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건설기능인력 확보, 근본적 대안을 마련하자
기자수첩 -건설기능인력 확보, 근본적 대안을 마련하자
  • 정정연 기자
  • 승인 2002.01.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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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1부 정정연 기자

작년 우리 건설산업은 발주기관들의 무더기 발주와 하반기 건축경기 활성화에 이어 그나마 침
체기에서 회복세로 돌아섰다.
또한 작년도 여지없이 정책적인 측면에서 언론지상에 자꾸 회자됐던 최저가낙찰제를 비롯해 시끄러운 한해였다.
그런 와중에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한 채 가랑비에 옷 젓듯 건설산업에 심각한 폐해를 준 것이 있었으니 바로 건설현장에서 기능인력들의 부족난이다.
건설현장에서 기능인력의 부족은 작년 6월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하반기로 갈수록 인력의 고임금화, 건설현장의 고령화 등을 동반하며 공사지연에서 급기야는 전문업체들의 공사포기 속출 등을 야기시킨 동기가 됐다.
워낙 인력이 부족하다보니 건설현장에서는 '기능인력 모셔오기 쟁탈전'이라는 신종 유행어까지 만들어졌다.
문제는 이러한 기능인력 부족난이 새해에도 이어지고 있다는 것.
이제는 단지 전문업체들만의 당면과제가 아니라 일반업체들이 그 심각성을 인식하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인력확보에 혈안을 올리고 있다.
이에 따라 기능인력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쫓아 더 많은 임금을 주는 현장으로의 이동이 잦아지고 있어 현재 공기가 지연되고 있는 현장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건설업체들은 국내 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중국 조선족을 포함한 외국인노동자들의 불법고용도 마다하지 않고 있어 소위 인력브로커들만 좋은 일을 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건설현장의 인력들은 흔히 3D 업종에 속한다고 해 무관심과 천대를 받기 일쑤다.
하나의 직업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일종의 막노동꾼으로 전락해 버렸다.
하지만 건설현장에서 인력은 자재와 더불어 중요한 전통적 생산요소다.
전통적 생산요소는 있을 때는 중요성을 모르지만 없어지면 당장 공사중단 등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아무리 시대가 첨단화가 되고 빠르게 변화해도 인력이 없으면 그것을 사용할 수가 없다.
임오년 새해에는 건설업체들이 작년에 수주한 공사를 착공하면서 더 많은 인력들이 필요할 것이다.
그 때마다 비싼 임금을 주고 기능인력들을 모셔와 일을 시킨다면 작년보다 더 심하게 공사현장은 몸살을 앓을지도 모른다.
따라서 이제는 당장 처한 상황만을 모면하기 위해 고임금이라는 사탕발림정책을 쓰는 것보다 진정 건설기능인력들이 원하는 바가 뭔지를 파악해 그들로 하여금 시한부 인생이 아니라 자부심 가득한 하나의 직업으로서 인식하게 해야 할 것이다.
그들에게 근본적으로 직업으로서 기본조건을 마련해줘야 하며 사회보험의 적용/근로복지 확충/근로조건 개선 등의 문제들을 먼저 해결하는 것이 올해 건설업체들이 해결해야할 가장 큰 숙제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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