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주택공급, 속도만이 답일까
사업을 끝까지 움직이는 것은 공사비와 사업성 '어떻게 사업을 끝까지 완성할 것인가'가 관건
한국의 주택 공급 시스템은 지금 '속도전'이라는 이름 아래 빠른 변화를 겪고 있다. 정부는 인허가 절차를 단축하고, 민간은 사업 추진력을 앞세워 공급을 늘리려 한다.
그러나 단순히 인허가를 빨리 내주는 것만으로는 사업이 끝까지 완성되지 않는다. 인허가는 중요한 출발조건일 뿐, 실제로 사업을 움직이고 끝까지 밀어붙이는 힘은 '공사비'와 '사업성'이다.
현실은 냉정하다. 인허가가 떨어져도 공사비가 치솟으면 사업은 멈춘다. 사업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민간은 손을 뗀다. 결국 주택 공급의 성패는 허가가 아니라 돈과 수익성에 달려 있다.
이는 단순히 건설업계의 이익 논리가 아니라 시장의 작동 원리다. 공급 정책이 현실을 외면한 채 인허가 속도만 강조한다면, 착공조차 못한 채 표류하는 사업장이 늘어날 뿐이다.
따라서 공급정책은 단순히 '얼마나 많이 공급할 것인가'라는 양적 목표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사업을 끝까지 완성할 것인가'다.
인허가 이후에도 공사비 부담을 줄이고, 사업성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예컨대 금융 지원, 원자재 가격 안정화, 합리적 분양가 책정 등이 뒤따르지 않으면 공급은 시작도 못 하고 좌초된다.
정부와 민간의 협력 구조도 재설계돼야 한다. 정부는 인허가를 신속히 처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업성이 유지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민간은 단기적 수익만을 좇지 않고, 장기적 도시 발전과 주거 안정성을 고려해야 한다. 이 균형이 맞춰질 때 비로소 공급은 '완성'이라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주택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공급량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주거 안정이 보장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사업이 끝까지 완성되어 실제로 입주가 이루어지고, 그 과정에서 품질과 지속가능성이 담보되는 것이다. 인허가를 출발점으로 삼되, 공사비와 사업성을 끝까지 관리하는 정책적 시야가 필요하다.
지금의 공급정책은 속도와 양적 확대에 치중해 있다. 그러나 주택은 속도전의 대상이 아니라, 사회적 기반 시설이다.
정책은 '얼마나 빨리'가 아니라 '어떻게 끝까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인허가만으로는 부족하다. 사업성·공사비를 함께 바라보는 정책적 전환이야말로, 주택 공급의 진정한 완성을 이끌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