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칼럼] 순환경제와 조경: 그린유토피아를 향해

자원 채취 및 생산 후 재사용하는 '순환경제'가 대두 기존 토지와 시설, 생태·경관자원의 잠재적 가치 재해석

2026-08-10     임주원 텍사스 알링턴대 조경과 부교수
임주원

최근 미국에서도 순환경제(Circular Economy)가 건축과 조경 분야의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유럽에서는 이미 다양한 건축 프로젝트에 적용되고 있으며, 미국 환경보호청(EPA) 역시 관련 정책과 자료를 제공하며 개념 확산을 지원하고 있다.
순환경제는 기존의 선형경제인 '자원 채취-생산-소비-폐기' 구조를 '자원 채취-생산-재사용-재활용-…'의 순환 구조로 전환해 자원 소비와 폐기물 발생을 줄이고 지속가능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엘렌 맥아더 재단(Ellen MacArthur Foundation)의 버터플라이 다이어그램에 따르면 순환경제는 생물학적 사이클과 기술적 사이클로 구성된다. 생물학적 사이클은 자연에서 안전하게 분해·순환되는 자원을, 기술적 사이클은 반복적으로 사용 가능한 제품과 자원을 의미한다.
특히 기술적 사이클에서는 재활용보다 유지관리, 재사용, 재분배, 수리 및 재정비가 우선시된다. 재활용은 자원이 원래 기능을 상실한 이후의 마지막 단계이다.

이러한 개념을 교육하기 위해 텍사스 알링턴 대학교는 EPA의 지원을 받아 순환경제 수업을 개발했다. 필자를 포함한 세 명의 교수가 참여한 이 프로그램은 순환경제 이론과 함께 이를 구조물 제작에 적용하도록 구성됐다.
학생들은 폐기물 감축 모델과 환경전과정평가(LCA)를 학습하고, 재활용 자재와 건설폐기물을 활용해 그늘막, 벤치, 그린월 등을 설계·제작, 이를 통해 이론을 실질적으로 체험하는 기회를 가졌다.

결국 순환경제를 조경 분야에 효과적으로 도입한다는 것은 자원의 선형적 소비와 폐기를 최소화하고 자연의 순환과 회복을 중심으로 도시공간을 재구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접근은 환경적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포용성을 추구한다.

더 나아가 순환경제는 적응적 재사용(Adaptive Reuse)의 관점에서도 조경에 적용될 수 있다. 기존 토지와 시설, 생태·경관자원의 잠재적 가치를 재해석해 지속가능하게 활용하는 것이다.
이는 자연자본을 보전하고 재생하는 동시에 환경·사회 문제 해결에도 기여한다. 특히 도시숲, 생태공원, 빗물정원, 그린 스트리트 등 자연기반해법(Nature-based Solutions)은 탄소 흡수, 열섬 완화, 생물다양성 증진과 함께 시민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
순환경제를 조경에 적극 도입한다면 자원 낭비를 줄이고 자연의 회복력을 높여 지속가능한 그린 유토피아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