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리모델링융합학회, 2026 KRC 구조 정책 세미나 성료

노후 아파트 리모델링의 실질적 구조안전 기준 재정립 등 촉구 "위험한 건 수직증축이 아니라 노후 건축물을 방치하고 있는 지금"

2026-10-21     황순호

한국리모델링융합학회(KRC)가 지난 16일 '2026 KRC 구조 정책 세미나'를 개최, 노후 공동주택 리모델링 사업의 구조 심의 및 인허가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장의 애로사항을 진단하고, 현실적인 제도 개선 방향을 모색했다고 밝혔다.
최근 법제처의 유권해석과 서울시 등의 강화된 방침으로 인해 공동주택 리모델링 시장이 심각한 혼란에 빠진 가운데 그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다.

혼란은 지난 2023년 7월 법제처가 1층 필로티 설계 및 최상부 1개층 상향을 기존 수평증축이 아닌 '수직증축'으로 해석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법제처는 세대수를 늘리지 않는 수직증축의 경우 주택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수직증축형 리모델링'에 해당하지 않지만, '안전진단과 안전성 검토에 대해서는 세대수 증가 여부와 관계없이 수직증축 관련 절차를 적용해야 한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김진영 아주대 교수(KRC 정책위원장)가 이 날 발표를 통해 "수평증축을 바탕으로 1개층을 추가할 때 기존 골조의 중력하중 증가율은 약 4~5% 수준이며, 추가 하중과 실제 구조 거동을 고려하지 않은 채 필로티형 1개층 증축과 3개층 수직증축에 동일한 검토 절차를 적용하는 것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26년 기준 전국 150개 단지, 약 12만 가구가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으며, 서울시의 경우 필로티를 적용하지 않은 수평증축 리모델링 단지에도 2차 안전진단 의무화를 통보한 상황이다.

또한 임철우 시엘에스이앤지 대표는 전국 주요 지자체에서 필로티 구조에 대한 해석방식과 2차안전진단 과정에서 현장이 큰 혼란과 대립을 겪고 있다고 진단, 서울시에 이어 성남시 또한 기존 인허가를 득한 단지는 물론 준공을 앞둔 단지에 대해서조차 절차 소급 적용을 예정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필로티 층의 존재 자체가 건물의 안전성을 저해하는 것은 아니며, 안전검증 또한 기존 건물 사용이력을 감안해 필요한 범위 내에서 합리적인 기준을 적용해야 함과 더불어 몇 차례의 시험 중 가장 낮은 점수 하나만을 기준으로 삼아 건물 전체를 재설계하도록 강제하기보다는, 단지 전체의 종합적인 안정성을 반영할 수 있는 합리적인 평가 기준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실제로, 분당 느티마을 등 이미 수평증축 사업계획승인을 받아 골조 공사를 마치고 입주를 앞둔 단지들의 경우, 갑작스러운 소급 규제로 인해 공사 지연 및 수억 원에 달하는 추가 금융비용 부담을 떠안을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이 날 토론에 참여한 한 분당 소재 리모델링주택조합장은 "행정기관의 기존 판단과 승인을 믿고 사업을 진행해 온 주민들에게 뒤늦게 2차 안전진단을 강제하는 것은 사업 포기를 종용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기존 승인 단지들에 대한 현실적인 출구 전략 및 가이드라인 마련을 촉구한 바 있다.
이에 이상현 단국대 교수(KRC 구조분과위원장) 또한 노후 건축물은 방치하고 있는 지금이 가장 위험하며, 경직된 판정 기준을 넘어 대안 제시를 통해 안전성을 확보하는 유연한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제언하고 나섰다.

신동우 KRC 회장(아주대 명예교수)은 "안전은 모든 건설 사업의 전제 조건이지만, 리모델링 현장의 구조적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 지금의 제도 하에서는 국민의 주거환경 개선권을 침해할 수 있다"며 "최근 오세훈 시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리모델링 활성화 의지를 밝혔고, 정부 또한 리모델링 제도 개선을 위한 주택법 개정을 통과시켰다. 수직증축은 좋은 입지에 빠르게 양질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수단인 만큼 계속해서 정부 및 전문기관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법령 해석과 기술적 판단의 정합성을 높이고 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한 합리적 제도 개선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건설신문 황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