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강국의 실천은 마리나 건설로 부터 시작하자
해양강국의 실천은 마리나 건설로 부터 시작하자
  • 승인 2010.04.12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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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에서는 일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요트 등 해양레저선박 체험은 소득 3만불 시대에나 있음직하거나 일부 소유층의 특권이라고 생각하기 쉬워, 일반 국민의 해양문화의 수준은 해양산업의 국제경쟁력에 비교하여 낮은 것이 현실이다.

국민의 해양에 대한 의식의 수준차이는 한 국가의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구체적으로 중국 CCTV의 역작인 대국굴기에서는 서구 선진국의 시작을 15C의 해양시대를 개척한 스페인과 포루투칼로부터 인식하고 있다. 이후 서구는 해운중심의 네덜란드 그리고 해양대국 영국으로 전개되어 A. Mahan이 해양국가로 인식한 미국까지 이어져 세계사의 중심국가는 대부분 해양국가였다는 것을 보면 알수 있다. 이러한 국가는 국민의 진취적인 해양문화가 지리상의 발견과 아울러 근대화를 이끌어 내었는데, M. Perry가 이끌고 온 4척의 구로후네에 충격을 받아 개국을 하게 된 일본의 사례를 보면 자명해진다.

당시 일본의 지식인들은 단지 흑선 4척이 무서운 것이 아니라, 흑선을 만든 국가는 바다 너머까지 미지의 세계에 보낼 선박을 만드는 자본이 있고, 지금 이 선박을 침몰시키더라도 또 선박이 올 것이고, 여기에는 바다를 두려워하지 않는 국민들이 있다라고 인식하여 쇄국은 무의미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따라서 바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해양문화고 고양시키기 위해서는 여름한철 혹은 해안가 일부 주민의 관심대상에서 벗어나 자연스럽게 바다와 친해지고 관심을 가지는 것에서 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즉, 어린 아이부터 자연스럽게 바다에 익숙해 지는 것이 바다산업을 활성화 시키는 것인데, 그것은 해양레저부터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관광과 레저형태가 다양화됨에 따라 해수욕과 낚시로 대표되는 해양레저가 이제는 요트 등으로 폭넓게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일반적인 레저와 달리 해양레저는 해변의 산책길에서 유래한 선박계류시설 등을 갖춘 종합적인 해양레저시설의 총칭인 마리나라는 곳에서 이루어진다. 좋은 환경의 마리나가 해양레저 활성화에 중심이 되는 것은 사실이나, 그간 우리나라에서는 소극적인 인식과 공유수면매립법 등 30여 가지 이상의 각종 법규에 묶여 개발이 곤란하였다. 또한 바다의 수면뿐만 아니라 육상에도 시설이 설치되어야 하지만 항만구역 이외의 구역에서는 마리나를 개발하려고 하여도 사업시행에 필요한 예산 확보가 곤란하였고,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을 적용받을 수 없기 때문에 민간자본의 유치도 어려워 개발이 지지부진하였다.

최근 정부에서는 marina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2009년 “마리나항만의 조성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마리나항만 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하여 2019년까지 전국에 43개소의 마리나항만을 개발한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지금부터 마리나개발은 본격적으로 이루어져서 자연스럽게 국민의 해양레저활동이 활성화되어 해양강국으로 연결되는 해양문화의 확산이 쉽게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의 법령은 요트의 계류를 주목적으로 하였던 기존 시설과 달리 이용자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모든 시설인 클럽하우스, 쇼핑센터 등을 포함하는 종합적인 해양레저·관광시설까지 개발할 수 있어서 육상부문을 보다 적극적으로 개발할 여건이 마련됐다.

선진국의 사례에서 보듯이 바다에 설치된 계류장만으로 운영하는 마리나 보다 호텔, 테마파크, 쇼핑몰로 구성된 마리나가 성공하였다는 사례를 볼 때 육상부문의 시설강화가 성공의 요소임에는 부정할 수 없다.

또한 정부는 정책적으로 거점이 될 43개소의 마리나 개발계획을 발표하였지만, 줄어드는 어민과 소득저하에 따라 어촌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어항이 무려 2,293개나 있어서 국가주도의 계획보다도 더 많은 marina 건설수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것은 우리와 유사한 여건인 일본의 경우 어촌 및 어항을 이용하여 마리나시설을 도입한 피셔리나(fisharina: fish + arena)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어촌과 공생하는 모델이 전개될 것으로 보아, 건설업계에서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롭게 도입되는 마리나의 개발은 단지 레저를 즐기는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해양산업의 전초기지이자, 국민을 친해양적으로 만들어 21세기 성장동력으로서의 해양산업을 이끌어 나가는데 일조할 것임에 분명하다. 아마 20년 뒤 혹은 그 이전에 동양인은 절대 불가능할 것이라는 피겨스케이팅에서 김연아 선수가 세계를 재패한 것처럼, 한국이 서구의 전유물이라고 일컬어지는 아메리카스 컵 요트대회의 우승을 이끌어 내는 날을 기대해 봄직하다.

김성국 외래교수 (성균관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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