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보강기술의 표준화
보수·보강기술의 표준화
  • 승인 2007.04.16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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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에 시작된 급속한 경제성장과 더불어 건설된 각종 사회기반시설은 이제 서서히 물리, 화학적 손상을 입게 되는 시기가 되어, 점차 내하력이 떨어지고 수명이 급격히 단축되는 시점에 도래됐다.

구조물의 성능이 저하되거나 콘크리트가 열화될 경우 적시에 적절한 보수·보강을 실시하지 않으면 급작스런 붕괴로 인한 인명, 재산피해와 대규모 보수 및 개축 등에 의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특히 교량의 경우에는 산업의 발달과 더불어 대형차량이나 과적차량의 통행이 급증하고 환경조건이 지속적으로 변화하여 누적된 피로 손상 등으로 파손현상이 가속화되고 충분한 내하력을 지니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시설물의 물리적 수명의 연장과 본래의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점검·지단과 그에 따른 적절하고 신뢰성 있는 보수·보강공법의 적용이 시급하며 이러한 구조물의 유지관리와 보수·보강은 건설 분야에서 하나의 큰 주제로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상당수의 보수·보강공법은 외국의 재료 및 시공기술을 그대로 도입한 것이 많아 국내 건설 환경과 조건에 적합하지 않거나, 충분한 경험이 없이 시공되어 동일한 보수·보강공법을 적용한다 하더라도 사용재료와 시공업체에 따라 상이한 시공결과를 보이고 있다.

또한 손상원인에 따른 최적 보수보강 지침이나, 시공재료의 선정기준이 없어 시공결과에 대하여 신뢰할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보수·보강 후 정량적인 분석을 통한 성능향상 평가 및 추적조사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아 성능향상 정도를 정확하게 평가할 수 없다.

이러한 원인은 일차적으로 국내에 도입된 외국의 보수·보강 기술을 적용하는 생산업체와 시공업체의 경험부족과 함께 자격기준의 미비로 인한 영세업체의 난립 및 보수·보강기술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기술기준을 표준화시켜 시설물 형식 및 환경조건에 관계없이 동일한 성능향상효과를 획득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보수·보강기술 인증제도 부재 및 관리기관 미 지정 때문이기도 하다.

이에 반하여 선진국에서는 보수·보강기술 표준을 국가기관에서 직접 관리하고, 업체에 자격을 부여함으로써 기술력을 인증받은 업체만이 공공시설물의 보수·보강공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한했으며, 이를 통하여 규격화된 제품성능과 구조물의 성능향상을 이룰 수 있었다.

따라서 국내에서도 정확한 품질과 성능향상을 위해서는 선진국과 유사한 형식의 보수·보강기술 표준화와 인증체계 도입을 심도 있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즉 보수·보강기술 표준화를 통해 생산업체와 시공회사의 기술 개발 동기 부여 및 품질관리에 대한 책임의식을 높일 수 있고 재료 특성 및 시공방법의 특징 등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는 방향으로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각 업체에서 개발된 보수·보강기술의 품질을 공인하는 인증시스템은 관리주체와 기술 표준화 및 업체와의 상호 유기적인 관계를 통하여 건설 환경의 변화에 따라 변화하고 발전할 수 있는 개방적인 체계로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일본의 경우, 노후화로 성능이 저하된 시설물의 보수·보강공법을 적용하기 위해서 “콘크리트 구조물의 유지관리지침”에 따라 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지침은 민간회사의 보수·보강기술도 모두 취합하여 공통적인 사항만을 규정하고, 현장에서 적용하는 구체적인 시방사항들은 공공기관이나 민간업체가 국가나 협회·학회에서 인증을 받은 시방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일본의 보수·보강의 기본이 되는 ‘콘크리트구조물의 유지관리지침’에는 공통적인 보수방법과 보강공법에 대한 시방이 제정되어 있다.

독일의 경우도 현존하는 많은 보수·보강공법 가운데 교량에 사용할 수 있는 공법은 독일 정부기관인 연방도로연구소(BAST)로부터 재료와 시공기술을 통합하여 인증을 얻은 시스템만으로 제한되며, 인증을 받은 각 시스템은 입찰시 기술평가에서 동일한 대우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내에서 기존의 보수·보강기술은 업체들의 자격이나 재료에 대하여 일정한 기준 없이 적용하여 왔기 때문에 재료의 선정이나 보수·보강된 교량의 성능향상 정도를 신뢰할 수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선진국의 시설물 관리 제도를 파악하여 국내의 특성에 맞는 보수·보강기술의 표준화를 정착시켜야 할 것이다.

보수·보강기술의 표준화는 구조물에 적용된 보수·보강 공법이 주변 여건을 고려하여 신뢰성 있는 보수성능을 확보하기 위한 시방과 시공 표준을 체계화함으로써 얻어질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보수·보강 공법에 대한 현장 적용성 검토가 체계적으로 수행돼야 하며, 각 재료의 특성에 맞는 상세한 시공절차를 제공함으로써 품질변동의 폭을 줄일 수 있는 재료 및 시공 통합 인증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하여 공법별로 철저한 시험과 검증이 뒷받침 되므로 적절한 보수·보강성능을 확보할 수 있고 보다 정확한 시공 및 품질관리도 가능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신주열 팀장 (한국시설안전기술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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