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 안정성 높이고 주택공급 늘린다

국토부·기재부·금융위 합동 '부동산 PF 제도 개선방안' 발표 역량 있는 '한국형 디벨로퍼' 육성 등 기반 마련도 포함

2024-11-14     황순호

정부가 14일 오전 경제관계장관회의를 통해 국토교통부(장관 박상우)·기획재정부(장관 최상목)·금융위원회(위원장 김병환) 합동으로 '부동산 PF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국내 부동산 PF는 지난해 12월 기준 약 230조원 규모로, 이 중 약 70%가 주거시설로서 주택 공급과 건설투자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해외 주요 선진국에서는 디벨로퍼가 금융사·연기금 등 지분투자자를 유지해 30~40% 자기자본으로 토지를 매입하고 건설단계에서 PF 대출을 받음으로써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는 단기수익 추구 경향이 두드러짐과 더불어, 디벨로퍼들의 영세성으로 인해 5% 이내의 자기자본으로 토지 매입부터 고금리 대출을 받아 진행하며, 대출기관 또한 저자본 리스크를 보완하고자 사업성 평가 대신 건설사·신탁사 보증에 사실상 전적으로 의존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저자본·고보증 구조는 부동산 경기 위축, 사업여건 악화 등 환경변화에 취약하며, 시행사로부터 건설사, 이어 금융사에까지 그 리스크가 확산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에 정부는 부동산 PF의 선진화를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한국개발연구원(KDI)을 통해 연구용역을 실시했으며, 약 50여회에 걸친 간담회를 통해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제도 전반을 개선할 방안을 마련하는 데 주력했다.
KDI는 자기자본을 늘리고 보증을 줄이는 데 주력하며, 토지 출자시 양도세를 이연하는 제도를 도입함과 더불어 제3자 보증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토연구원은 사업실적·경영 상태·전문인력 등을 기반으로 디벨로퍼를 평가, 우수 디벨로퍼에 공공택지 우선공급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PF 대출시 진행되는 사업성 평가를 질적으로 개선하고자 평가 전문기관을 지정하고, 그 평가체계를 제도화하는 등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부동산개발협회는 연기금 투자 등 인센티브를 통해 자발적인 자기자본비율 상향을 유도할 필요가 있으며, 통합된 정보관리를 통해 투명한 시장을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건설·주택협회는 PF 위험을 사실상 시공사의 신용보강으로 담보하는 실정을 지적, 사업성을 기반으로 PF 사업이 진행되려면 현행 책임준공확약을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시행사 및 PF 대출 담당자 등 업계 종사자들은 부동산 경기 활황기에 PF 대출을 유도하는 금융권의 영업행위를 개선하는 한편, 우수 디벨로퍼를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번 개선방안은 중장기적으로 선진국 수준의 자기자본비율(20%)을 유도하는 등 부동산 PF 산업 구조를 선진화, 시장 변동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투자 활성화를 도모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안정적인 수준의 자기자본 확충 기반 마련 ▷부동산 PF 시장의 공정 질서 확립 ▷역량 있는 한국형 디벨로퍼 육성 등 구체적인 추진 방향을 설정했다.

■ 안정적인 수준의 자기자본 확충 기반 마련

PF 자기자본비율 상향을 위해 고금리 대출을 통한 토지 매입보다 토지주가 토지·건물을 현물출자(주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PF 사업(리츠)에 현물출자 시, 출자자의 이익 실현 시점을 고려해 양도차익 과세·납부이연을 적용할 계획이다.

또한 현물출자 방식 개발 활성화를 위해 선도사업 후보지 공모, 최종 후보지에 대해서는 개발규제가 대폭 완화된 공간혁신구역을 접목한 랜드마크 조성을 목표로 사업계획 컨설팅을 진행하기로 했다.
투자자(현물출자 등), 안정적인 개발수단(프로젝트 리츠), 우수한 디벨로퍼, 도시규제 혁신 등을 접목한 선진국형 개발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와 더불어 토지주의 의사결정 지원을 위해 부동산원 등 공공에서 리츠 설립 지원, 사업성 분석 등 컨설팅을 진행하는 한편, 정책사업 추진(신유형 장기임대주택 등)에 토지주가 현물출자 시 LH 매입확약을 통해 사업성 보완, 공공기관이 디벨로퍼·AMC로 참여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자기자본비율이 20∼40% 수준으로 상향되고 브릿지 대출을 받지 않아도 되므로 사업비 절감(→분양가 인하) 및 사업 안정성이 제고되며, 유휴 토지를 통해 (임대)주택, 新산업 투자 촉진 및 국민 투자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높은 자기자본비율을 통해 시행자가 관리·운영하는 개발 사업은 용적률, 공공기여 완화 등 도시규제 특례를 부여하기로 했다.
여기에 자기자본비율이 높아 보증 리스크가 적은 사업장에 PF 보증료를 할인토록 하는 한편, 자회사 소유, 간접투자(펀드 등) 등을 통해 은행·보험사가 장기임대주택 사업을 영위하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또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해 PF 대출시 일정 수준의 PF사업 자기자본비율을 기준으로 위험가중치와 충당금을 차등화하기로 했다.
상호금융·여전·새마을금고 등 리스크 관리체계가 부족한 업권은 저축은행업권과 같이 사업비 대비 자기자본비율 요건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지막으로 PF 대출의 연체율 수준 등을 감안해 금융업권별 위험가중치, 충당금 규제를 정비하고, 부동산 PF에 대한 거액신용공여 한도 규제를 필요한 업권에 마련하는 한편, 업권별 부동산(부동산 PF) 익스포져에 대한 한도규제를 정비하기로 했다.

■ 부동산 PF 시장의 공정 질서 확립

시행사·시공사의 담보나 신용보다는 PF 사업의 사업성·안정성 등을 객관적으로 평가한 후 대출토록 개선하는 한편, PF 사업성 평가 기준·절차(수수료 원칙 등)를 마련하고, 객관적 평가를 수행하는 전문평가기관 인증, 대출 시 평가기관 사업성 평가 등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또한 책임준공 미이행에 따른 손해배상(대출원리금 채무인수 등)으로 인해 미분양 위험 등을 시공사 및 신탁사가 부담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국토부, 금융당국, 시행·건설·금융업권,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책임준공 개선 TF'를 운영, 내년 1분기 중 책임준공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PF 수수료 관행 또한 투명성 제고를 위해 업계(금융, 건설), 전문가 등이 참여한 PF 수수료 개선 TF를 통해 개선방안을 도출·시행키로 했다.

이와 더불어 PF 사업의 유형별·지역별·단계별 추진현황, 재무현황 등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을 위해 'PF 통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사업 착수 단계부터 토지매매·인허가 현황, 자금조달(재무구조), 분양률 등 사업장별 全 단계에 걸쳐 현황 정보를 정기적(예시, 반기)으로 축적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내에서 시행되고 있는 전체 PF의 상황을 모니터링·공개, 디벨로퍼는 공급상황 판단, 금융사는 대출심사 시 리스크 진단, 정부는 PF 부실 가능성 모니터링 및 선제적 대응이 가능해진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신탁사의 토지신탁 책임범위와 기준을 표준화하고, 건전성 관리기준을 개선하는 등 신탁사 PF 리스크 관리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책임준공형 토지신탁 업무처리 모범규준'을 마련하는 한편, NCR 규제 정비, 자기자본 대비 토지신탁 한도 도입 등도 병행하기로 했다.

■ 역량 있는 한국형 디벨로퍼 육성

안정적 자기자본을 갖춘 리츠에 입지가 우수한 공공택지 매입 우선권을 제공, 안정적인 개발 및 운영을 도모하기로 했다.
우량 용지를 리츠(개발+운영사업자)에 공급, 지역 내 랜드마크 상업시설 개발과 헬스케어리츠 등 특화형 개발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운영 노하우를 축적한 전문 디벨로퍼 육성을 유도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분양에서 개발+운영 중심으로 부동산 생산 구조를 선진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또한 토지신탁 사업에 기관투자자가 사업비(토지비 제외)의 일정부분(15%)까지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을 검토하기로 했다.
자기자본, 내부통제 등 충분한 요건을 갖춘 신탁사가 기관투자자의 투자를 통한 원활한 자금조달이 가능케 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어 우수 시행자가 제대로 평가받고 육성될 수 있도록 '시행실적 검증을 통한 시행능력평가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시행 분야에 적합한 평가지표를 마련하고, 전문성을 갖춘 회사를 '시행능력 평가기관'으로 지정하고 평가 결과(업체별 순위)를 공시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내년 하반기까지 공모사업 시행자 선정 시 우대, 시행능력평가 가점 부여, 디벨로퍼 중·대형화 지원 등 육성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한 시행 전문인력의 경력, 참여사업, 교육실적 등에 관한 종합 관리체계를 구축, 그 역량·이력을 검증하는 방안도 내년 하반기 발의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번 개선방안을 통해 PF 사업에 현물출자 방식이 안착되고, 자본비율이 높은 사업에 도시규제 특례, 택지 우선공급 등 인센티브 활성화, 금융사의 자본투자가 확대되면 자기자본비율 상승 및 금융비용 절감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주택공급의 경우 유휴토지 현물출자가 활성화되면서 부동산개발시장 경기 활력 제고 및 공급 여건이 개선되며, 현물출자 시 토지매입을 위한 대출규모가 줄어들어, 사업비 절감과 그에 따른 분양가 인하 효과도 예상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분양수익만을 쫓는 단기·영세한 시행 형태에서 개발+운영+금융이 가능한 '종합부동산회사'를 육성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개발+운영으로 안정적 사업구조가 마련되고 누적수익이 新사업 자본으로 참여하는 선순환 구조가 갖춰지며, 개발+운영 가능한 리츠를 활성화하여 종합부동산회사 성장을 지원하고 우량사업에 국민 참여 기회도 주어질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지난 9월 11일 여·야가 공동 발의를 추진한 '부동산개발사업 관리법' 등을 통해 PF 사업의 안정적인 관리기반도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건설신문 황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