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칼럼] 지상권 설정 후 개발사업시 개발부담금의 납부의무자가 문제된 사례
개발이익이 실질적으로 귀속되는 게 누군지가 관건 사용승낙이나 지상권 설정도 ‘임차’로 볼 수 있어
1. 문제의 소재
개발부담금은 개발사업으로 인해 발생한 토지가치 상승분의 일부를 환수하는 제도며, 「개발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이하 ‘개발이익환수법’) 제6조 제1항에서는 원칙적으로 개발사업의 사업시행자가 개발부담금을 납부하되, 예외적으로 “타인이 소유하는 토지를 임차하여 개발사업을 시행한 경우에는 그 토지의 소유자”가 납부할 의무가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이하 ‘이 사건 규정’).
그런데 타인의 토지를 임차한 것이 아니라 그 토지에 장기 지상권을 설정한 후 개발사업을 시행한 경우 사업시행자와 토지소유자 중 누가 개발부담금을 납부해야 하는지가 문제됐고, 최근 대법원에서 이에 관해 명시적으로 판단한 사례가 있으므로 이를 소개한다.
2. 판례의 입장 (대법원 2026. 4. 30. 선고 2025두35759 판결)
가. 사실관계
1) 원고는 2005. 5. 6. 개발사업시행사인 A와 원고 소유 토지(종교부지, 이하 ‘이 사건 토지’)에 관해 존속기간을 99년으로 정하여 지상권 설정계약을 체결했다(이하 ‘이 사건 지상권’).
2) A는 이 사건 토지 지상에 오피스텔, 호텔 등 상업용 건물을 신축하는 개발사업(이하 ‘이 사건 개발사업’)을 시행하기 위해 건축허가를 받았다. 이후 공사가 완료돼 사용승인을 받았으며, 2020. 9. 17. 이 사건 토지의 지목은 ‘대지’로 변경됐다.
3) 피고는 이 사건 개발사업이 개발이익환수법에서 정한 ‘지목변경이 수반되는 사업’에 해당하고 토지소유자가 개발부담금 납부의무자라는 이유로 토지소유자인 원고에게 개발부담금을 부과했다.
4) 이에 원고는 임차와 지상권은 법적으로 구분되는 것이고, 지상권 설정까지 임차 개념에 포함시키는 것은 지나친 확장해석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자신에게 부과된 개발부담금 부과처분의 취소를 청구했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지상권’을 설정해 개발사업을 시행한 경우도 이 사건 규정이 정한 요건에 포섭되고, 개발부담금 부과의 대상이 되는 개발이익은 토지 가액의 증가분인데, 이는 토지의 처분권을 가진 원고에게 귀속된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1) 이 사건 규정의 내용은 사업시행자 이외에 개발이익이 실질적으로 귀속되는 자가 따로 있는 경우에는 그 자가 개발부담금 납부의무자임을 주의적으로 밝힌 것이고, (2) ‘임차’의 사전적 의미는 ‘돈을 내고 남의 물건을 빌려 씀’인데 그 통상적 의미가 반드시 민법상의 임대차에 한정된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오히려 이 사건 규정의 개정 취지 등에 비춰 보면 이 사건 규정은 남의 물건, 즉 타인 소유의 땅을 빌려서 개발사업을 시행하는 경우를 규율하려 했다고 봄이 타당하다. 민법상의 임대차가 아닌 사용승낙이 있었던 경우에도 이 사건 규정이 적용된다는 취지의 대법원 2004. 11. 11. 선고 2004두8262 판결 역시 이러한 규율 취지에 부합한다. (3) 지상권과 임차권 사이에 일정한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앞서 살핀 취지에 비춰 볼 때, 그러한 차이가 존재한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규정의 적용 대상에서 지상권 설정이 배제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법리를 설시하면서, ‘타인이 소유하는 토지를 임차하여 개발사업을 시행한 경우’에는 ‘타인이 소유하는 토지에 지상권을 설정하여 개발사업을 시행한 경우’도 포함된다고 판시하며, 원심 판결이 타당하다고 보아 상고를 기각했다.
3. 결론
대상판결은 이 사건 규정을 해석함에 있어서 ‘개발이익이 실질적으로 귀속되는 자’가 누구인지를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봤으며, 이 사건 규정상 ‘임차’의 의미는 민법상의 임대차에 한정되지 않고 사용승낙이나 지상권 설정의 경우도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했다.
최근 대상판결의 사안과 같이 복합개발사업을 영위하는 시행사가 토지를 직접 매입하지 않고, 사용승낙을 받거나 장기 지상권만 설정한 채 개발하는 구조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안에서 토지소유자에게 막대한 개발부담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으며, 사업시행사와 사이에 개발부담금 분담 여부 등에 관한 사항을 사전에 합의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음을 유의해야 할 것이다.
한국건설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