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수도권지역의 청약 열기… 과연 주택시장 회복 조짐인가?
일부 수도권지역의 청약 열기… 과연 주택시장 회복 조짐인가?
  • 승인 2009.06.08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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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천 청라지구의 주택 분양 청약 열기가 각 언론 매체를 타고 보도되면서 주택시장 회복여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에 대해 주택시장 회복 여부에 대한 의견은 전문가마다 조금 다를 수 있지만 개발호재가 있는 일부지역에서의 현상일 뿐 아직은 회복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지방의 미분양 적체는 여전히 해소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고, 거시경제 여건 등을 고려할 때 아직은 주택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보기에는 그 재료가 충분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일부 언론에서는 건설업체 부도수가 감소하기 시작했다거나, 은행권에서 주택사업의 PF대출을 확대하기 시작했다거나, 주택가격 상승하기 시작했다거나 하는 기사와 함께, 마치 주택시장이 본격적으로 회복세로 돌아선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

그래서 인지 부쩍 이제 주택을 사야 될 시기냐고 묻는 사람이 많아졌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매우 부분적인 현상일 뿐, 아직 여러 가지 여건상 시장의 추이는 조심스럽게 전망해야 한다.

언론은 현상의 사실만을 전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충분한 근거 없이 추측이나 기자 개인의 판단에 의해 기사를 쓸 경우, 소비자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 오히려 부동산 시장 과열을 부추길 수 있다.

물론 올 초부터 정부가 금리 인하를 통해 시중에 자금을 풀면서 시장의 유동성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에 그것이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점도 있다.

그리고 과거 외환위기 이후의 학습효과로 결국 부동산은 반드시 다시 오른다는 신념을 갖고 있는 사람도 많다. 이러한 요인이 주택시장의 회복시기를 앞당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주택시장의 여건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개인적으로 지난 몇 년간의 가격상승 이후 시장의 조정기는 매우 미흡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소득대비 주택가격은 6∼7배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경제여건이 악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주택가격의 하락이 크지 않았다.

저금리 요인은 있지만 부동산 시장이 거시경제 요인과 매우 연관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본격적으로 회복세로 돌아서기에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선분양 특성상 신규 분양시장에서는 청약에 당첨되더라도 소액의 금액만으로 계약이 가능하기 때문에 실제로 수요가 지나치게 과장돼 나타나기 쉽다.

주택사업자는 초기분양률이 높아야 더 많은 관심을 끌고 수요자를 유인할 수 있기 때문에, 과도한 홍보나 다양한 편법을 사용하여 초기분양률을 높이려고 하기도 한다.

더구나 주변 부동산중개업자들도 청약만 되면 바로 최소 몇천만원의 프레미엄이 가능하다고 부추긴다.

최근 청라지구 등 일부 수도권지역의 청약 인기가 이러한 과장된 수요 때문에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항상 청약시장의 수요는 매우 조심스럽게 분석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언론도 일부 개발호재가 풍부한 요인 때문에 수요가 몰리는 현상을 시장 전체의 변화인 것처럼 과장되게 보도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소비자의 알권리에 대한 전해야 하는 사회적 책임감도 있지만, 잘못된 보도가 시장과 사회를 혼란시킬 수 있다는 사회적 책임감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김찬호 (주택산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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