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에 대한 규제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리모델링 아파트의 성공사례가 나오고, 또 리모델링 시기를 단축하는 제도 개선이 이루어짐으로써 리모델링을 추진하려는 단지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앞으로 리모델링은 선진국 사례에서 보듯이 점차 신축 및 재건축·재개발과 더불어 주택시장의 한 영역을 차지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아파트 리모델링에 대하여 건설업 종사자들은 대체로 두가지 의문을 가지고 있다. 첫째 의문은 리모델링이 일시적 유행에 거치지 않을까 하는 점이고, 둘째 의문은 일시적이 아니라면 언제쯤 리모델링이 제대로 활성화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이 두가지 의문에 대한 답변은 리모델링에 대한 건설업체의 사업 전략과 정부의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첫째 의문에 대한 답변은 명확하다.
리모델링시장은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다. 혹자는 재건축 규제가 완화되면 리모델링은 제자리를 잃어버릴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리고 지금과 같은 증축형 리모델링은 고비용이 드는 방식이라고 말한다. 우선, 노후화 되어가는 아파트를 모두 다 재건축할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 명약관화한 사실이다. 경제성 측면에서 보더라도 재건축이 가능한 아파트가 있는가 하면, 리모델링 방식이 더 유리한 아파트도 많다.
1970년대나 80년대 초반에 준공된 아파트들은 비교적 재건축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으나, 1980년대 중반 이후 건립된 엄청난 물량의 아파트들은 대부분 재건축의 사업성이 떨어짐은 물론,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나 재건축 시점까지는 많은 세월을 기다려야 하는 문제점도 안고 있다.
따라서 공동주택 리모델링의 필요성은 거의 절대적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재건축이 어렵다고 하여 과연 리모델링이 노후화되고 있는 아파트의 개선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는 리모델링 사업의 기술력과 경제성에 달려 있다. 모든 신규사업이 그렇듯이 필요성이 있다면 그것을 충족시켜 주는 경제성있는 기술은 개발되기 마련이다.
그것은 당연히 도전적인 기업의 몫이다. 아직은 초기단계이지만 리모델링 기술은 빠르게 발전해 나가고 있으며, 점차 소비자의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경제성을 확보해 나갈 것이다.
둘째 의문에 대한 답변은 좀 더 명확하게 말하기 어렵다.
미래 시장을 전망하는 것인 만큼 불확실성은 더 크다. 예측에는 여러 가지 가정 내지 전제가 따르는데, 리모델링시장을 전망하는 데는 잠재수요의 기반과 주민들의 실질적인 리모델링 추진 의지 등 두 가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노후 아파트의 급증 현상으로 리모델링 잠재수요는 충분하고 그것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반면, 주민들의 리모델링 의지는 보다 불확실한 측면이 강한데 이는 리모델링을 통한 기대 가치 또는 이익의 실현 가능성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아파트 주민들은 시공업체의 기술력과 사업비, 그리고 정부의 지원제도 등을 통하여 사업성을 판단하고 특히, 리모델링 아파트의 성공 사례를 중요한 판단 근거로 삼는다.
아직은 이러한 판단의 요소들이 충분히 무르익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최근 상황에서 볼 수 있듯이 이러한 판단 요소들은 빠르게 개선되어 나가고 있다.
이런 요소들을 종합해 볼 때 우리나라 아파트 리모델링 시장은 지금부터 시작하여 빠르게 성장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2010년대에 들어서면 무시못할 주택시장의 한 영역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다만, 앞으로 리모델링시장은 질적으로 많은 변화를 거듭하면서 발전해 나갈 것이다. 지금은 재건축의 대안으로 인식되어 증축형 리모델링이 주류를 이루겠지만 앞으로는 단지의 다양한 상황과 주민의 욕구를 반영하여 리모델링의 사업 범위와 내용이 다양하게 전개될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 리모델링시장이 전국적으로 모든 아파트에서 적용 가능한 사업이 될 것임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초기단계에는 특히 정부의 제도 개선과 지원 정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는 리모델링을 미래 우리 도시와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활동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국가적 차원에서 리모델링을 중요하게 인식해야 하는 이유는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수요측면에서 잠재성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그것이 환경을 보호하고 자원을 절약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건축행위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제도개선 노력과 함께 건설기업의 창의적 도전도 요구된다. 잠재성 있는 시장을 실현가능한 시장으로 만드는 것은 기업의 몫이다.
윤영선 박사(한국건설산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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