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칼럼] CCTV를 시청한 행위가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CCTV 설치 운영시 개인정보 보호 및 관리 철저해야 CCTV 영상은 적법한 절차 따라 열람되도록 유의할 것

2024-09-26     한국건설신문
김태완

1. 문제의 소재

건설업계는 최근 안전사고의 예방과 품질관리를 위해 다양한 형태의 스마트 안전장비를 도입하고 있으며, 특히 건설현장에 CCTV를 설치・운영해 공사 현장을 실시간 촬영 및 보존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이와 같이 CCTV를 설치 운영하는 사업장에서는 개인정보 보호 및 관리를 철저히 수행할 필요가 있는데, 최근 개인정보 주체의 동의 없이 CCTV 영상을 열람하고 촬영한 행위와 관련해 주목할 만한 대법원 판결이 선고된 바 있으므로 이를 소개한다.

 

2. 판례의 입장(대법원 2024. 8. 23 선고 2020도18397 판결)

가. 사실관계

① 피고인은 2019. 2. 28.경 강원도 소재 장례식장에서 CCTV 영상을 통해 피해자 A가 도박 신고를 했는지 확인하고자, 위 장례식장 관리실에서 근무하는 직원에게 전일 촬영된 CCTV 영상을 보여줄 것을 부탁했다.

② 장례식장 직원은 빈소 내부에 설치된 CCTV에 2019. 2. 27. 22:33 전후로 촬영된 피해자 A의 모습 등 영상자료(이하 ‘이 사건 영상’)를 재생해 피고인이 볼 수 있도록 하고, 피고인은 이를 자신의 휴대전화 동영상 기능을 이용해 촬영했다.

③ 검찰은 “장례식장 직원이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했던 자로서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가 포함된 이 사건 영상을 권한 없이 피고인이 이용하도록 제공했고, 피고인은 피해자의 도박 신고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부정한 목적으로 개인정보가 포함된 이 사건 영상을 제공받았다”는 이유로 피고인을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으로 기소했다.

 나. 원심 법원의 판단

원심은, 장례식장 직원이 피해자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재생해 피고인에게 볼 수 있도록 해줬을 뿐이고 피고인이 몰래 자신의 휴대전화로 무단 촬영한 사실을 인정한 후 ‘피고인이 장례식장 직원 모르게 무단으로 CCTV 영상을 촬영한 행위’나 ‘CCTV 영상을 시청한 행위’를 직원으로부터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행위로 볼 수 없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했다.

다.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법리에 따라 장례식장 직원이 영상을 재생해 피고인에게 볼 수 있도록 하여 피고인이 이를 시청한 것은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을 파기, 환송했다.

구 「개인정보 보호법」(2020. 2. 4. 법률 제1693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개인정보 보호법’) 제59조 제2호는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는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누설하거나 권한 없이 다른 사람이 이용하도록 제공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71조 제5호는 ‘제59조 제2호를 위반하여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누설하거나 권한 없이 다른 사람이 이용하도록 제공한 자 및 그 사정을 알면서도 영리 또는 부정한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자’를 처벌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영상정보처리기기에 의해 촬영된 개인의 초상, 신체의 모습과 위치정보 등과 관련한 영상의 형태로 존재하는 개인정보의 경우, 영상이 담긴 매체를 전달받는 등 영상 형태로 개인정보를 이전받는 것 외에도 이를 시청하는 등의 방식으로 영상에 포함된 특정하고 식별할 수 있는 살아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를 지득함으로써 지배·관리권을 이전받은 경우에도 구 「개인정보 보호법」 제71조 제5호 후단의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자’에 해당할 수 있다.

3. 결론

이번 대법원 판결은, CCTV 영상이 담긴 매체를 전달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단순히 CCTV 영상을 열람하게 한 것 자체만으로도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고 명확하게 판시했으므로 향후 이와 유사한 사례들이 문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개인정보 보호법은 양벌규정에 의해 법인도 처벌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는 만큼 사용자와 근로자 모두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철저한 인식과 관리가 필요하며, 특히 이동형 영상기기나 지능형 CCTV 등이 개발되면서 점차 개인정보 보호의 영역이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므로,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담당자는 적법한 방식으로 CCTV 영상이 열람될 수 있도록 특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한국건설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