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 조경 ‘조직+전문인력’ 필요
국토해양부 조경 ‘조직+전문인력’ 필요
  • 승인 2009.08.24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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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년 전 중앙 및 지방정부직제에 ‘조경직’이 신설되었다. 중앙정부에는 ‘시설조경직’, 지방정부에는 ‘조경직’이 그것이다. 그렇듯 현정부에서 현재 주창중인 녹색성장이라는 새로운 화두가 탄생되기 전에 이미 조경은 70년대 국토개발을 수반하는 산업화시대를 거치면서 국토 및 도시 환경(경관+생태 등 포괄적 의미를 지님)을 담당하는 중요한 전문분야로 자리매김 하고 있었다.

거기에는 오늘날의 ‘녹색성장’에 버금가는 ‘국토보전’이라는 정책이슈에 대응하기 위한 중앙정부의 강력하고도 효과적인 행정지원의 배경이 있었다.

청와대에 조경·건설담당비서관을 임명하고 서울시를 비롯한 각 종 공조직에 조경과 등 조직을 신설하고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대학과 대학원에 조경학과를 신설하는 등의 조치를 하였다.

이러한 정부의 정책 드라이브는 조경을 통해 도로, 주거단지, 도시개발, 공공건축, 공항 및 항만, 관광지 조성, 문화재 정비 등 각 종 건설사업으로 수반되는 국토 및 도시의 훼손된 환경을 효과적으로 회복하고 관리하는데 큰 성과를 이루었다.

오늘날의 ‘녹색성장’이라는 화두는 글로벌 언어이다. 산업사회를 지나 지식정보산업사회화 그리고 선진국가·도시에서 나타나고 있는 창조도시(creative city)화는 녹색의 도시재생을 통해 기후변화, 생물종다양성 등 생태적 문제에 대응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경제, 사회, 문화적 가치창출의 동력으로 삼고자 한다.

국토 및 도시관리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국토해양부가 글로벌 국토 및 도시관리의 이러한 새로운 흐름을 읽고 적극적 녹색성장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해 나가가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조직과 전문인력을 수반하여야 한다.

녹색성장에 부합되는 국토 및 도시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토목, 건축, 도시 등의 직제만으로 한계가 있다.

도시 및 국토를 바탕으로 한 녹색성장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이들 전문분야와 함께 조경(landscape architecture)의 전문성이 필요하다.

녹색(환경·생태)보전의 단순한 기능에 더하여 디자인을 통해 녹색도시·국토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궁극적으로 국토선진문화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전문분야가 곧 조경이라는 점에서이다.

국토와 도시관리를 통해 녹색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국토해양부에 조경조직과 조경직 전문인력이 꼭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국토해양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4대강 살리기’,‘국가상징거리 조성’‘도시재생’, ‘4대강 주변 도시수변공간조성’ 등의 대형 프로젝트에서 조경분야가 담당하여야 할 역할은 지대하다.

조경은 건축, 도시와 함께 ‘생태와 경관의 조화’를 통해 친환경적이고 아름답고 건강한 강, 수변, 거리, 도시환경을 창조하고 새로운 녹색 가치와 문화를 창달할 수 있는 필요불급의 전문분야다.

그러나 국토해양부의 현실은 암담하다. ‘시설조경직’이 설치되어 있으나 조경을 전공한 전문공무원은 한 사람도 모집하지 않는다(한국은 일년에 2천명의 조경학도를 배출함으로써 6천명의 미국에 뒤이어 세계 2위의 조경대국임)‘녹색도시과’라는 조직이 있으나 전기한 21세기 녹색성장을 추진하는 정책업무와는 거리가 멀다.

국토해양부에 ‘조경조직’과 ‘전문인력 부재’의 부작용은 심각하다. 첫째 4대강 살리기 등 각 종 국가 녹색성장 정책 개발 및 수립, 집행과 관련한 조경전문 학술 및 기술기관과의 현실적 소통의 단절이다.

도시 및 국토정책 및 집행과 관련하여 조경분야는 최고의 녹색 노우 하우를 갖추고 있지만 그 창의적 노우 하우의 전달에는 항상 한계가 있다.

둘째, 이러한 소통의 단절은 큰 국가적 손실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근래의 예를 들면, 순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최와 관련하여 국토해양부는 순천시의 후원기관 요청을 거절한 바 있다.

조경조직과 전문인력이 없으니 그 행사가 앞으로 지방도시의 경쟁력 형성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이해할 수가 없었기에 그러하였을 것이다.

21세기 도시정원박람회는 녹색을 통해 도시재생을 수행하는 새로운 녹색도시성장동력이다.
그것은 단순히 도시환경개선의 기능적 차원을 넘어 경제, 사회,환경, 문화적 가치를 창출하는 녹색도시재생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사업인 것이다.

이것은 지방의 작은 도시의 정원만들기의 문제로 치부될 것이 아니라 21세기형 도시만들기의 새로운 모델을 탐색하고 개발할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향후 녹생성장을 기반으로 한 대한민국의 국토 및 도시전략 목표는 ‘선진국토창조’가 될 것이다.

그동안 산업화 과정에서 각 종 개발로 인해 파괴되고 훼손된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보전 및 복원하고 회복하는 단계를 넘어 이제 새로운 국토 및 도시 유형의 ‘금수강산 브랜드’로 가치를 창출 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것은 현정부의 녹색성장 정책과도 맥을 같이 하는 것이지만 21세기 대한민국의 국토 및 도시전략의 큰 그림과 연계되어 있다.

조경은 토목, 건축, 도시 등의 전문분야와 함께 이러한 국토 및 도시전략에 녹색의 가치를 부여하고 제고할 수 있는 큰 축을 형성하고 있는 전문분야이다.

현 시점에서 국토해양부에 조경조직의 신설과 조경전문인력(시설조경직)의 모집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조세환 교수 (한국조경학회 회장 한양대학교 도시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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