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인 기업성장의 열쇠 : 기술혁신에 더 관심을 쏟아야
지속적인 기업성장의 열쇠 : 기술혁신에 더 관심을 쏟아야
  • 승인 2009.12.30 09: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 건설경기는 부진을 면하지 못했다. 건설업체수는 2008년 대비 400개가 감소하였고, 부도난 종합건설업체가 9월에는 68개에 달하였다.

2010년 건설경기는 금리인상 등 몇몇 악재가 우려되기는 하나 정부와 민간부문의 SOC사업 투자의 확대로 비교적 밝게 전망되고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경기에 따라 기업이 도산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기업의 평균수명은 12.5년에 불과하고 길어야 30년 정도라고 한다.

‘70년 포춘지가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 중 2005년에 185개 기업(37%)이 도산되었고, 175개 기업(35%)이 중대한 전략 또는 사업의 변화를 꾀하는 등 70% 이상이 사라졌다.

그렇다면 기업이 단순생존의 차원을 넘어서 살아있는 생명체로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하려면 어떻게 해야만 할 것인가? 한국의 건설산업은 50~60년 정도의 짧은 역사로 인하여 시공분야는 상당히 발전했으나 기술, 엔지니어링, 설계분야는 취약하므로 이들 분야가 강해져야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한다.

기술 등 소프트한 영역이 강해지기 위해서는 경쟁사에 비하여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지속적인 기술혁신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기술혁신은 연구분야나 연구자에 따라, 산업에 따라 달리 정의되고 있으나 일반적으로 ‘개인이나 사회조직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고 개발하고 실용화하는 전 과정’이라고 정의되고 있다. 기술혁신은 크게 제품혁신(Product Innovation)과 공정혁신(Process Innovation), 지속적 혁신과 파괴적 혁신으로 구분한다. 제품혁신은 무엇을 만들 것인가(What to make)에 관계하는 것인데 반하여 공정혁신은 어떻게 만들 것인가(How to make)에 관계하는 것이다. 지속적 기술은 기존제품의 기능을 개선하는 기술을 의미하며 파괴적 기술은 기존제품의 단순한 기능의 개선이 아니라 새로운 기술적 접근을 통한 신제품의 개발을 의미한다.

기술혁신의 개념적 정의에서 알 수 있듯이 건설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신제품이나 신공정 개발에 대한 연구개발투자가 중요하다. 그러나 건설산업의 연구개발투자를 타 부문과 비교해 보면 적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의 총연구개발투자는 2007년 23조8천600억원으로 2005년 대비 28.6% 증가하였다. 주요산업별로는 동기간동안 화학산업은 34.6%, 기계산업은 28.7%, 전자장비산업은 18.9%, 자동차산업은 37.3% 증가했다.

건설산업의 총연구개발투자는 2005년 6천110억원에서 2007년 5천440억원으로 11.0% 감소하였다. 또한 총연구개발투자중 신제품·신공정 개발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산업이 2005년 60.6%에서 2008년 66.5%로 5.9% 포인트 성장하였다. 그러나 건설산업은 오히려 6.0% 포인트 감소하였다. 이러한 현상은 건설이라는 산업적 특성으로 인하여 연구개발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데에서 그 이유를 찾는 것이 옳다.

그 이유는 첫째, 기술기획의 관점에서 살펴보면 지난 수십년간 개발된 기술로 제품을 생산하여 시장수요를 충족시키려는 기술지향적 기술기획(Technology-push Planning)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고객의 니즈를 명확하게 파악하지 않고 연구개발자의 입장에서의 ‘좋은 제품’을 개발해서 시장에 내놓으면 시장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여 상업적으로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기술혁신은 후단계에 가까워지면 질수록 투자규모가 커지는 특성을 지니고 있으므로 상업화단계에서는 적게는 수억 원에서 많게는 수백억 원에 달하는 자금이 소요된다. 따라서 상업화실패는 기업을 죽음으로 내모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둘째, 기술전략실행의 관점에서 살펴보면 기업의 전사적인 경영전략과 기술혁신전략이 서로 정합성을 가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기업연구소나 연구개발 전담부서 등 R&D부문의 능력부족으로 인하여 사업부가 요구하는 신상품개발이나 기술개발요구수준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한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R&D부문이 사업부문에 어떠한 제안을 하더라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사업부문이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것을 처리할 수밖에 없는 여건으로 인해 난해하고 성과를 기대할 수 없는 단발성 과제는 증가하나 미래경쟁력을 결정하는 기반기술이나 핵심기술과 관련된 과제가 급감하게 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경영에 직접적으로 공헌할 수 있는 전사 기술혁신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최근 선진기업에서 주로 활용하고 있는 신제품개발 프로세스의 체계화, TRM (Technology Roadmap) 등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TRM은 기업의 기술개발에 대한 방향성을 알려주는 지도이다. 향후 3~5년후 미래 건설시장에서 고객이 요구하는 신제품·신기술은 무엇인가? 신제품 개발에 필요한 핵심기술은 무엇인가? 핵심기술은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등을 체계적으로 개발할 수 있게 하는 도구이다. 건설분야에도 TRM 확대를 통해 R&D 혁신전략의 기반을 마련해야할 것이다.

장동훈 경영공학박사(전략기술경영연구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