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건설기술 최고 전문가 집단 ‘한국도로공사 스마트건설사업단’
스마트건설기술 최고 전문가 집단 ‘한국도로공사 스마트건설사업단’
  • 김덕수 기자
  • 승인 2023.04.18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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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산업의 디지털화 촉진 위한 ‘스마트 건설기술’ 개발
‘스마트건설’로 건설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재편
드론・로보틱스・사물인터넷・빅데이터・인공지능・가상현실 접목
한국도로공사 스마트건설사업단 조성민 단장.
한국도로공사 스마트건설사업단 조성민 단장.

지난 2011년 독일 정부가 제조업 혁신을 지향하며 내놓은 인더스트리 4.0 전략이 2016년 세계경제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의 주창으로 이어지며 구체화되고 거세진 새로운 산업혁신의 바람이 지금에 이르러서는 산업은 물론 사회 각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의 물결로 이어지고 있다.
산업 전반의 거센 디지털화 바람은 생산성, 안전, 공사기간 등의 이슈에 직면한 건설 분야에도 큰 영향을 미치면서, 산업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혁신의 도구이자 미래 성장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돌파구로서 ‘스마트 건설(smart construction)’의 도입과 활성화가 추진되고 있다.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2010년대부터 건설정보모델링(BIM)을 필두로 건설 디지털화 기술의 발전과 활성화를 기반으로 하는 국가 단위의 건설산업 혁신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다.
우리 정부도 ‘스마트건설 활성화 방안’ 및 ‘BIM 기반 건설산업 디지털 전환 로드맵’ 등의 정책을 필두로 건설 생태계의 디지털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민간 영역에서도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스마트 건설을 경영 우선과제로 삼고, 전담인력을 늘려가고 있다.

◼ 해외사례 : 도로 설계 건설 운영 및 서비스 체계 디지털화 

◇영국 : ‘Digital Roads 2025’ 추진 
◇미국 : ‘Digital Delivery Directive 2025’ 추진
◇독일 : 인더스트리 4.0 전략수립후 10년만인 ‘2030 비전’ 발표 
◇일본 : 스마트 건설 실현 위한 ‘i-Construction’ 전략 수립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우선 정부 주도로 ‘BIM 체계화 및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온 영국은 2018년에 BIM 절차를 ISO 규격으로 제정했으며, 런던-버밍햄 고속철도(HS2) 건설의 전 과정에 BIM과 디지털 엔지니어링을 적용하고 있다. 
시설 객체와 건설 과정을 3차원으로 가상화・시각화하고, 사업 정보와 시설물 자산의 정보들을 통합해 공사 추진뿐 아니라 이해관계자 공유와 각종 의사결정 과정 등을 디지털화하고 있다. 
센서와 사물인터넷 기술은 실시간 데이터를 디지털 모델로 피드백해 물리적 자산과 가상화된 모델을 실시간으로 연결하여 디지털 트윈의 기반을 형성한다. 
영국도로공사(National Highways)는 2025년까지 도로의 설계와 건설, 운영 및 서비스 체계를 디지털화하겠다는 ‘Digital Roads 2025’를 추진 중이며, 영국 최대 건설사인 Balfour Beatty사는 2025년까지 건설공사의 현장 작업을 25%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1993년부터 정부 주도의 국가건설목표(National Construction Goals) 운동을 시작하면서 건설산업의 생산성 향상과 첨단기술 적용에 주목한 미국은 2011년부터 연방도로청(FHWA)이 주관하는 ‘Every Day Counts(EDC)’ 이니셔티브를 통해 건설 신기술과 혁신전략의 확산에 힘쓰고 있다. 
그간 교량의 프리팹 적용 및 신속 시공, 3D 엔지니어링 모델과 드론 활용 등을 추진하면서, 건설 현장에서 종이와 서류를 없애고 디지털 데이터 기반으로 관리를 하는 ‘e-construction’, 건설 과정의 전자납품체계인 ‘e-ticketing’ 등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민간 부문의 경우는 실리콘 밸리의 애플 본사 건축과 같이 BIM과 모듈러 기술을 활용한 건식건설을 통해 품질을 높이고 공사기간을 단축하는 방식이 많이 활용되고 있다. 
FHWA는 주정부와 함께 2025년까지 설계-시공 단계의 디지털화를 달성하겠다는 ‘Digital Delivery Directive 2025’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말 1조2,000억달러 규모의 천문학적 투자를 수반하는 ‘인프라 투자 및 일자리 법(IIJA)’을 채택하면서 전국적으로 도로・항만・교량・상수도 건설이 이어지고 있다.
법안 13006항에 디지털 건설관리 체계 구현을 명시하면서 BIM을 활용한 5D 사업관리 및 디지털 트윈 기반의 e-ticketing과 디지털 준공정보(digital as-builts) 활용 등을 적극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독일은 사회기반시설과 건축물을 대상으로 BIM 기반의 디지털트윈 시범사업을 실행하고 있으며, 최근에 정부 합동으로 BIM Deutschland를 설립했다. 
인더스트리 4.0 전략을 내세운 지 10년만인 지난해 독일 하노버에서는 디지털 전환이 일상화된 새로운 2030 비전을 발표하면서 디지털 데이터와 플랫폼의 자주성(sovereignty),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등 세 가지 키워드를 제시하기도 했다.
일본도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생산성 향상을 위해 국토교통성 주관으로 2015년부터 스마트 건설 실현을 위한 ‘i-Construction’ 전략을 수립하고, 지자체 및 기업들과 함께 BIM 활용해 건설장비 자동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발주 사업을 대상으로 스마트 건설의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BIM 데이터 관리를 위한 DX데이터센터를 설치했으며, 도쿄대학교에 관련 기부강좌를 개설했다. 

건설장비 관제 및 자동화 개요도.
건설장비 관제 및 자동화 개요도.

◼ ‘스마트 건설기술 개발 국가R&D사업’(2020~2025) 착수
▷한국도로공사가 총괄 주관기관 맡아 스마트건설사업단 운영 

정부의 스마트 건설기술 로드맵과 기술개발 의지에 따라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은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쳐 2020년에 ‘스마트 건설기술 개발 국가R&D사업’(2020~2025)을 착수했다. 
사업의 목표로 건설생산성 및 디지털화 수준의 25% 이상 향상과 공사기간 및 재해율의 25% 이상 감축을 설정했다. 
총사업비가 2,000억원, 연구진의 수가 1,000여명에 이르는 대규모 사업으로서 한국도로공사가 총괄 주관기관을 맡아 사업단을 운영하고 있다.
이 사업은 도로 분야를 대상으로 스마트 건설기술 로드맵에서 설계와 시공에 해당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실증하는 것이다.
▷토공 자동화 및 디지털 맵핑 ▷구조물 시공 자동화 및 프리팹 구축 ▷스마트 건설안전 ▷데이터 통합관리 및 플랫폼 구축 등의 4대 중점분야로 구성된다. 
각 중점분야는 3개씩의 세부과제로 이루어져 있다. 
12개 세부과제에서 29개의 구성기술들을 개발하도록 계획돼 있는데 시장의 기술 변화 및 발전 속도가 매우 빠른 분야임을 고려해 사업 추진 과정에서 기술의 내용과 성과지표를 지속적으로 수정하고 있다. 
스마트건설사업단은 기술 개발과 함께 실용화를 총력 추진하면서 기술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사업관리 체계를 정착시키고 있다.
연구자들이 협업과 기술 간 연계를 통해서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기술성과를 창출하도록 독려하고 산업계와 함께 스마트 건설기술 정착 여건을 조성하는 데에도 힘쓰고 있다.

건설현장 정보 수집 및 분석 기술 개발.
건설현장 정보 수집 및 분석 기술 개발.

◼ 스마트 건설기술 로드맵 ‘설계와 시공기술’ 개발 및 실증 
▷토공 자동화 및 디지털 맵핑 ▷구조물 시공 자동화 및 프리팹 구축 ▷스마트 건설안전 ▷데이터 통합관리 및 플랫폼 구축 등 4대 중점분야

토공자동화연구단(중점분야I)은 건설장비 자동화와 관제를 통해 토공을 자동화하고 건설현장의 지형정보를 디지털화해 전체 공정에서 활용하는 기술을 다룬다. 
영상장비와 라이더를 장착한 드론과 차량 등을 이용한 자율계측으로 구성한 초정밀 3차원 디지털 지도를 기반으로 MG/MC 등 도로 건설장비의 자동화 기술과 융합하거나, 장비의 실시간 관제에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구조물시공자동화연구단(중점분야II)은 건설산업 프로세스에 제조업의 특성을 도입해 설계-제작-시공의 모듈화를 구현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분야로서, 구조물 부재의 제작과 시공 단계의 프리팹(prefabrication)과 그 설계를 위한 DfMA(Design for Manufacturing and Assembly)를 모두 고려하고 있다. 
각 단계 및 주체들 간의 상호 연결은 디지털 엔지니어링 모델이 역할을 하게 되며, 그 모델 안에서 정의된 기술적인 데이터가 중심이 되는 ‘데이터 주도 엔지니어링(data-driven engineering)’이 중요한 개념이다. 
이와 더불어 프리팹 교량 구조물 가설을 위해 거푸집 단계, 부재 제작 후 운반・거치 단계, 가설 후를 기준으로 형상 정밀검측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하며, 3D 공간의 형상 측정과 제작 및 가설 단계의 오차를 파악해 최적화하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교량과 터널의 원격 자동화 시공 기술은 교각의 원격 및 무인화 시공, 교량 거더의 무인화 거치, 머신러닝 기반의 터널굴착기계(TBM) 운용자동화가 핵심요소이다. 
스마트안전관제연구단(중점분야III)은 안전사고에 취약한 건설현장에서 작업자들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기술과 임시구조물의 안전성을 향상시키는 기술을 개발하며, 이를 통합해 종합적인 안전관제시스템을 구축한다. 
스마트 안전통합관제시스템은 안전 데이터를 통합・분석해 사고를 예방하는 통합체제로서 안전분석기술과 긴급재해 대응기술, 그리고 관제센터로 구성된다. 
건설현장 작업자의 안전 확보를 위해 작업자 위험요인 인지기술, 현장 맞춤형 위험예방 및 평가기술도 개발한다. 
그리고 임시구조물을 대상으로 안전기술을 개발하며, 가설기자재 품질관리, 임시구조물 설치·해체·운영 안전확보 기술로 구분한다. 
데이터・플랫폼・실증연구단(중점분야IV)은 다른 3대 중점분야에서 개발하는 기술을 실증하고, 데이터를 중심으로 플랫폼 기반의 네트워크 체계로 결합해 건설생산 프로세스 전 주기의 디지털 전환을 실질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핵심기술들을 개발한다. 
건설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데이터를 디지털화해 축적하고 여러 이용 주체에 공유·유통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 구축을 통해 디지털 데이터 중심의 현장관리, 디지털 트윈 기반의 과학적인 의사결정 및 원격(off-site) 현장관리 등이 가능하게 한다.
특히 건설 데이터가 준공 후 유지관리까지 연계되는 인프라 시설 생애주기 데이터 연계관리를 실현하는 등 건설산업의 구조를 디지털 기반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혁신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하게 된다. 
또 개발 기술의 실증과 실용화 촉진을 위해 종합적인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운영한다. 

디지털 기반 건설장비 자동화 기술 개발 개요도.
디지털 기반 건설장비 자동화 기술 개발 개요도.

◼ 건설현장 40대 이상 82% 차지 ‘인력부족, 고령화의 늪’ 심각 
▷국정과제 ‘국토교통산업의 미래 전략산업화’ BIM, OSC 등 스마트 건설기술 확산­

우리나라 건설현장은 만성적인 인적재원 부족과 고령화의 늪에 빠져 있다. 
현장 인력은 50대(35%), 60대(24%)를 비롯해 4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82%에 달하며(전체산업 평균인 65%를 크게 상회), 젊은 세대는 충분히 유입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또 건물과 인프라 시설은 건설과 유지관리 과정에서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다. 유엔환경계획(2019)에 따르면 그 양이 전세계 CO₂의 38%를 차지한다. 
디지털 기술은 자동화 및 무인화를 촉진하고, 에너지 효율화와 자원 절감 등으로 탄소중립(carbon neutrality)에도 기여하게 된다. 
디지털유럽은 자재・에너지 효율 향상과 자원・운송 수요의 감소를 통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20% 줄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스마트 건설기술의 활용은 조사・설계・제작・운반・시공 단계의 디지털 정보 공유와 업데이트를 바탕으로 드론・로보틱스・사물인터넷・빅데이터・인공지능・가상현실 등과 관련한 다양한 디지털 기술과 접목해 과학적인 공정관리와 안전한 현장관리에 유리하며, 플랫폼 기반의 건설 데이터 생산과 운용을 통해서 향후 시설물의 운영과 유지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기존 건설기술과 디지털기술의 융합은 시공 자동화와 무인화의 형태로 가장 많이 구현될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현재 추진 중인 스마트건설기술개발사업의 내용을 뛰어넘는 광범위한 영역에서 다양한 자동화 및 로보틱스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건설 분야에서 스마트 기술의 도입은 생산성을 높이고, 양질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해 건설 생태계의 개선에 기여할 뿐 아니라 전후방 산업 연계를 통해 건설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재편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우리 사회의 기반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건설산업은 국민들의 안전, 복지,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해 국가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산업이다. 
정부는 스마트 건설을 통해 글로벌 건설시장을 주도하려는 선진국들의 공격적 투자에 대응해야 하며 디지털 기술과 융합을 통해 건설산업의 생산성 수준을 높여야 한다. 
인프라시설의 기술은 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공공재이자 공공서비스며, 국가 주도의 정보표준화와 기술 실증이 뒷받침돼야 하는 특성이 있어 정부의 투자와 참여가 필수적이다. 
주요 선진국들이 정부 주도의 건설 혁신전략과 지원을 병행하며 산업계의 기술개발과 실용화를 장려하는 이유이다. 
새 정부가 제시한 국정과제 중에는 국토교통산업의 미래 전략산업화를 위해 BIM・OSC 등 스마트 건설기술을 확산시킨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한국도로공사 스마트건설사업단 조성민 단장은 “참여 연구진들과 함께 건설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연다는 각오로 기술 개발과 실용화 추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로구조물 원격・자동화 시공 기술 개발 개요도.
도로구조물 원격・자동화 시공 기술 개발 개요도.

한국건설신문 김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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