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건설사 재건축사업 손뗀다
<해설> 건설사 재건축사업 손뗀다
  • 박상익 기자
  • 승인 2006.04.07 1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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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지연시 “부담금 추가 늘어”
◇최초 추진위 승인 시점 부담금 부과=재건축을 나중에 추진하기 위해 조합이나 추진위원회를 해산한 뒤 다시 재건축을 추진하면 개발부담금 부담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어서 업체들의 반발이 더 심화되고 있다.

건설교통부는 최근 “재건축 개발이익의 산정시점은 최초 재건축 추진위 승인일"이라며 “중간에 조합이나 추진위를 해산하고 다시 사업을 추진해도 최초 추진위 승인 시점을 기준으로 개발이익을 계산해 부담금을 물리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정부가 재건축 시장의 안정을 위해 도입할 예정인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제에 따른 개발부담금 부담을 피하거나 낮추기 위해 고의로 조합, 추진위를 해체하는 편법을 막기 위한 것이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는 물론 재건축 조합원들은 대대적인 저항을 보이고 있다.

B사 관계자는 “업친데 덮친격”이라며 “사업을 하지 말라는 말로 밖에 볼 수 없다”고 토로했다. 특히 그는 “이번 후속대책은 정부가 내 놓은 대책 중 최악으로 볼 수밖에 없다"면서 “재건축 준공이 끝난 뒤 일정시점에 부담금을 물리겠다고 하는데 자금 순환이 안 되면 빚을 내서라도 부담하라는 격”이라고 덧붙였다.

◇재건축단지 대대적인 저항 돌입=재건축 개발이익환수 등을 주요 골자로 하는 3.30 부동산가격 안정대책에 시민단체, 재건축아파트단지조합 등이 조직적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바른재건축실천전국연합(이하 재건련)은 조만간 3.30대책의 철회를 촉구하는 100만명 서명운동을 전국적으로 전개한다.

김진수 대표는 “3.30대책은 부동산가격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지연시킬 뿐이며 조만간 더 큰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면서 “실무적인 준비가 끝나는 대로 서명운동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명운동은 지난 3일 350여명의 회원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긴급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으로 재건련은 100만명의 서명을 근거로 정부와 여당에 시민대토론회를 제안할 방침이다.
정부와 여당에서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자체적으로 토론회를 열 계획이다.

재건련은 이와 병행해 재건축 개발부담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으며 그래도 국회를 통과할 경우 위헌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한국주택정비사업조합협회(이하 한주협)도 최근 긴급 모임을 통해 대응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한주협 조영무 부회장은 “조만간 자유토론방식으로 정부대책의 문제점과 대응책을 모색해 입법저지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1998년 창립된 재건련은 서울 및 수도권ㆍ중부ㆍ호남ㆍ영남 등 전국에 지역본부를 두고 재건축 관련 상담ㆍ분쟁조정 등을 통한 올바른 재건축 실천운동을 펼치고 있으며 건설교통부 NGO정책자문단에도 참여하고 있는 시민운동단체다. 한주협은 재건축을 위해 행정이나 사업컨설팅 등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허가받은 주택정비사업체들의 모임이다.

◇재건축 단지들 ‘우왕좌왕’=역삼동 개나리 2·3·4·5차는 8월 이전에 관리처분 인가를 받기 위해 서두르겠다는 분위기다. 이 아파트는 올 11월에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할 예정이었으나 8월로 앞당긴 것이다. 고덕동 고덕주공1단지도 관리처분 인가 신청을 시급하게 준비 중이다.

기존의 조합원들이 재건축을 위해 사용한 비용 때문에 마땅한 대응책을 마련하기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

대치동 C아파트와 도곡동 J아파트 등 용적률이 거의 늘지 않았기 때문에 사업성이 별로 없다는 이유로 조합 해체를 놓고 대응책을 모색중이다.

서초구 삼호1차는 주변 시세에 비해 아파트가격 상승폭이 높지 않다고 판단, 재건축을 추진키로 했다. 지난 2002년 3월에 조합설립 인가를 받은 삼성동 홍실아파트도 재건축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이 설립된 단지들과 달리 조합이 설립되지 않은 재건축 단지들은 현행 행정절차에 따라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단 조합설립 전까지는 절차대로 진행한 뒤 정부가 관련법을 내놓으면 그때 가서 결정하겠다는 분위기다.


박상익 기자 4242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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