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건설장비 업체들의 최근 M&A 동향
세계 건설장비 업체들의 최근 M&A 동향
  • 오원섭 기계산업전략연구원장
  • 승인 2023.05.30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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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건설기계 수요 증가 및 질적 변화 적응 노력중
기술력 확보가 핵심… 향후 1~2년간은 M&A 경쟁 치열해질 것
오원섭 기계산업전략연구원장.
오원섭 기계산업전략연구원장.

■ 팬데믹 이후 건설장비 업체들의 최근 동향
코로나19 팬데믹이후 건설기계에 대한 수요증가 및 수요의 질적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전세계의 건설기계 제조업체들이 건설기계를 보다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이며 지속가능하고 안전성이 강화된 제품을 만들고자 내부적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이에 대한 부족한 내부역량을 보완하기 위해 외부에서 다양한 기술회사를 인수하기 위해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 M&A의 필요성
4차 산업혁명의 진행과 코로나19 펜데믹으로 건설기계 산업계의 기술 수준과 시장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혁신을 통해 차별화된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략적 제휴를 효과적인 혁신수단과 성장전략으로 활용해야 한다.
정보에 대한 접근이 용이해지고 정보의 유통속도가 빨라지면서 고객들의 요구가 복잡하고 다양화되는 고객맞춤형(Customization)으로 건설기계의 마케팅에도 커다란 변화가 밀려오고 있다.
BCG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세계 500대 기업들은 평균 60개의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있으며, 그 중 53%가 신규 사업과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략적 제휴에 대해 체계적인 관리를 하고 있는 기업들은 전체의 약 20%에 불과했다.
MIT Sloan Management Review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전략적 제휴에 대한 전담조직이 있는 회사는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장기적으로 성공할 확률이 25%나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새로운 전략적 제휴를 발표했을 경우 전담조직이 있는 회사의 주가가 전담조직이 없는 기업에 비해 4배 가량 높은 주가상승을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 최근 건설.광산기계 업계 M&A현황

◇ 에피록(Epiroc)
광산장비 대기업인 스웨덴의 에피록(Epiroc)은 지난해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머녹 일렉트로닉(Mernok Elektronik), 호주의 리모트 컨트롤 테크놀로지(Remote Control Technologies), 미국의 웨인-로이(Wain-Roy), 멕시코의 RNP 등 총 9건의 M&A를 성사시켰으며, 이들은 모두 수익성 있는 성장을 위한 전략의 일부분으로 광산장비, 충돌방지 시스템의 무선연결에서 착암기 제조업체 및 굴착기 부착물 제작 전문업체들이다.
에피록은 지난해뿐만 아니라 2021년에도 8건의 M&A를 한데 이은 추가 M&A이기에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018년 6월 스웨덴의 엔지니어링 그룹인 아틀라스콥코(Atlascopco)에서 분사한 이후 2022년에만 M&A에 35억~45억 크로나(약 3억 3,300만~4억 2,800만 달러)로 추정되는 인수자금을 투입했다. 다른 수많은 광산 장비업체들이 기술을 제공하는 회사를 인수하기 위해 팬데믹 이후 인수 시장에 뛰어든 것과 같은 움직임이다.
이들은 건설기계를 보다 효율적이고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하며 안전하게 만들고 기술력 부족, 인플레이션 및 공급망 문제로 병목 현상이 발생하는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자 하고 있다. 광산장비 제조업체의 경우 원자재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원자재그룹이 광산을 확장하게 되었기 때문에 지난 몇 년 동안 경쟁이 특히 심화됐다.
많은 사람들이 광물 매장지를 찾기 위해 지하 깊숙한 곳을 찾기 시작했으며, 더 깊은 곳에서 보다 효율적으로 채굴할 수 있는 시장을 개척하기 시작했다. 이에 광산업체들은 유기적으로 뿐만 아니라 인수를 통해서도 성장하고 있는데 수익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자동화, 디지털화, 전기화 및 애프터 마켓을 포함해 우리가 집중하고 있는 분야에서 중요한 기술과 전문지식을 제공하고자 나섰다. 에피록의 최근 인수는 지난해 12월 13일 호주에 본사를 둔 지상결합도구 제공업체 CR로, 이들은 광산용 버킷 및 로더용 주조 어테치먼트(Attachment) 전문업체로 지난해 생산액은 2억 4천만 호주달러를 기록했다.
에피록은 경암채굴, 광산탐사, 토목공학 및 건설산업 내 틈새시장 인수에 집중했다. 이들이 인수한 회사는 성장 및 수익성 관점에서 매력적이어야 하며 에피록과 강력한 시너지효과와 전략적 시너지효과를 가지며 틈새시장에서 리더십을 차지할 수 있어야 한다.
실제로 지난 2년간 에피록이 인수한 17개 회사 중 약 절반이 일종의  전문 광산 소프트웨어를 생산하고 나머지는 대부분 전문기계 또는 전기화 전문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들이다.
고급 연결 솔루션 또는 전기화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과 같은 새롭고 관련성 있는 기술과 인수와 함께 인수되는 유능한 인력도 특정회사를 인수하는데 관심을 갖는 강력한 요인이라고 한다.

◇ 샌드빅(Sandvik)
엔지니어링 및 건설기계제조 전문 업체인 샌드빅은 전통적으로 연구개발이 투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반면, 최근 인수한 기업의 상당수는 최첨단 디지털기술을 확보하고 회사의 전문성을 확장하는데 기반을 두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21년 14개, 지난해 9개의 새로운 회사를 인수했다. 특히 자율주행기계를 갖춘 자동화된 광산에서 클라우드에서 공급되는 공구데이터와 가공지침이 업데이트되는 공장에 이르기까지 많은 산업분야의 기업이 디지털 솔루션을 통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디지털 전환에 중점을 두고 있다.

◇ 코마츠
일본의 건설기계제조업체 코마츠 제작소(小松製作所)는 지난해 6월 통신장치 및 위치추적시스템을 활용해 광산생산성향상을 전문으로 하는 호주의 마인 사이트 테크놀로지(Mine Site Technologies)를 인수했으며, 6개월 후 독일의 슈미트 크란츠 그룹(Schmidt Kranz Group)으로부터 지하광산장비 전문업체 GHH Group을 인수했다.

◇ 캐터필러
세계 최대의 건설 및 광산장비 공급업체인 캐터필러社는 주요 인수를 통해 제품라인을 강화하고 있다. 
생산성과 안전성을 강화시키기 위해 고정밀 추적 및 데이터통신네트워크와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호주에 본사를 둔 Minetec을 인수했다. 또 리튬이온배터리팩을 생산하는 미국기반 배터리기술회사인 Lithos Energy에 대한 투자를 발표했다. 
지난 2021년에는 미국에 본사를 둔 탄소포집 전문업체 카본 포인트(Carbon Point)에 투자, 이산화탄소를 농축 및 포집해 사용하거나 매장해 지구 대기권 밖으로 내보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 히타치(Hitachi)
일본의 주식회사 히타치 제작소(株式会社日立製作所)는 디지털엔지니어링 및 디자인 회사 글로벌로직(GlobalLogic)을 96억 달러에 인수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약 37배 이상의 EBITDA(이자, 세금, 감가상각 및 상각전 이익)를 기록했다.

◇ 커민스(Cummins)
엔진 제조 전문업체 커민스는 고객이 정전시 커민스 전력시스템 솔루션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계획의 일환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에 기반을 둔 자산관리 및 소프트웨어 에너지회사 엑셀르기 에너지(Exergy Energy)에 투자하는 등 파괴적인 비즈니스모델 인수에 나섰다.

◇ 트림블(Trimble)
건설 소프트웨어 전문 대기업 트림블은 2021년 12월 미국의 애자일(Agile Assets), 지난해 8월 프랑스의 빌베리(Bilberry), 같은 해 9월 미국의 B2W 소프트웨어 등을 인수했다.

◇ 트랙유니트(Trackunit)
텔레매틱스 전문 업체 트랙유니트는 경쟁사인 ZTR의 산업용 IoT 사업부를 2021년 9월 인수했으며, 최근에는 소프트웨어 투자자인 HG의 골드만삭스와 GRO Capital의 지분을 확보했다.

■ 향후 건설장비 M&A 전망

최근의 건설기계 제조업체들의 M&A는 ▷커넥티드제품 및 자동화 ▷탄소제로 및 대체연료 ▷파괴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3개 영역에 집중돼 있다.
커넥티드 제품 및 자동화를 기반으로 한 최근의 인수의 사례로는 두산밥캣이 밥캣장비용 하이테크 레이더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미국에 기반을 둔 스타트업 레이더 기술회사인 Ainstein AI에 전략적 지분을 투자한 사례가 있다. 
대체연료를 특징으로 하는 거래에는 2021년 CNH Industrial이 동물배설물에서 바이오가스 및 액체바이오 연료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영국의 베노먼(Bennomann)의 소수지분을 인수한 예도 있다.
파괴적인 비즈니스모델 인수는 고객이 정전시 커민스 전력시스템 솔루션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미국의 자산관리 및 소프트웨어 에너지회사 엑셀르기 에너지(Exergy Energy)에 투자한 커민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그 밖에도 많은 기업들이 벤처 캐피탈, 합작투자 및 파트너십을 통해 새로운 역량을 개발하기 위한 포트폴리오 접근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들의 기술자산은 평균적으로 EBITDA(이자, 세금, 감가상각 및 상각전  이익)의 25배로 높은 성장기대치로 거래되고 있으며, 산업핵심자산(인수자 자체평가)은 약 13배 수준이다.
2023년은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 높은 금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향후 몇 달 동안 글로벌 경제침체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이에 기업들은 추가 인수에 대한 욕구를 억제하려는 유혹을 받을 수 있으나, 제조업체들의 신기술 등의 도입에 대한 욕구와 어려운 비즈니스 상황의 돌파를 위한 인수 속도가 둔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적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는 신규투자에 대한 욕구가 줄어들지만 코로나 이후 세계경제가 압박을 받고 있는 것과 같은 특별한 요인과 업계의 변화를 종합해보면 향후 1~2년간은 M&A 활동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정리=한국건설신문 황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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