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공모] 서소문밖 역사유적지 설계공모 당선작
“EN-CITY_ ENGRAVING the PARK”

“역사를 음각한 공원, 반전의 도시”

2014-07-07     이오주은 기자


“역사를 음각한 공원, 반전의 도시”


“EN-CITY, ENGRAVING the PARK”… 어떤 의미일까? 이 계획안이 메인 콘셉트로 내세운 강력한 단면에 비추어 볼 때, 사전적으로만 해석해보아도 무엇을 말하려는지 알 수 있다. 인그레이빙(engraving)이란 조각도로 홈을 파 넣어 요판(凹版)을 만드는 판화기법이다.

이 작품은 마치 판화처럼 주요공간(city)을 조각도로 판 듯이(en-) 땅 속에 새겨 넣었다. 지상과 지하에 각각 다른 성격을 부여하고, 동선을 통해 시퀀스를 형성하면서 연결하고 있다. 건축물을 정물로 다루지 않고 동적 움직임을 통해 완성시키고 있는 것이다. Pilgrimage(순례길)를 현대적으로 해석했다.
 

“EN-CITY, ENGRAVING the PARK”는 근린공원으로 이용되고 있는 서소문공원의 장소적 의미와 시민의 일상을 최대한 살리고, 주차장 등이 산재한 1만여평의 지하에는 ‘순교성지의 기념성’을 음각해 넣었다. 지하공간은 ▷진입광장 ▷순교성당 ▷침묵광장의 3단계 핵심 공간으로 구성하고, 지상공원은 중림동 약현성당(사적 252호)으로 열린 순례타워와 최소의 구조물로 절제시켰다.

이 프로젝트의 힘은 지하공간에 응집돼 있다. 공원에서부터 침묵광장까지 설계자가 계획한 동선에 따라 시퀀스를 모두 경험하면 한 편의 영화를 관람한 것처럼 극적인 체험을 하게 된다.

공간을 극단적으로 압축 하고 이어 최대한 터트리는 강약의 조절, 시나리오, 디테일 등이 세심하게 연출되어 느슨하게 펼쳐진 지상 공원에선 상상할 수 없었던 반전을 예고한다.

공개발표가 있던 날 당선 팀은 “신앙과 신념을 지키기 위해 희생된 이들을 기리는 장소이기에 어느 때보다 ‘건축가가 우월한 태도를 가지지 않고 조작하지 않기를 바라며’ 조심스럽게 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한 자세가 건축적인 언어로 번안되어 작품에 드러나고 있다고 평가받은 것 같다.
심사위원회는 당선작에 대해 “느슨하고 산만한 기존의 도시조직에서 공원과 역사유적지를 적절히 분리해 두 세계가 성공적으로 만나게 했다”며, “전체 공원의 배치와 실내 공간의 크기 등에서 그 유기적인 흐름이 매우 아름다운 호흡을 가지고 있다”고 총평했다.  /  한국건설신문 이오주은 기자 yoje@ conslo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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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밖 역사유적지 설계공모 당선작

“EN-CITY_ ENGRAVING the PARK”


■STEP 1
◇Loose Urban Fabric vs Overlapping Programmed Park= 대상지는 주변 환경과 연계성이 부족해 강렬하고 상징적인 정체성을 드러낼 수 없다. 느슨하게 분할되고 중첩된 공원공간은 다양한 도시 활동의 수용을 통해 수렴된다.

■STEP 2
◇Overground vs Underground= 현시성에 근거한 지상의 공원은 근린공원이자 역사공원으로서 역할한다. 통시적 지하의 공원은 종교적으로 숭고한 상징적 공간으로 발휘되며 침묵광장과 광정을 통해 역설적으로 하늘로 상승된다.

■STEP 3
◇Engraved Square Void= 9개의 음각된 보이드 공간은 각각의 깊이와 넓이를 가진다. 이에 따라 다른 공 간감을 가 지고 하늘을 지하로 연결시켜 투영된다. 동시에 공원 영역에서는 다양한 스케일의 경관구조로 활용된다.

■STEP 4
 ◇Way of Pilgrimage= 지상에서 출발해 다양한 깊이의 하늘을 향한 광정과 함께 성당을 에둘러 돌아, 공간의 정점이 되는 ‘침묵광장’까지 이끄는 선적인 경로는 지하공간에 만들어진 하나의 ‘순례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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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면으로 보는 “EN-CITY_ ENGRAVING the PARK”


 

   


■설계 참여자
◇(주)건축사사무소 인터커드= 윤승현 서준혁 이지선 장병수 송민준 신병철 ◇(주)보이드아키텍트 건축사사무소= 이규상 장기욱 박찬호 방누리 ◇레스건축= 우준승 한상정 이창현. (자료제공= 공모 운영위원회, 당선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