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연 서울시 정원도시국장

서울, 언제 어디서나 푸르름이 함께하는 도시 └ 곳곳에서 자연과 맞닿을 수 있는 ‘5분 정원도시’ 표방 └ 녹지공간 통해 모두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공간 추구

2025-06-26     황순호 기자
이수연

지난달 22일 동작구 보라매공원에서 개막한 ‘2025 서울국제정원박람회’가 서울시민뿐만 아니라 전 세계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올해 박람회는 ‘서울, 그린 소울(Seoul, Green Soul)’을 주제로, 서울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시민 삶 속에 뿌리내린 자연에 대한 존중과 사랑을 중심으로 서울 전체를 하나의 살아 숨 쉬는 정원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표방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약 12만평에 달하는 보라매공원에 조성된 작가정원·동행정원·작품장원·매력정원 등 총 111개소의 다채로운 정원은 자연과 인간의 경계를 허물고, 관람객들이 자연과 직접 맞닿아 교감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서울시의 비전 중 하나인 ‘5분 정원도시’를 실현하고 있다.

이수연 서울시 정원도시국장은 지난달 8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기자설명회를 통해 “지난해 박람회가 대규모의 시민대정원 조성을 통해 하드웨어적으로 큰 변화를 이뤘다면, 올해는 정원 인프라 확충은 물론 다양한 시도로 정원의 확장 가능성을 제시하고, 시민과 정원의 교감을 통해 ‘그린 소울(Green Soul)’이 가득한 서울을 만들어 가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 최근 정원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 서울시는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

현재 서울시는 도시 곳곳에서 시민들이 자연과 맞닿을 수 있는 ‘5분 정원도시’를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내년 서울숲에서 서울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하는 것도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이는 시의 민선 8기 공약인 ‘약자와의 동행’과도 관련이 있다. 올해 국제통화기금(IMF)이 추정한 대한민국의 1인당 GDP는 3만4,642달러로, 우리나라는 이제 명실상부 ‘선진국’의 반열에 올라섰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을 살아가는 시민들은 여전히 불행을 호소하고 있다. 이는 급속한 도시화·산업화 속에서 제대로 된 ‘휴식처’조차 없이 줄곧 고통 받았기 때문이다. 미국의 건축가 프레드릭 로 옴스테드가 센트럴 파크를 계획하면서 “지금 이곳에 공원을 만들지 않는다면 100년 후에는 이만한 크기의 정신병원이 필요할 것이다”라고 말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온 것이다.

대규모의 공원뿐만 아니라 도심 곳곳에서 볼 수 있는 한 뼘의 녹지공간을 통해서 서울시민 누구나 어디서든 휴식을 즐길 수 있게 함으로써 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바로 5분 정원도시의 목표다.

- 시청 앞에 ‘서울광장’을 조성하면서 어떤 점에 주안점을 뒀는가.

서울광장은 지난 2002년 월드컵 당시 ‘거리응원’의 주 무대로도 쓰인 바 있으며, 이에 광장을 서울시민들에게 돌려주자는 의견이 확산되면서 기존의 차도를 걷어내고 잔디를 깔며 2004년 5월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이후 ‘책 읽는 서울광장’을 비롯해 다양한 행사와 축제가 펼쳐지는 장소로서 시민은 물론 관광객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았으나, 그늘과 휴식공간이 부족하고 소음 문제가 심하다는 지적을 여러 차례 받아왔다.

이에 지난 2023년 식재한 광장 양쪽 24그루의 소나무에 더해 아름드리 느티나무 6그루를 추가로 심고, 나무 하단에 다양한 꽃과 나무를 채운 ‘한 뼘 정원’을 꾸미는 데 주력했다.

광장 주변에는 산단풍・마가목 등 이동이 가능한 화분 300여개를 배치해 정원형 도시광장으로서의 완성도를 높였으며, 한편에는 거울에 비친 서울시청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할 수 있는 ‘정원형 포토존’도 설치했다. 특히 화분은 단순한 장식물이 아닌 엄연한 광장의 ‘일부분’으로, 서울광장의 정체성을 보다 확실하게 드러내는 부분임을 분명히 말해두고 싶다.

이와 더불어 광장 바닥에는 서울의 기후 특성에 맞는 ‘난지형잔디’를 조성, 기존의 광장들이 서양 품종의 잔디로 ‘푸르름’을 보다 오래 유지토록 하는 것과 달리 계절의 변화에 따라 잔디 또한 자연스럽게 갈변하고 다시 푸르게 변하는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도록 노력했다.

뿐만 아니라 지그재그로 원목을 설치해 시민 편의와 잔디 보호, 경관 개선을 동시에 실현토록 하는 한편 연간 약 331.92톤의 탄소를 저감하는 등 ‘탄소 저장고’ 역할에도 충실하도록 했다.

- 녹지공간 등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경제적 이익 추구와 상충하는 등의 사례가 발생한다면, 이를 어떤 방향으로 해결하고 싶은가.

현행법상 도시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는 일정 비율의 녹지를 확보할 필요가 있으며, 서울시도 기부채납 등을 활용해 이를 확보하면서 갈등을 최소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혹자는 그러한 녹지공간을 만드는 대신 상업시설이나 편의시설을 확충한다면 보다 많은 경제적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이는 당장에는 좋아 보일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서 언급한 옴스테드의 말처럼 건물과 도로로 가득 찬 대도시에 시민들의 ‘휴식처’가 될 수 있는 공간조차 마련하지 않는다면 결국 어느 누구도 행복해질 수 없을 것이며, 이는 어느 누구도 바라지 않는 결말일 것이다.

이와 더불어 공원은 시민과 관광객에게 즐거움과 여유를 주는 동시에 지역과 상생하는 매력적인 복합 소비를 유도해 ‘지붕 없는 문화공간’으로서 유·무형의 이익을 창출하는 데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번 박람회에서도 푸드트럭, 장애인 생산품을 소개·판매하는 ‘행복장터’, 스탬프 투어 인증을 통한 지역 상점 할인 이벤트 등을 운영함으로써 관람객들이 자연스럽게 지역 상권을 이용토록 유도하고 있다.

- 본인은 정원 또는 녹지공간을 조성하는 데 있어 어떤 가치를 최우선으로 두고 있는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으로, 수준 높은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열정’을 쏟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녹지공간을 조성함에 있어서도 단순히 규모와 면적을 넓히는 데 급급한 것이 아니라 시민 모두가 있고 싶어지는 공간, 누구나 쉬어갈 수 있는 ‘참된 휴식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 공간을 마련하고 가꾸는 것에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주인 의식’을 갖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난 2005년 서울숲을 조성할 때 시와 시민단체들이 업무협약을 체결해 시민들이 그 조성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시민참여공원’으로 만든 것, 박람회에 동행정원·작품장원 등을 공모하고 선정한 것도 그러한 취지의 일환이다. 

사람은 주인 의식을 갖는 사물에 더욱 애착과 정성을 가지며, 이를 바탕으로 보다 자발적이고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는 법이다. 정원도시국 직원들에게도 이를 끊임없이 강조하며 일에 열정을 다하도록 강조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가끔 직원들을 고생시키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 때도 있다. (웃음)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미국에서 여러 해 거주하다가 한국에 돌아온 한 시민이 서울시의 녹지공간을 보고 “도심이 정말로 아름다워졌다”고 칭찬한 적이 있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서울시는 고층 건물과 아스팔트에 뒤덮인 삭막한 ‘회색 공간’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으나, 정영선 조경가의 여의도 샛강생태공원(1997년), 선유도공원(2002년) 등을 시작으로 청계천 복원공사를 거쳐 조금씩 ‘푸르름’을 되찾기 시작했다.

특히 도심 한복판에 ‘나비’가 날아다니는 모습에 주목하고 싶다. 빌딩으로 둘러싸인 도심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나비야말로 서울시의 ‘5분 정원도시’가 제대로 실현돼 도심 속에 한 뼘의 녹지가 조화롭게 스며들어 있음을 드러내는 방증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는 서울시 정원도시국 직원들의 땀과 노력이 일구어낸 결실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시민 여러분에게 녹지공간을 한 뼘이라도 더 제공하고 싶다’라는 일념으로, 어려움과 고단함을 이겨내고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하고, 실천한 결과가 바로 지금의 서울시인 것이다. 시민 여러분께서 이를 조금이라도 알아주고 또 기뻐해 준다면, 그것만으로도 더할 나위 없이 보람차고 기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한국건설신문 황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