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수변도시, 기업친화도시로 만들자
새만금 수변도시, 기업친화도시로 만들자
  • 김현수 단국대 교수(새만금 수변도시 총괄계획가)
  • 승인 2023.06.05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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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기술기업, 즐겁고 쾌적한 직주락(職·住·樂) 플랫폼 선호 경향 뚜렷
정주환경 및 접근성 개선해 기업이 입주·정착하고 싶은 도시 조성해야
김현수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
김현수 단국대 교수(새만금 수변도시 총괄계획가).

2차전지 산업이 빠르게 성장 중이다. 반도체와 함께 국가경제안보의 전략산업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으며, 정부의 지원책도 다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전기차의 대량 생산시기가 다가옴에 따라 2차전지산업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새만금 산업용지에는 2차전지 기업들의 토지계약이 줄을 잇는다. 저렴한 가격, 신속한 인허가, 풍부한 용수와 전력, 과감한 감세에다 앞으로 항만과 공항, 고속철도까지 예정돼 있다. 그간 교과서에서만 보던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오롯이 마련된 셈이다. 현재 산업용지에는 8천여 명의 근로자가 조업 중이며 앞으로 2차전지 기업들의 입주가 이어질 예정이다. 첨단기술력을 가진 2차전지 산업 종사자가 대규모로 조업하게 되면 이들은 어디에서 살고, 휴식하며, 또 회의하고 소통하며, 연구할까. 
물론 산업용지에도 지원시설용지가 있으나 입주기업의 규모가 커지고 기대수준이 높아지면 보다 양질의 정주환경에 대한 요구가 발생할 것이다. 첨단기술기업이 대규모로 모여 있으면 근로자의 주거 이외에도 연구개발, 컨퍼런스와 전시, 어메니티(amenity)와 위락활동에 대한 수요도 함께 발생할 것이다. 그래야 수준 높은 인력과 기업들이 모이고 혁신활동이 꽃을 피울 수 있기 때문이다. 
첨단기술기업일수록 단순한 일자리, 주택뿐 아니라 이와 같이 즐겁고 쾌적한 어메니티 환경이 갖추어진 직주락(職·住·樂) 플랫폼을 선호한다. 대기업연구소가 집적한 서울 마곡의 사이언스파크에는 LG아트센터, 서울식물원, 미술관이 자리해 기업친화도시의 모델로 자리 잡아 간다. 기업들이 새만금에 공장을 짓겠다는 결심을 할 때에는 근로자들이 만족할만한 정주환경과 연구개발환경에 대한 기대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를 위해 새만금에는 수변도시 건설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로 매립을 마무리하는 200만평 규모의 수변도시는 수도권 신도시와 같은 주택공급을 위한 도시보다는, 2차전지 등 기업종사자들의 정주환경 제공을 목적으로 계획 중이다. 
가족을 동반해 상주하기보다는 단기 체류형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하되, 향후 기반시설과 도시환경이 안정되면 상주인구들의 정착도 이루어지도록 단계별 조성계획이 바람직 하겠다. 서해안의 낙조를 즐기고 수변의 쾌적함을 누리는 이색적인 환경을 그려볼 수 있다. 
2차전지 관련해 다양한 연구개발기업들이 등장할 것이다. 연구개발인력들은 산업용지보다는 쾌적한 수변도시를 선호하는 경향이 높다. 이들을 위한, 쾌적하고 편리한 직주락(職·住·樂) 플랫폼을 만들어주는 일은 K-배터리 강국을 앞당기는 길이다. 기업 활동을 지원하는 대학, 연구소들의 입주도 기대된다. 2차전지 산업 및 관련기업이 가지는 연구개발 수요, 혁신인력 수요는 인근대학, 연구소와의 협력관계를 만들어감에 따라 균형발전효과도 클 것이다. 
새만금에는 호남선 고속철도 연결이 예정되어 있으나, 너무 먼 일정이다. 익산역과 BRT로 조속히 연결해 수서역에서 2시간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새만금 수변도시는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스마트기술, 로봇서비스 기술을 한껏 구현하는 도시로 계획돼야 한다. 스마트시티는 시설물이 토지에 장착돼 있으나, 로봇서비스는  자율주행 모빌리티처럼 로봇이 이동하면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금까지의 스마트시티를 한 단계 넘어서는 새로운 기술친화도시를 기대해 본다. 

지금까지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각고의 노력이 있었으나 지방소멸을 우려하는 지역은 확산일로에 있다. 새만금은 쇠퇴가 심각한 전북지역의 새로운 균형발전거점이자 서해안 혁신거점의 성공모델로 자리 잡아 갈 수 있을 것이다. 2차전지 글로벌메카로서의 새만금, 그리고 ‘기업친화형 수변도시’의 새로운 역할을 그려본다.  

 

정리=한국건설신문 황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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