건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 이루어진 공청회에서는 탄소배출량과 에너지 효율을 재건축안전진단에 반영해야한다는 지적도 제기되었다. 거주자들은 내진설계 미비에 따른 안전성 미흡, 설비배관의 노후화, 주거환경의 열악함(주차장 부족), 에너지효율성, 등을 이유로 재건축 허용연한 완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요구들은 더 좋은 환경에 거주하고 재산증식을 위하여 현재보다 빠른 기간 안에 재건축을 하고자 하는 열망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재건축을 통하여 탄소배출량이나 에너지 효율성을 높여 저탄소 녹색성장을 해야한다는 주장도 동시에 제기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재건축은 공동주택 구조체의 물리적인 수명의 문제 때문이 아니라 기능적·사회적인 수명과 관련된 설비, 주거환경, 에너지 효율성 등이 주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말해지고 있다.
이것은 건축물로써 기본적으로 이루어져야할 유지관리와 리모델링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나타나는 결과로서 자원과 에너지의 낭비를 초래하는 것이다.
유지관리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 리모델링을 통하여 설비를 보수·교체하고 주차장문제도 해결하고, 에너지 효율도 향상시키며, 나아가서 15년 이상 경과된 아파트면 전용면적 30%이내에서 면적증축과 공간재구성도 가능하다. 물론 리모델링 시에 구조의 안전성에 관련되는 것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생략하고 구조적으로 충분히 내구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지관리와 리모델링을 하지 않음으로써 노후화를 촉진시켜 곧바로 재건축을 실시한다는 것은 자원과 에너지의 낭비, 쓰레기를 대량 방출하는 것으로 저탄소 녹색성장에 역행하는 것이다. 물론 재건축을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
구조체가 노후화되어 수명을 다하는 경우나 치명적인 기능적·사회적 노후화가 있을 경우는 재건축을 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재건축을 하는 경우도 지금의 문제를 덮어두고 기존의 방법을 답습하면 동일한 문제는 반복된다.
앞으로 재건축을 할 경우에도 100년 정도 긴 수명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장수명 주택으로 건설해야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철근콘크리트구조는 현재 기술로도 60년 이상은 물론 물시멘트비, 강도, 피복두께 등 내구성과 관련된 항목들을 조금만 노력하면 100년 정도는 충분히 지속할 수 있다.

에너지의 효율성은 외피(외장)를 단열과 기밀 등을 고려한 설계를 하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으며, 현재도 많은 업체들이 다양한 기술을 실용화하고 있다.

설비의 수명이 짧은 부분은 쉽게 점검하고 교체할 수 있도록 수직방향의 공용설비는 공용부분이나 발코니 등에 위치시키고 충분한 크기의 점검구를 설치하면 유지관리나 리모델링이 쉬워진다. 세대내부에 위치한 개인세대 전용 수평배관이나 배선은 습식공법으로 매설하지 말고 2중바닥, 트렌치, 2중배관, 슬래브 다운과 상상배관(슬래브위에 배관 설치 방법), 2중천장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수명이 긴 구조체는 안전성과 내구성을 갖추게 하고 수명이 짧은 부재나 부품은 쉽게 유지관리하고 교체할 수 있도록 유지관리와 리모델링이 쉬운 구조와 시대변화와 거주자의 다양한 요구변화에 대응한 가변성을 확보하면 장수명 주택은 이루어진다. 이것이야말로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기본적인 사고방식일 것이다.

다시 말하면 기존주택은 유지관리와 리모델링을 통하여 성능을 개선하여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하고 꼭 재건축을 해야 할 경우는 재건축을 하되 장수명 주택의 설계와 시공 방법을 사용하여 건설할 필요가 있다.

지금 재건축하는 주택을 20-30년 후에 다시 재건축하고자 하는 사고는 이제 버려야 할 것이며, 설계→자재 및 부품생산→시공→사용(유지관리 및 리모델링 반복)→재건축하는 과정과 인식이 정착되어 100년을 사용할 수 있는 건축이 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유지관리와 리모델링을 잘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과 보상 등의 유인책도 필요하다.

비용의 상승은 초기건축비만으로 생각하지 말고 생애총비용으로 생각하고, 각종 정책을 활용하면 해결방안을 넓힐 수 있을 것이다.

김수암 박사 (한국건설기술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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