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뜨거운 감자 ‘청계천 복원사업’ 왜 시끄럽나?
해설-뜨거운 감자 ‘청계천 복원사업’ 왜 시끄럽나?
  • 이은진 기자
  • 승인 2002.06.03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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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여·야 후보간의 정치적 논쟁으로 급부상
복원비용·사업효과 둘러싼 각계각층 치열한 논란
건설사업 파급효과 14조1천603억원 추정
공사중 고용창출도 무려 15만1천168명 예상
사업시행 철저한 사전조사 우선돼야 가능성 높아

당초 생태환경의 보전이라는 목표에서 시작된 청계천 복원사업이 현재 서울시장 여·야 후보들간의 치열한 정치적 논쟁으로까지 확산되면서 최근 건설업계는 물론 각종 사회단체에서도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건설업계의 경우 청계천 복원사업이 시행될 경우 주변지역의 재개발과 맞물리면서 건설사업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상상을 초월한다는 측면에서 건설업계에 초미의 관심사로 급부상했다.
그러나 여·야 서울시장 후보들간의 찬·반론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과연 청계천 복원사업이 실현될 지 또 여전히 오리무중.
시행여부를 놓고 논란에 논란을 거듭하고 있는 청계천 복원사업. 과연 실현가능한 사업인지 수많은 이견차중에서 가장 큰 관심거리로 평가되고 있는 사업비용, 교통문제 해결, 파급 효과 등을 중심으로 청계천 복원사업의 이모저모를 조명해 보았다.

비용은 얼마나 드나 복원 비용은 각 발표 자료마다 가장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부분이다.
우선 서울시립대 정창무교수는 종로와 을지로 사이 청계천 2∼6가(1.8㎞)의 재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은 모두 12조3천461억원으로 추정했다. 세부적으로는 재개발 8조2천707억원, 영업손실보상 2조7천516억원, 복원비 9천400억원, 경전철 건설비 3천838억원 등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청계천 복원에는 총 360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후보가 주장한 세부 항복 비용은 철거 2천60억원, 자연하천복원 720억원, 교량 186억원, 물처리 145억원, 조경 121억원, 도로정비 198억원, 설계·감리 170억원 등이다.
착공시기는 한나라당 이후보는 청계천 복원 타당성 조사는 이미 마친 상태이며 시장이 되면 청계천 복원위원회를 만들어 전문가와 시민의견을 듣고 1∼2년에 걸쳐 기본·실시설계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또 이 후보는 검토·설계에 1년6개월, 공사에 2년6개월 등 모두 4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민주당 김민석 후보는 청계천 복원은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검토가 요구되는 일이므로 4년 임기 안에 타당성조사와 이에 따른 준비작업을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한편 건설업체 한 관계자는 “청계천 복원같은 중대 사안이 1∼2년 안에 결정될 수 있겠냐”며 “누가 당선되든지 임기안에 성사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
사업시행시기는 현재로서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교통문제 해결방안은 청계천 복원시 교통상황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큰 문제는 없다는 견해들을 제시하고 있다.
연구결과 청계천을 복원하지 않을 경우 시속 20.8㎞인 도심의 통행속도가 고가도로만 철거하면 시속 19.8㎞로, 복개도로만 철거하면 시속 16.5㎞로 줄었으나 복원이 끝나면 17.9㎞로 회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간선도로나 도시고속도로, 서울시 전체 도로의 통행 속도는 0.1∼1㎞ 정도 줄어 거의 변화가 없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양윤재 교수는 청계천변으로 양방향 4차선의 도로조성과 청계천을 이용한 모노레일 등 신교통망만을 이용해 교통수요를 충당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파급 효과는 건설사업에 파급효과는 14조1천603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와 함께 산업활동 기대효과 2조2천84억원 등 총 효과는 19조1천536억원에 이른다게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서울시립대 정창무교수는 청계천 주변 재개발의 경우 용적률 600%, 건폐율 30%, 최고 20층으로 고밀도 재개발해 고급상가로 분양하면 총 분양이익은 15조7천102억원으로 개발순수이익만도 3조3천641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중급 상가로 분양하더라도 총 분양이익은 12조5천682억원으로 2천221억원의 개발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밖에 청계천 복원 공사중의 고용창출효과도 무려 15만1천168명이며, 복원 후에는 2만9천481명의 취업 유발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업계에서는 청계천복원을 놓고 ‘재개발’, ‘순수 환경적의미에서의 복원’이라는 두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건설업계에서는 생태계 복원이라는 청계천 복원사업의 본질보다는 개발사업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비용과 착공시기, 공기 등에 대한 여러 가지 연구가 연달아 발표되고 있지만 확실한 것은 엄청난 규모의 공사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는 것이다.
건설사업에 파급효과가 14조1천603억원으로 추정되고 고용창출효과가 공기중에만 15만1천168명이라는 연구자료가 발표된 가운데 업계에서는 청계천 복원이 성사되면 건설사업에도 영향을 끼치지만 그로 인해 우리나라 경제도 같이 부흥할 것이기 때문에 청계천 복원은 성사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업체 한 관계자는 “60년대 이후 건설업이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주춧돌이 된 것처럼 청계천 복원 사업이 성사되면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시너지 효과는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건설업계에서는 이러한 엄청난 규모의 공사를 눈앞에 놓고 무조건적인 찬성표를 던지지는 않고 있다.
중대한 사안인 만큼 철저한 사전조사와 체계적인 공사 관리 등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한 관계자는 “청계천 복원 문제는 시급히 결정할 일이 아니다”라며 “서울 한복판을 완전히 뜯어내는 공사인 만큼 치밀한 사전조사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진 기자 ejlee@conslo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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