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설비법은 기계설비 성능은 높이고 에너지 소비는 줄이며
국민의 건강하고 안전한 생활을 돕기 위한 생활밀착형 법
- 지난 2월 회장에 취임했다. 소감은?
본회 이사, 서울시회 회장 등 10여년간 협회 활동을 했지만 본회 회장의 활동 영역은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기계설비산업을 이끄는 수장으로서 협회는 물론 기계설비산업 발전을 위해 발로 뛰고 챙겨야 할 일이 참 많은 것 같다.
2개월 동안 정계・관계・경제계 등 다양한 분들을 만나 기계설비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 건의를 하면서 많은 공부를 하고 있다. 1만여 기계설비업계의 기대가 큰 만큼 어깨가 무겁지만 기계설비산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회원사들과 함께 열심히 뛰겠다.
일반 국민들이 기계설비에 대해 친근한 이미지를 가질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하겠다.
- 12대 집행부의 중점 추진사업이 있다면.
기계설비산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미래 성장동력을 준비하겠다.
먼저, 정부의 탄소중립 추진에 기계설비가 파트너 역할을 하겠다.
정부는 건물 부문에서 32.8% 탄소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건물 부분에서 탄소를 감축하기 위해서는 기계설비의 역할이 중요하다.
국내 전체 건축물 에너지사용 중 냉・난방, 급탕 등 기계설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71%이고, 이에 따른 에너지 소비는 연간 약 25조원 정도다.
기계설비 분야에서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를 한다면 100만㎾급 발전소 최소 1~3개 정도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 절감이 가능하다고 본다.
다행히도 기계설비법이 시행돼 기계설비공사의 착공전 확인과 사용 전 검사, 기계설비유지관리자 선임, 기계설비 성능점검 등의 제도에 의해 기계설비의 성능이 제대로 발휘되고 기계설비 시스템이 안정적인 관리 및 운영, 기계설비 성능을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등의 제도가 마련됐다.
아직 시작 단계지만 향후에는 건축물과 시설물에서 소비되는 에너지가 크게 절감될 것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기계설비유지관리자 선임제도는 2021년 시행돼 올해 4월 17일까지 1만~1.5만㎡ 미만의 건축물과 30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중앙집중식 난방) 또는 500세대 이상 공동주택은 초급 기계설비유지관리자를 선임하는 제도다.
성능점검 대상 건축물은 지난해부터 단계적으로 실시되고 있는데 연면적 1만5,000㎡ 이상~3만㎡ 미만 건축물과 1,000~2,000세대 미만의 공동주택과 공공건축물은 성능점검을 받아야 한다. 또 신축 건축물은 완공일 기준 연 1회 이상 성능점검을 받아야 한다.
따라서 협회는 제로에너지 빌딩·에너지관리시스템 활성화 등 최적의 기계설비 시스템 구축은 물론 적합한 설계 및 정밀시공을 통해 에너지의 과다한 낭비를 줄이고 전문적인 유지관리로 에너지 소비를 효율화하는 등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에 적극 동참해 미래의 기후변화에 대응하겠다.
- 기계설비의 디지털화로 스마트건설 시대가 왔는데 향후 계획은.
건축물과 시설물의 계획부터 설계・시공・유지관리까지 기계설비의 전 프로세스에 디지털화 및 자동화, BIM 활성화를 통해 공정 간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겠다.
또 인력부족과 인적자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의 종이도면과 인력 중심 시공에서 벗어나 IoT・AI・ICT 등이 접목된 첨단 기술 중심으로 전환해 인력 및 공기의 효율적인 활용은 물론 안전장비 활용 등을 통해 사고위험을 최소화하는 등 기계설비의 디지털화를 선도해 나가겠다.
특히 디지털화된 정보를 관리할 수 있는 BIM을 활성화해 기계설비 자동화의 기본 토대를 마련하겠다.
또 디지털 트윈 기반의 유지관리 체계 구축을 통해 에너지 절약 및 장비의 수명을 연장시켜 라이프 사이클 코스트 비용을 절감시키겠다.
그리고 국토교통부가 기계설비 관련 민원 및 행정업무를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기계설비 행정시스템을 개발 중에 있다.
건축행정시스템인 세움터와 같은 국가표준 기계설비산업 정보시스템으로 잘 구축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기계설비산업의 행정시스템도 디지털화하겠다.
- 기계설비법 도입 후 현황은.
기계설비법이 올해로 4년째 시행되고 있다.
그동안 법 시행 과정에서 나타난 일부 제도의 미비점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
이에 기계설비 유지관리 준수 대상을 유지관리와 성능점검으로 구분해 노인과 어린이 등 취약계층 이용시설에 기계설비의 보급 및 관리에 대한 정부지원 기반 마련, 기계설비유지관리자 선임 및 승급제도 보완 등을 통해 현장에서 기계설비법이 잘 정착될 수 있도록 정비해나가겠다.
- 기계설비 교육원을 설립했는데 그 중요성은.
기계설비는 건축물을 살아 숨쉬도록 하는 기능은 물론 국민 생활의 안전을 요구하기 때문에 정밀한 시공이 필요하다. 따라서 기계설비의 설계・시공・유지관리 분야의 기술자 및 전문인력 양성이 시급하다.
협회 회원사 소속 기술자를 비롯해 임·직원의 전문교육 양성화, 기계설비법에 의한 법정 의무교육, 기계설비산업의 전문가 양성, 기계설비산업으로의 취업 희망자에 대한 현장 맞춤형 인력공급 교육을 실시하여 기계설비산업이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전국에서 접근성이 편리한 오송역 근처의 청주 하이테크밸리에 올해까지 교육원 부지 매입을 완료하고, 내년부터 2025년까지 교육원 건축계획 수립 후 2027년까지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일반 국민들은 기계설비가 무엇인지 잘 모른다. 기계설비를 쉽게 설명한다면.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겨울에 따뜻해야 하고, 여름에는 시원해야 하며, 화장실에서는 뜨거운 물과 찬물이 나와야 하고, 주방이나 화장실·욕실에서는 사용한 물을 버리기도 한다. 이러한 위생, 냉·난방, 급수·급탕, 오·배수 등의 설비를 기계설비라 한다.
미세먼지가 많은 요즘 실외보다 실내가 안전한 것은 실내의 오염된 공기를 밖으로 배출하고 깨끗한 공기를 불어 넣는 공기조화설비가 있기 때문이다.
또 맑은 물을 생산하는 정수장, 에너지를 생산하는 발전소・비료공장・반도체・소각로 등의 생산시설도 기계설비 영역이다. 인체에 비유하면 순환계・호흡계・소화계・신경계를 합친 기능이 기계설비다.
그러나 일반인이 건축물과 시설물 속에 설치된 기계설비 시스템을 알기는 쉽지 않다.
무더운 여름 날 사무실의 냉방이 중단되거나 한겨울 밤 보일러가 작동되지 않는다면, 또 샤워 중 물이 나오지 않거나 화장실에서 볼일을 본 후 물이 내려가지 않는다면 기계설비의 가치를 확실히 느끼게 될 것이다.
- 기계설비법은 국민 생활에 어떤 이로움이 있나.
건축물에 설치된 다양한 기계설비들이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성능을 점검하고, 정기적인 유지관리를 하면 쾌적한 환경은 물론 건강한 건축물을 유지할 수 있다.
즉 처음 기획했던 것들이 그대로 시공되고 그대로 유지관리돼 건축물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효율적으로 운영돼야만 에너지를 절감하고 건축물과 시설물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
기계설비법은 기계설비 성능은 높이고 에너지 소비는 줄이며 국민의 건강하고 안전한 생활을 돕기 위한 생활밀착형 법이다.
기계설비법이 국민생활에 어떤 이로움이 있는지, 다음 세 가지를 말씀드릴 수 있다.
첫째, 제대로 된 기계설비 시스템을 유지해 국민들이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을 마시며 쾌적한 환경에서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다.
둘째, 기계설비 시스템의 설계・시공・유지관리가 강화돼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건축물에 사용되는 에너지의 71%가 기계설비의 냉·난방 및 급탕에서 소비되고 있는 기계설비를 제대로 잘 관리한다면 에너지 절감은 물론이고 건축물의 수명도 연장된다.
실시간 자가진단 시스템에 의해 난방기기・에어컨 등의 열손실 방지는 물론 장비의 노후 진단 및 고장 예측 등을 통해 미리 교체하면 건축물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
셋째, 건축물의 유지관리에 필요한 일자리가 새롭게 창출된다.
기계설비법에 의해 ‘기계설비유지관리자’라는 새로운 직종이 신설돼 현재 4만명의 유지관리자가 배출됐다. 일자리는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기계설비성능점검제도에 의해 성능점검업이 새롭게 신설돼 현재 320개 업체가 등록됐다. 이 역시 새로운 업역 진입은 물론 새로운 일자리창출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 기계설비인의 이미지 향상을 위한 사회공헌사업 확대 및 홍보계획은.
우리 협회는 그동안 코로나 바이러스・미세먼지 등에 취약한 어린이나 노인 등이 이용하는 시설의 환기개선공사를 통해 실내공기질을 향상시켜 건강하고 안전한 환경을 제공했다. 또 독거노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에 노후 가스보일러 개선사업을 통해 가스사고 예방은 물론 협회의 위상 정립 및 이미지 향상에 기여해왔다.
올해부터는 사회적 취약계층의 노후된 기계설비 개선사업을 좀더 확대해 쾌적하고 건강한 사회 안전망이 구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또 홍보를 더욱 강화해 기계설비인의 이미지 향상 및 기계설비산업의 위상을 높여가겠다.
한국건설신문 김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