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가격 둘러싼 '신경전' 치열
철근가격 둘러싼 '신경전' 치열
  • 정정연 기자
  • 승인 2002.01.2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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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강사, 인상요인 발생 가격인상 불가피
건설사, 가격인상 불가 방침 수입도 검토중

작년 하반기 철강재 시장은 예상치 못한 특수를 누렸으며 그 여파로 재고부족과 공급량 저하로 인해 구득난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전기로 제강사들의 철근 가격 인상을 위한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아 건설사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최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기로 제강사들이 현재 철근가격이 낮게 책정돼 있는 데다 환율상승으로 인한 고철단가상승으로 인해 내달과 3월을 전후로 내수시장 가격을 톤당 1만5천원 정도 올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고장력 철근 10mm 규격의 경우 톤당 공급가격이 현행 31만5천원에서 33만원으로 인상될 전망이다.
전기로 제강사에 따르면 현재 재고량이 15~16만톤에 불과해 적정 재고량인 25만톤에 한참을 못 미치고 있으며 작년에 허가받은 아파트와 다세대/다가구 주택 건설현장을 중심으로 꾸준히 수요가 지속되고 있어 가격인상에 별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강업체 한 관계자는 "환율상승으로 인해 원가가 상승하고 고철단가 역시 오른 상황이라면 기본적으로 가격이 상승돼야 하는 것 아니냐"며 "아직 전체적으로 가격인상폭과 시기 등 구체적인 상황이 나온 것은 없지만 분위기상 가격이 오르는 것이 거의 사실화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건설사들은 건설공사 비수기에 가격인상설이 나오고 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한 현재 재고가 많이 부족한 것은 제강사들이 인위적인 감산정책의 결과로 시장 기능의 원리가 전혀 적용되고 있지 않다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제강사들의 가격인상에 대해 건설사들은 지난 24일은 건설회관 회의실에 모여 대책을 마련하는 등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 가장 비중을 두고 검토하는 것이 수입물량 확대.
건설사 관계자는 "제강사와 가격협상이 결렬되면 건설사는 수입물량 확보에 전력을 다할 수 밖에 없다"며 "주로 수입하게 될 일본산 철근은 가격면에서도 국내보다 1만~2만원 정도 저렴하며 품질도 좋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철근 가격을 올릴 때는 올리더라도 현재같은 비수기에는 가격인상보다 부족한 재고량을 채워 내수를 안정화시키는 게 더 급선무이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철근가격을 놓고 인상을 주장하는 제강사와 수입까지도 검토하겠다는 건설사간의 팽팽한 신경전이 펼쳐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진행될 이들간의 가격협상 결과에 건설업계의 귀추가 주목된다.

정정연 기자 cat@conslo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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