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칼럼] 중대재해처벌법 적용단위인 ‘사업 또는 사업장’의 판단기준

기업 전체가 경영상의 일체를 이루느냐가 핵심 경제・사회적 활동단위 구성 조직 전부 합산해야

2026-03-30     김태완 법무법인 산하 기업법무팀 수석변호사
김태완

1. 문제의 소재

중대재해처벌법은 부칙 제1조를 두어 상시근로자 50인 미만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3년간 적용을 유예했으나, 2024년 1월 27일자로 유예기간이 도과함에 따라 상시근로자 5인 이상 ‘사업 또는 사업장’은 모두 그 적용을 받게 됐다. 이에 상시 사용하는 근로자수를 산정하는 기준은 중대재해처벌법의 적용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대법원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단위인 ‘사업 또는 사업장’을 판단하는 구체적인 판단기준을 밝힌 바 있으므로 이에 관해 소개한다.

2. 판례의 입장

가. 사실관계
1) 피고인 주식회사 C는 플라스틱 제조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법인으로 본사, ○○공장, ○○2공장에 각 사업장을 두고 있는 회사고, 피고인 A는 ○○2공장의 작업총괄자이며, 피고인 B는 피고인 C의 대표이사다.
2) 피고인 A는 2022년 3월경 ○○2공장에서 피해자에게 종전과 다른 방식으로 업무를 지시했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항온항습기 내부 폭발 사고로 인해 피해자가 사망했다.
3) 피고인 A는 업무상과실치사・산업안전보건법위반 혐의로, 피고인 B와 C는 중대재해처벌법위반(산업재해치사) 혐의로 기소됐는데, 검찰은 경영책임자인 피고인 B가 안전·보건에 관한 목표와 경영 방침을 설정하지 않았고, 재해 예방을 위해 필요한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으며, 용도에 맞게 집행되는지 관리하지도 않았다고 보았다.

나. 1심의 판단(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 2025. 2. 28. 선고 2024고단10 판결)
1심 법원은 작업총괄자인 피고인 A에게 징역 1년을, 대표이사인 피고인 B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200시간을, 피고인 주식회사 C에는 벌금 1억원을 각 선고했다.

다. 항소심(원심)의 판단(대전지방법원 2025. 8. 27. 선고 2025노860 판결)
항소심 법원은 이 사건 사고의 경우 근본적으로 ○○2공장에 안전관리 시스템이 전혀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경영책임자인 피고인 B가 안전보건 확보의무를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봐야 하며, 그럼에도 피고인 B가 자신의 잘못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1심 판결을 전부 파기하고, 피고인 A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피고인 B에게 징역 3년을, 피고인 주식회사에 벌금 5억원을 각 선고했다.

라. 상고심(대법원)의 판단(대법원 2026. 1. 29. 선고 2025도15060 판결)
피고인 B, C는 상고심에 이르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2공장의 상시 근로자 수가 50명 미만이므로 중대재해처벌법 부칙 제1조 제1항 단서에 따라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될 수 없다고 주장했으나, 대법원은 이러한 주장은 항소이유로 삼거나 원심이 직권으로 심판대상으로 삼지 않은 것을 상고이유에서 비로소 주장하는 것이어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고 했으며,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하더라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여 피고인들의 상고를 기각했다.
 
- 중대재해처벌법의 제정 이유, 규율대상, 적용 범위 등에 비춰 보면, 중대재해처벌법 제3조 및 부칙 제1조 제1항 단서의 ‘사업 또는 사업장’이라 함은 원칙적으로 ‘경영상의 일체를 이루면서 유기적으로 운영되는 경제적, 사회적 활동단위’를 의미한다고 봐야 한다.
- 본사, 지점, 공장 등의 개별 조직이 장소적으로 분리돼 있더라도, 그 인사 및 노무관리, 재무・회계 처리 등이 독립적으로 운영되지 아니한 채 ‘경영상의 일체를 이루면서 유기적으로 운영되는 경제적, 사회적 활동단위’의 한 부분에 불과하다면, 개별 조직 중 한 곳에서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한 경우에도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경제적, 사회적 활동단위를 구성하는 조직들 전부의 상시 근로자 수를 모두 합산해 중대재해처벌법의 적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3. 결론

대상판결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를 개별 공장이나 사업장 단위로 형식적으로 구분해 판단할 것이 아니라, 기업 전체의 경영 구조와 운영 실태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다수의 사업장을 운영하는 회사라면 이번 판결의 내용을 바탕으로 사업장의 상시근로자 수를 명확히 점검해 중대재해처벌법 준수 여부에 관한 분쟁을 사전에 예방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할 것이다.

 

한국건설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