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해외건설시장 전망
하반기 해외건설시장 전망
  • 승인 2010.07.19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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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6월 20일 현재 해외건설 수주는 331억불로 전년 동기의 3배에 가까운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작년에 수주실적이 1.3억불 수준에 그쳤던 중남미 지역에서도 올해는 6.8억불을 수주하여 금융위기의 충격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수주금액이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한편, 주요 해외건설 진출국간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양상으로 수주전쟁으로 비화될 만큼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다 국내 시장의 전망이 크게 밝지 않다는 인식하에 최근 앞 다투어 해외진출을 서두르고 있는 우리 업체간 경쟁도 예사롭지 않다.

2008년 발생한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각국의 경제가 아직 본격적으로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프로젝트 발주가 지속되고 있는 중동 지역에서의 경쟁심화는 발주처에게 보다 유리한 사업환경을 조성해주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저가입찰에 대한 업계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중동시장에서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이탈리아, 프랑스, 일본 등의 플랜트 EPC 업체들이 경합하고 있으며, 중국 건설업체들의 추격도 거세다. 게다가 최근에는 유럽발 경제위기로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사이에 일부 유럽업체들의 저가 공세까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수주가 유력한 프로젝트의 계약 네고가 길어지면서 2010년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는 350억불을 상회하는 수준에서 마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사우디에서 16억불 규모의 민자발전소 프로젝트 수주가 추가로 확정되는 등 6월 현재 40억불 규모의 프로젝트에 LOA가 발급되어 있고, 입찰결과 최저찰을 한 프로젝트도 50억불을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조만간 수주금액은 400억불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도 계약예정 프로젝트 물량이 100억불을 넘고 있고, 입찰 결과를 대기중인 프로젝트가 하반기에 많이 몰려있어 향후 수주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또한, 현재 원전, 고속철도, 주택개발 등 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수주활동도 활발히 추진되고 있어 연말경 700억불대의 수주로 사상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 인도, 베트남 등을 중심으로 수주가 증가할 전망이다.

아시아는 경제발전을 위한 주택, 인프라개발 수요가 많아 향후 투자개발형 사업이 재개될 경우 대규모 수주가 가능한 시장이다. 중남미와 아프리카에서도 브라질 고속철도, 콩고의 패키지딜형 인프라개발 등 대규모의 사업 참여를 위해 민관합동의 수주전이 진행되고 있으며, 가나에서는 주택개발 사업 참여 추진이 한창이다.

해외건설시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중동지역 발주재개 분위기가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데다, 아시아 시장에서의 발주도 점차 증가하는 등 전반적으로 글로벌 경제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우선, 우리업체들의 주력시장인 중동지역의 건설경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유가 전망이 긍정적이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작년 2월 배럴당 30불 중반대에 머물던 국제유가는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증가와 달러화 약세 등으로 2010년 4월 배럴당 87불 수준까지 올라갔으나 유럽재정 위기에 대한 우려와 경기 모멘텀 둔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최근에는 70불 수준으로 하락한 상태다. 하지만, 중국, 인도 등 개발도상국에서의 수요증가 등으로 인해 국제유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게 대부분 전문기관들의 전망이다.

중동 산유국들이 석유·가스 관련 프로젝트는 물론, 원유고갈 이후를 대비한 각종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여기에다 이미 경제위기 이전 수준으로 수주를 회복한 아시아 국가들에서의 발주재개도 수주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해외건설에 대한 우리 업체들의 관심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해외건설에 대한 관심 증가는 최근 몇 년간 진행된 부동산경기 침체와 함께 일부 중견 주택건설업체들로부터 시작되었다 할 수 있지만, 이제는 국내 건설시장 성장이 어느정도 한계에 이르렀다는 인식과 함께 보다 큰 시장에서 먹거리를 찾아야겠다는 전체 건설업계의 중장기적인 관점이 그 바탕이 되고 있다. 따라서 신규 진출업체들에 대한 적절한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해외건설 수주저변은 지금보다 훨씬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근 그리스로부터 시작되어 국제적인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는 남유럽 금융위기는 유럽연합(EU)과 IMF 등이 유로존의 금융불안을 해결하기 위해 자금지원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남유럽의 재정문제는 국제금융시장의 지속적인 불안요인으로 작용하여 개발도상국의 각종 사업에 대한 투자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우리업체와의 경합에서 이태리 Saipem이 2개 공구를 수주한 UAE 샤 가스전 입찰 결과를 남유럽 경제위기로 인한 유럽업체의 전반적인 가격경쟁력 상승때문만인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곤란하다. 치열한 수주경쟁에서의 생존 관건은 시장 주도권 확보에 달려 있다.

우리 해외건설이 국제 경쟁시스템에서 확실한 비교우위를 확보하자면 도급공사 위주의 수주전에서 하루빨리 탈피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결국 고부가가치 해외건설공종을 발굴하여 금융과 연계한 진출을 확대해야 한다. 원가절감을 통한 가격경쟁력제고와 함께 특화된 기술과 금융동원능력 강화를 통하여 수주시장과 대상 프로젝트를 확대해 나가는 것만이 냉정한 국제경쟁 시장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다.

김태엽 팀장(해외건설협회 정보기획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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