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택건설, 남한의 기술과 노하우를 활용해야
북한 주택건설, 남한의 기술과 노하우를 활용해야
  • 박용석 알투코리아부동산투자자문(주) 부동산경제연구소장
  • 승인 2024.08.08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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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평양서 대규모 주택건설 진행, 그러나 여전히 부족 심각
양질의 주택공급 통해 시장경제 조기정착 기대할 수 있어
박용석 알투코리아부동산투자자문(주) 부동산경제연구소장.
박용석 알투코리아부동산투자자문(주) 부동산경제연구소장.

지금 평양은 주택건설이 한창이다. 2021년 1월, 당 대회에서 향후 5년간 평양에 해마다 1만 세대씩 총 5만 세대 주택건설 계획이 공개됐다. 이후 2024년 초까지 3만 세대가 준공되었고, 또 새로운 1만 세대가 착공됐다. 
2024년 4월, 화성지구 2단계 '림흥거리' 준공식에 참석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불과 3년 만에 3만 세대가 넘는 살림집을 만든 건설자들이 수도건설 5개년 계획의 다음 단계 목표를 훌륭히 수행할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평양 인구는 2012년 290만명에서 2021년 310만명으로 20만명이 증가했다. 4인 가구로 환산하면 5만 세대가 증가했는데, 비슷한 시기에 주택은 3만여 세대 증가에 그쳤다.
북한의 주택보급률은 60~80%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평양은 1970년대 천리마거리, 1980년대 창광거리, 2000년대 창전거리, 은하과학자거리, 미래과학자거리, 2017년에는 여명거리, 2021년에 평양 5만 세대 건설 등 대규모 주택건설을 하고 있지만 주택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지방 도시와 농촌은 평양과 같이 집중적으로 주택을 공급하고 있지 못하다. 주거환경도 평양과 지방간에 현저한 차이가 있다. 평양의 신축 아파트는 부분적으로 가스를 연료로 사용하고 규모도 커지고 시설도 고급화되고 있다. 
하지만 지방 도시의 아파트는 화장실을 지상에 설치해 주민들이 공동으로 사용하거나, 시멘트로 만든 가마솥 아궁이에 연탄과 나무로 난방을 하고, 전기와 수돗물이 부족하여 단전․단수가 빈번하며, 온수 설비가 없는 곳이 많다.

2008년 북한 중앙통계국의 인구 총조사에 따르면, 주택면적 75㎡ 이하가 전체 세대의 90.5%를 차지하고, 76㎡ 이상 중대형 주택은 9.5%로 전반적인 주거 소비면적은 작다. 방 2칸 이하가 전체 세대의 81.9%로 50~75㎡ 규모에 방 2칸이 북한의 일반적인 주택으로 보인다. 
수세식 화장실 보급률은 58.3%, 난방은 석탄(47.1%)과 나무(45.1%)가 대부분이며, 아파트에서 나무를 사용하는 세대가 12.5%로 조사되었다.

남한의 주택보급률은 2022년 기준, 전국 평균은 102.1%이다. 서울 93.7%, 수도권 96.6%인데 비해 지방은 107.5%를 기록하고 있다. 부족한 수도권 주택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전히 대규모 주택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0년(2014~2023년)간 주택 인허가 기준으로 총 565만 세대, 연평균 56만 세대를 공급했다. 특히, 1988년부터 1992년까지 5년간 주택 200만 세대를 건설했다. 이때 분당, 일산, 군포와 같은 신도시를 건설했는데, 남한의 신도시 건설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최근 주택건설에 모듈러 건축방식이 적용되고 있다. 창호, 외벽체, 전기배선, 배관, 욕실, 주방기구 등의 자재와 부품이 포함된 박스 모듈을 공장에서 제작하고, 현장에서 조립․설치하는 건축공법이다. 
모듈러 건축은 기존 공사에 비해 공사기간을 단축할 수 있고, 소수의 인력으로 안전하게 시공하며, 표준화된 제품의 공장제작 후 현장 조립을 하므로 건설폐기물 발생도 줄일 수 있다. 공공기숙사, 단독주택, 임대주택 등의 건설에 있어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남한이 보유한 주택공급 능력과 모듈러 건축방식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주택 분야 남북 협력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북한 주민들에게 양질의 주택을 제공하여 눈에 띄게 주거수준이 향상된다면 남북협력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기대감을 높일 수 있다. 이는 남북협력사업의 질적 양적 확대를 위한 순기능으로 작용할 것이며, 더 나아가 통일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 있다.

통일의 시각에서 북한 주민에 대한 양질의 주택공급은 남한 주민에 대한 북한 주민의 상대적 박탈감과 자산 격차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북한 주민들이 주택건설의 임금근로자로 참여하고, 유상으로 주택이 보급되면 시장경제의 조기정착에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이다.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시상식에서 남북한 선수들이 나란히 메달을 목에 걸고 함께 셀카를 찍었다. 가까운 미래, 남북한 협력의 데자뷔가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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