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유지장치로 정밀도 향상, 탄소중립·AI 수요 증가 따라 수혜
DL이앤씨가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이 발주한 영동양수발전소의 공사를 수주했다고 21일 밝혔다. 지난 2011년 예천양수발전소 이후 13년만에 국내에 새로 추진되는 양수발전 사업이다.
양수발전은 심야시간대의 싼 전기나 신재생 발전을 통해 얻어진 전기로 하부 댐의 물을 상부 댐으로 끌어올려 저장, 이를 전력 수요가 증가할 때 상부의 물을 하부로 떨어뜨려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특히 약 40~60년에 달하는 긴 수명과 더불어 높은 안정성, 에너지 저장 용량이 크다는 장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탄소중립 정책이 대두되면서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가 주목받음에 따라, 시간대 및 날씨에 따라 수급이 불안정한 신재생에너지의 특성상 '전기 저장능력'을 갖춘 양수발전이 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와 더불어 최근 AI 등이 산업계 전반에 확산되면서 반도체·데이터센터 등의 수요가 급증, 정부 또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1.75GW 규모의 양수발전소 신규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사고가 발생할 경우 초대형 재난으로 이어질 위험이 큰 만큼, 다른 시설물보다 높은 내구성과 안전성이 요구되는 등 시공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영동양수발전소는 충북 영동군 상촌면 및 양강면 일원에 약 500MW 규모로 건설되며, 오는 2030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DL이앤씨는 상·하부 댐과 지하 발전소, 수로터널 등 총 공사비 약 5,034억원 규모의 토목공사를 수행, 연간 약 11만 가구가 쓸 수 있는 전력량을 생산할 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DL이앤씨는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1억 3,900만 달러(한화 약 1,900억원) 규모의 다목적댐 공사를 진행하는 등, 국내 건설사 중 가장 많은 수력발전·댐 시공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이란 카룬 댐, 파키스탄 굴푸르 수력발전소 등 다수의 대형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DL이앤씨는 이번 수주 경쟁에서 공사 수행능력과 시공 계획 등을 기준으로 한 기술점수 가중치로 무려 80%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종합심사 낙찰제 방식으로 발주된 것을 감안하면 역대 최고치다.
또한 예천양수발전소를 성공적으로 완공한 경험도 DL이앤씨의 이번 사업 수주에 큰 도움이 됐다.
DL이앤씨는 이번 사업을 수주하고자 당시 현장 실무자들과 입찰 전담조직이 함께 구성한 '원팀'을 통해 생생한 시공 노하우를 전수, 수주전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이와 더불어 상부 댐과 하부 댐을 연결하기 위해 길이 430m의 수직터널을 건설하는 고난도 공사를 진행해야 하는 만큼, DL이앤씨의 혁신 기술과 노력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DL이앤씨는 암반에 약 0.3m의 구멍을 만들어 커터(칼날)이 장착된 수직 터널 굴착기를 삽입하고, 이를 회전시켜 암반을 뚫는 'RBM(Raise Boring Machine)' 공법을 적용해 공사기간 단축 및 안전성 확보에 주력했다.
또한 구멍을 뚫을 때 장비를 수직으로 세워주는 '자동수직유지장치'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유도선 역할을 하는 작은 구멍을 똑바로 뚫으려면 수직 굴착 기술력이 담보돼야 하는데, 이 때 구멍이 한 쪽으로 쏠리는 '편심(偏心)' 현상을 막기 위한 조치다.
DL이앤씨 관계자는 "기술과 품질, 안정성 등을 까다롭게 검증하는 한수원에서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만으로도 DL이앤씨의 기술력과 경쟁력이 검증됐다는 방증"이라며 "이번 수주를 통해 '미래 먹거리'로 불리는 양수발전 사업 추진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건설신문 황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