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인 없는 도시숲법, 이대로 괜찮은가
조경인 없는 도시숲법, 이대로 괜찮은가
  • 심왕섭 환경조경발전재단 이사장
  • 승인 2024.07.08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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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법령해석으로 업역침해 및 신뢰 붕괴 위기
산림청, 양보와 타협 통해 조경과 '상생'의 길 걸어야
심왕섭 환경조경발전재단 이사장.

본문에 들어가기에 앞서 환경조경발전재단의 근황을 간단하게 정리하고자 한다. 재단은 지난해 국토교통부로부터 조경지원센터로 지정됐으며, 올해 제14회 대한민국 조경대상에 관한 일체의 업무를 관장하게 됐다. 조경대상은 매년 대통령상과 국무총리상을 포함하는 등 조경계에서 가장 큰 행사 중 하나로, 올해는 14점, 민간과 공공으로 나누어서 시상할 예정이다.
재단은 조경대상을 조경계가 커다란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 조경문화제로 발전시켜 전 조경인이 참여하도록 하고, 조경주간으로 축제의 장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조경지원센터는 국토부에서 조경수가격조사 용역을 수주, 내년에는 조경수 가격을 공표하는 등 조경식재의 오랜 숙원을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필자는 지난 2020년 산림청에서 도시숲 등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이하 ‘도시숲법’을 제정하겠다고 할 당시에 이를 보다 적극적으로 반대를 했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산림청과 조경은 근본적으로 하나가 되기에는 너무 멀고 먼 관계가 아닌지 다시 한 번 곱씹어보고 또 생각해 본다.
도시숲법은 도시숲 등의 조성·관리에 관한 사항을 정해 국민의 보건·휴양 증진 및 정서 함양에 기여하고, 미세먼지 저감, 폭염 완화 등으로 생활 환경을 개선하며, 탄소흡수 기능을 유지·증진하는 등 국민의 삶의 향상에 이바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런데 법제처가 숲길 조성·관리업 등 산림사업법인 등록기준의 기술수준(기술인력요건)에 조경공사업 및 조경식재·시설물공사업 등록기준의 기술인력으로 등록된 조경기술인을 중복등록할 수 없다는 법령해석 결과를 내놓으면서 모든 게 어그러지기 시작했다.
도시숲법 제15조나 업종 등록시 기술자 중복등록을 허용했던 것은 지금까지 조경 분야가 하던 사업에 참여가 제한되는 것을 해소하기 위함이었으며, 산림청 또한 협의 당시 그렇게 이해하고 있었기에 지금까지 중복등록을 허용했던 것이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법령해석을 근거로 이를 불법화, 조경업체가 이전부터 해 오던 숲길, 자연휴양림, 유아숲체험원 등에 참여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조경엔지니어링과 조경기술사무소에서는 녹지조경업 등록 시 녹지조경기술자 3명을 추가 고용해야 할 뿐만 아니라, 법제처의 주먹구구식 법령해석 또는 국토부와 산림청 간 협약 파기로 인해 행정에 대한 신뢰마저 잃을 위기에 처하는 등 향후 더 큰 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조경분야가 지금까지 도시숲법 제정에 반대해 왔다가 마침내 합의를 했던 것은, 산림분야가 도시로 내려오며 조경분야의 업역을 침해하고 있음에도 산림사업에 대한 공정한 참여구도를 마련함으로써 함께 소통·협력하기 위함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도시 내에서의 주(主)는 조경분야이며, 산림분야는 객(客)이어야 함에도 위 법령해석으로 인해 주객이 전도됐으며, 산림청은 상생을 위해 도시숲법 제정에 합의했던 조경계, 그리고 국토부와의 합의를 위반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게 필자의 의견이다.

산림청에서 도시숲법을 만들려 할 때 범조경계와 국토부가 하나로 똘똘 뭉쳐서 현명하게 대처했다고 자부하며, 국토부와 산림청간 합의로 조경과 산림법인이 서로 무리 없이 용역과 공사를 할 수 있게 했다. 이러한 대응을 통해 국토부 차관과 산림청장 간 합의서에 서명을 이끌어 내어 한시름 놓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참으로 어리석은 생각이었다는 걸 새삼 느끼고 있다.
왜냐하면 요즘 들어 조경기술자와 조경산업을 제한하려는 도시숲법 개정을 한 가지씩 들고 나오거나, 녹지조경기술자에 관한 상시근로라는 이상한 어구를 법제처에 질의 회신을 받아 조경기술자들과 조경산업을 영위하는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려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근본적으로 산림청은 조경계와 믿을 만한 신뢰관계를 형성하기 어렵게 만드는 신기한 재주를 가지고 있는데, 지금이야말로 신뢰 회복을 위한 공동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지 생각해 본다. 8일 임상섭 제35대 산림청장이 취임한 것을 계기로, 조경과 산림이 상호 보완의 긴밀한 관계와 상생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좋은 결실을 맺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이에 필자는 산림청이 도시숲이라는 법을 앞세워 도시로 진출을 꾀하고 있는 상황에서, 혼자만 살려 하지 말고 조경과 함께 미래로 나갈 것을 촉구하고자 한다. 
제발 도시로 내려와 조경을 하나하나 잠식하려는 시도는 하지 말 것을 강력하게 권하며, 만약 조경을 잠식하는 행위를 계속한다면 앞으로 조경이 산림 사업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방법을 연구, 관련 법과 제도를 정비하게 될 것임을 상기해 주기 바란다. 앞으로 조경과 산림청이 양보와 타협에 힘입어 원만하게 상생의 길을 손잡고 걷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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