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산업, 지속가능한 혁신과 AX 대응 노력해야
건산연, 체질 개선 위한 ‘건설 재탄생 2.0’ 세미나 개최 단순한 선언적 비전 아닌 현장 중심 방안이 필요 정책・제도 및 기업 경영・사회적 가치 역량 강화해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이 건설산업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고 실행 중심의 혁신을 추진하기 위한 ‘건설산업 재탄생(Rebirth) 2.0 지속가능한 산업 혁신과 AI 시대 대전환’ 세미나를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 CG아트홀에서 개최했다. 현장에는 이충재 건산연 원장 외에도 한승구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장, 김이탁 국토교통부 1차관 등 각계의 주요 내빈들이 참석했다.
최근 대한민국의 건설산업은 ▷산업의 구조적 분절과 파편화 ▷규제 중첩 ▷산업 가치 실종 ▷기술·시장·상품 혁신 부족 등 구조 자체에서 근본적인 문제들에 직면해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이 건설산업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 나아가 사회 전체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뒤바꾸고 있는 만큼 새로운 시대에서의 성장과 혁신을 이끌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해야 한다는 의견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이충재 건산연 원장은 건설산업 재탄생 2.0의 4가지 방향으로 ▷건설산업을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 ▷사람과 문화의 변화 ▷산업 구조와 거버넌스의 재설계 ▷인공지능과 디지털 전환을 축으로 한 전면적인 혁신 등을 제시했다.
또 개회사를 통해 “인공지능 시대에 건설산업이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의 성장과 혁신을 이끄는 핵심 동력이자 국가 산업 근간으로 거듭나길 바란다”며 “건산연도 건설산업 재탄생 2.0의 비전이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고, 정책과 제도, 현장의 실천으로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건설산업 재탄생 2.0, 담론 넘어 실행 위한 전략으로
손태홍 건산연 건설기술·관리연구실장은 지난해 3월 18일 발표된 ‘재탄생 1.0’이 건설산업의 정의와 역할에 대한 인식 전환을 이끌었다면, 이번 2.0은 이를 실제 제도와 현장에 적용하는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건설산업이 기능적 전문화에 따른 업역 분절과 부처별로 파편화된 거버넌스 체제에 갇혀 있는 만큼,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건설산업을 단순한 시공업이 아니라 국민의 삶과 산업 활동, 국가 시스템 전반을 떠받치는 ‘국가 운영체제(OS)’로 재정의해야 한다는 취지다.
실제로 건설 생태계는 연 총공급액의 28.2%인 1,910조원, 취업자의 30.6%인 803만명에 이르는 국가 경제 플랫폼의 중요한 한 축을 맡고 있으며, 건설수주 (-10.8%), 건축착공면적(-49.6%), 건설기성(-18.2%), 건설투자(-9.8%) 등 주요 지표의 악화 또한 지금이야말로 건설산업의 근본적인 대전환이 필요한 ‘골든타임’임을 역설하고 있다.
손 실장은 건설산업 재탄생의 실질적 성패는 결국 사람·거버넌스·기술이라는 실행 기반에 달려 있다고 내다보았다. 사람이 산업의 핵심 가치를 재정립하고 참여 주체의 인식 전환을 이끄는 출발점이라는 것이다.
또 거버넌스는 다양한 참여 주체 간 유기적 협력을 통해 정책과 시장이 실제로 작동하도록 만드는 실행 체계고, 기술은 AI·데이터·자동화 기반으로 산업의 생산성과 신뢰를 함께 끌어올리는 전환 동력이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실장은 “건설산업 재탄생 3.0은 1.0과 2.0의 성과를 확대하는 한편, 참여주체 모두가 함께 협력하는 실행 체계 고도화에 집중해야 한다”며 “국가의 핵심 OS 건설산업, 미래 비전을 관통하는 ‘재탄생’을 향한 멈춤 없는 실행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 지능형 건설의 도래, AI 기반 건설산업의 미래 지형도
최석인 건설연 기획·경영본부장은 건설산업이 직면한 낮은 디지털 전환율과 보수적 기술 운용 등 구조적 한계를 지적, AI와 로보틱스의 특징과 동향과 함께 이들 기술을 기반으로 한 건설산업의 미래 모습을 내다봤다.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산업의 작동원리(OS) 자체를 재설계해야 하는 시점인 만큼, AI와 로보틱스가 분절된 건설 가치사슬을 연결하고 혁신을 이끌 핵심 수단이 될 것이라는 의미다.
산업의 대전환은 예나 지금이나 ‘기술의 대변혁’에서 출발하며, 건설산업의 대전환을 위해서는 ▷완성도 있는 혁신적 기술의 적극 수용·활용 ▷미래기술이 요구하는 능력과 가치를 지닌 인력의 양성 및 운용 체계 전환 ▷미래 기술의 장애 없는 적용을 위한 정책·제도 혁신 및 운영체계 확립 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기술 동향의 경우, 생성형 AI에서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는 에이전틱(Agentic) AI, 물리적 실체와 결합한 피지컬(Physical) AI로의 진보에 힘입어 테슬라와 보스턴 다이내믹스 등에서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이 2~4년 내 건설현장에 투입될 수 있는 가시적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건설사업의 미래는 설계·시공 등 업역 간 경계가 무너지고 AI 기반 통합 플랫폼을 선도하는 기업이 산업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AI와 로봇의 전면적인 활용을 통해 생산성 향상, 안전, 품질 확보, 사업 리스크 제거를 통한 금융 비용 절감 등 다양한 성과 창출이 가능하며, 인력 구조도 단순 반복 작업에서 가치 판단과 책임을 중시하는 역할로 재편돼야 한다는 게 최 본부장의 설명이다.
최 본부장은 “AI 시대 건설산업의 미래는 정책·제도·물량 중심의 담론에서 AI 관련 이슈로 완전히 전환될 것이며, 가격 중심 경쟁에서 데이터 역량과 자동화 수준을 중시하는 발주 체계로의 규제 현대화가 혁신의 속도를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AI 기반의 건설산업 재탄생은 선택이 아닌 필수 인프라로서 산업계와 정부가 과감한 실행을 통해 국민 편익을 증진하는 과정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 건설 AI 시대 정부・기업 대응 방안
전영준 건산연 연구센터장은 AI 기술 발전에 따라 건설산업도 AX·RX 전환이 직면한 상황임을 감안, 이를 가속화하고 시대적 흐름에 편승할 수 있는 구체적 정부의 육성·지원 전략과 건설기업의 대응 방향을 모색했다.
현재 정부는 ‘3대 AI 강국 도약’을 목표로 ▷기술개발 ▷인프라·연구기반 조성 ▷AX ▷인재 양성 ▷생태계 조성 등 全 부처 합동으로 다각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대한민국 인공지능 행동계획에 따른 99개 법정 계획 중 건설산업의 AX 방안을 다룬 것은 전무한 실정이다.
이에 전 연구센터장은 건설데이터 생태계를 구축할 것을 제안하며 구체적으로 정부는 핵심 공공데이터 생태계 구축을, 기업은 정부가 표준안을 제시하는 민간데이터 생태계 환경 내에서 개별 기업이 자신이 필요에 의해 버티컬 AI를 선택적으로 구축하도록 계층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현행 건설기계관리법, 산업안전보건법, 지능형 로봇개발 및 보급 촉진법 등 건설과 로봇산업을 규율하고 있는 여러 법령과 제도는 사람이 장비를 운영하거나, 법적 책임을 지는 구조만을 고려하고 있어 피지컬 AI 시대 AI로 무장한 건설기계 장비와 휴머노이드가 실제 건설현장에서 활용하기 위한 규제 합리화 방안의 구체적 모습을 제안했다.
이와 더불어 지금까지 공공조달에서 낙찰자 평가 반영 등 강제적 요구만을 반복하면서 수용성이 저하된 만큼, 건설산업에 새로운 기술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적용하도록 건설 AI 혁신 및 활성화를 유도할 든든한 런칭 고객이자 선도자 역할로서 공공조달의 중요성과 함께 그 방향을 제시했다. 선진 기술개발 사례를 종합해 보았을 때 건설계획부터 유지관리까지 全 주기에 걸쳐 AI 활용을 통한 미래형 산업 생태계로의 전환이 예상됨에 따른 것이다.
또 전체 건설기업의 98%를 차지하는 중소건설기업이 AX·RX 전환에 뒤처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지적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상생협력형 모델 구축과 성장 사다리 생태계 마련을 주문했다. 건설기업이 단순히 AI를 도입하는 것만으로는 실질적인 ROI 전환을 이루는 데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으며, 전사 단위 체질 개선을 통한 기존 업무 수행 방식의 전면 전환이 필요하다는 게 전 연구센터장의 설명이다.
전 연구센터장은 “초기 투자 부담이 큰 기술의 확산을 위해 기술 학습 비용을 사회적으로 분담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며 “단순히 기술을 도입하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건설현장에서의 실질적인 문제 정의 및 그 해결능력을 배양하기 위한 AI 활용이 성공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한국건설신문 황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