턴키심의, 달라지는 것은 없다
턴키심의, 달라지는 것은 없다
  • 승인 2009.09.28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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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사업 턴키심의위원이 공개됐다. 건설산업선진화방안에서 제시된 평가위원공개 방침을 4대강사업부터 적용한 것. 당일 추첨으로 심의위원을 선정하던 방식을 일주일전으로 바꿨고, 심의위원 명단도 공개했다. 기존의 심의위원이 대학교수 중심이었던 점에 반해 이번에는 발주청 인사가 대다수를 차지하겠다.

이러한 국토부의 개선안은 그동안 턴키로 인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보인다.

개선을 하다하다 결국 평가위원 공개라는 카드까지 꺼냈고, 발주청 직원을 심의위원으로 배치해 특정업체 밀어주기를 지양하겠다는 의도다. 수공이 총대를 맺으니 도공, 철공 등 주요 공기업도 이러한 방식을 채용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평가위원 공개 및 발주청직원의 심의위원 대거 채용은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부정적인 측면이 더 많이 보인다.

우선 자체평가 인원이 많아지다 보면 상급자의 의견을 따라가게 된다는 것. 공기업의 인사적체가 심각한 상황에서 굳이 상급자와 다른 의견을 내서 눈총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는 자칫 건설사의 로비가 공기업 최상위 계층으로 집중될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또 본질적으로 건설사의 로비가 없어 지냐는 문제도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평가위원이 공개되던 그렇지 않던 건설사 영업부는 사정권에 위치한 인물들에 대해 상시 관리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당일 추첨인데도 로비가 극성인데, 공개까지 된다면 과연 로비를 피해갈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단 평가위원이 공개된 만큼 좀더 교묘한 방식으로 접근할 공산이 크다.

대형사 위주의 수주가 고착화될 가능성도 크다. 공기업 임원이 중견기업과 메이저사중에 어떤곳 하고 이해관계가 많고 친할까? 당연히 메이저사고, 때문에 대형사 위주로 평가가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타깃이 보이는 상황에 맞춰 중견기업이 공격적인 영업을 위해 막대한 로비를 퍼부을 경우, 이 또한 적발된다면 사회문제로 비화되고, 건설업의 이미지는 또 한번 떨어질 것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고심끝에 내놓은 턴키 개선안이겠지만, 건설사의 영업부가 없어지거나 정성적인 것이 완전히 배제된 입찰제가 나오기 전까지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정장희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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