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앤씨, 기술력 통해 양수발전 시장 공략 나선다

업계 최초로 '양수발전 특화 슬립폼' 특허… 동시 작업 활용 국내 유일의 수직터널 핵심기술, 'RBM 굴착공법' 경쟁력 확보

2026-03-03     황순호
DL이앤씨가

DL이앤씨가 지하 100m 이상 대심도 수직터널을 효율적으로 시공할 수 있는 '양수발전 특화 슬립폼(콘크리트를 부을 때 모양을 잡아주는 틀)' 공법을 개발, 특허를 내고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양수발전소 발주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이를 뒷받침할 시공 역량도 함께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특허의 핵심은 터널 내부에서 슬립폼을 이동하는 방식을 개선한 데 있다. 지금까지는 유압잭을 이용해 슬립폼을 밀어올렸다면, 이번 기술은 슬립폼을 와이어에 매달아 공중에 부유하듯 설치하는 것이 특징이다.
슬립폼을 기준으로 작업자의 동선을 상·하부로 분리해 작업 공간이 하부에만 국한되지 않도록 함으로써 상·하부 공간에서 기존에 순차적으로 진행하던 작업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작업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이면서도 작업 기간을 기존 대비 20% 단축하게 된 것이다.

상부 댐의 물을 하부 댐으로 낙하시켜 전력을 생산하는 양수발전의 특성상, 수직터널의 높이는 수백 미터에 이른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수직터널이 보통 50m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존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에 작업에는 최첨단 굴착 장비인 RBM(Raise Boring Machine)이 필수로 꼽히고 있다. 수십 개의 칼날이 장착된 헤드를 회전시켜 암반을 뚫는 대형 장비로, 고난도의 제어 기술이 요구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5년간 RBM 시공 실적을 보유한 국내 건설사는 DL이앤씨가 유일하며, DL이앤씨 또한 이를 시장에서의 경쟁력 중 하나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도 RBM을 활용해 부산 욕망산을 수직으로 관통하는 터널 굴착을 완료해 아파트 43층 높이의 산봉우리를 뚫어 120m의 수직터널을 만들었으며, 현재 시공 중인 영동양수발전소에도 RBM 공법을 적용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양수발전소 지하발전소는 전체 공사 기간을 좌우하는 핵심 공정으로, 대심도 지하철도 정거장과 유사한 규모와 특징을 갖는다.

여기에 DL이앤씨는 국내 최대 규모의 지하공간인 GTX-A 서울역 공사를 완수, 자사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GTX-A 서울역은 서울 남대문경찰서와 문화재인 옛 서울역 사이 도심 한복판에 위치해 있으며, KTX, 수도권 지하철 1·4호선, 경의중앙선, 공항철도 등 5개 노선이 지나고 있다.
여기에 지상에는 수많은 버스가 끊임없이 오가고, 주변에도 고층 오피스 및 쇼핑몰 등이 밀접해 있는 등 공사 난이도가 높은 상황이었다.

이에 DL이앤씨는 이보다 더 깊은 지하 60m 아래에 대합실과 승강장, 환승 통로 등을 포함한 대규모 지하공간을 만들었다.
면적은 약 5,300㎡로, 높이 20m 이상, 특히 폭이 31m로 일반적인 터널 폭(10m)의 3배를 넘는 등 단일 공간 기준 국내 최대 규모다.

또한 대규모 지하공간 공사의 핵심인 굴착 공정은 단단한 암반부터 연약한 토사까지 복잡한 변수와의 싸움으로, 최악의 경우 싱크홀로 이어질 수 있어, 지상부의 안전을 확보하면서도 시공 효율성까지 갖춰야 하는 고난도 기술의 집약체인 것이다.
터널 공사의 소음과 진동은 대부분 화약을 터뜨리는 발파 과정에서 비롯된다. 터널 규모가 클수록 화약 투입량이 늘어나고, 그만큼 충격도 커지는 셈이다.

DL이앤씨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분할 굴착 공법'을 적용했다. 기존 굴착이 두꺼운 붓으로 한 번에 그리는 방식이라면, 분할 굴착 공법은 얇은 붓으로 여러 차례 나눠 그리는 방식이다.
터널 단면을 12개 구간으로 나눠 순차적으로 굴착하고, 각 구간에서 발생한 발파 충격을 먼저 굴착된 작은 공간으로 분산시키는 원리로, 이를 통해 지상 구조물에 전달되는 진동을 최소화하고 터널의 안정성도 높였다.

DL이앤씨는 이렇게 완공된 GTX-A 서울역은 지난해 12월 개통 이후 안정적으로 운영 중이며, 지난해 7월에는 호남고속철도 무안공항역도 굴착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무안공항역은 내년 완공 예정으로, 특히 폭이 37m에 이를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완공 시 GTX-A 서울역을 넘어 최대 규모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상신 DL이앤씨 대표는 "수직터널 공정을 위한 특화 기술력과 국내 최대 규모 도심 지하공간인 GTX-A 서울역 등 특수 지하공간 프로젝트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양수발전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자사의 기술력과 시공 실적을 활용해 현재 입찰이 진행 중인 포천양수발전소를 비롯한 양수발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한국건설신문 황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