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신고리 원전 계약지연 '책임논쟁'
기자수첩-신고리 원전 계약지연 '책임논쟁'
  • 염희선 기자
  • 승인 2002.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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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희선 기자
취재2부

한국수력원자력에서 시행중인 신고리 1/2호기사업이 주기기 계약문제로 상당기간 표류하고 있다.
총 공사비만도 무려 5조원에 달해 국내 플랜트공사에서 제일 큰 규모를 자랑하는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건설사업은 오는 2003년 8월 착공, 2009년 9월에 준공에정인 한국표준형 원자력발전소(가압경수로형 PWR)이며 설비용량은 100kW×2기이다.
그러나 이 사업이 지금 난관에 봉착해 있다.
본공사 발주에 앞서 체결돼야 할 주기기 계약이 두산중공업의 높은 가격제시로 인해 계약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
이에 따라 본공사 발주도 지연되고 있는 등 사실상 사업이 보류된 상태이다.
원전 주기기는 두중(당시 한국중공업)이 미국의 웨스팅하우스사의 기술지원을 받아 현재 100%에 가까운 자립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IMF 이후 발전설비 빅딜을 통해 국내에서는 두중만이 독점하고 있는 고부가가치 품목이다.
관련업계의 한 관계자는 "원전 주기기 수의계약이 보장된 두산중공업이 국내 유일의 제작업체라는 점을 악용해 '누워서 떡먹기'식의 수주도 모자라 폭리를 취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두중이 민영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 공기업의 생리를 그대로 가지고 있어 경영혁신을 통한 원가절감 노력을 소홀이 하고 있다"며 "신고리 주기기 계약지연에 따른 책임은 두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H중공업의 한 임원은 "수력원자력과 신고리1,2호기 주기기 가격결정을 놓고 벌어지는 양상을 타업체가 뭐라고 왈가왈부 할 필요는 없지만 두중이 제시한 가격은 턱없이 높은 가격임에 분명하다"고 밝히고 있다.
한전과 두산중공업은 독점사업을 놓고 벌이는 가격 줄다리기를 더 이상 방치하지 말고 빠른 시일내로 해결해야 장기적인 전력수급에 차질이 없을 것이다.
두중도 공기업인 한국중공업 시절의 구태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해 본 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할 의무가 있다. 그래야만 국민들의 비난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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