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안전성이냐 경제성이냐
기자수첩-안전성이냐 경제성이냐
  • 홍제진 기자
  • 승인 2002.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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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제진 기자
취재2부

최근 감사원은 건설교통부 산하 모지방국토관리청 감사에서 국도에 설치된 철재 중앙분리대를(이하 중분대) 문제삼고 이의 개선을 요구했다.
감사원은 현재 일부 국도에 설치돼 있는 철재 중분대가 기존 무근콘크리트 중분대에 비해 무려 2배이상의 고가제품이며 무엇보다도 철재 중분대 설치가 불필요한 부분에까지 확대/설치하는 등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관련업계에서는 이같은 감사원의 조치에 대해 지나치게 경제성만을 주장하며 국민의 안전성을 도외시한 행정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현재 설치돼 운용중인 중분대는 모두가 건설교통부 신기술로 지정된 제품으로 건교부는 신기술로 지정하고 감사원은 이를 사용한 기관에 대해 개선을 요구하는 것은 행정불일치의 전형적인 사례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는 것.
뿐만 아니라 해당 국토관리청이 감사원의 이같은 지적을 수용해 관련업계로서는 신기술 활용에 치명적인 영향을 입게됐다고 토로하고 있다.
물론 관련업계도 도로의 직선구간에 있어서는 철재 중분대가 다소 과비용이 투입된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으며 감사원 또한 철재 중분대가 곡선도로에서는 그 효과가 크다는 것도 알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사례가 타기관에까지 확산되면서 자칫 안전성 보다는 경제성이 우선돼 신기술로까지 지정된 철재 중분대가 사장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감사원 감사에 대해 도로전문가들은 감사원이 단순히 예산낭비에 초점을 맞추고 감사한 것은 다소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즉, 예산낭비를 지적하기에 앞서 과연 현재 설치된 철재 중분대가 적정한지 여부 또는 투입된 비용만큼 안전성 향상에 얼마나 기여를 했는지를 우선 평가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안전성과 경제성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한번에 잡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한 마리의 토끼만을 잡으려고만 한 이번 감사원 감사에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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