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세계크레인 산업의 기술 트렌드와 대응전략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세계크레인 산업의 기술 트렌드와 대응전략
  • 오원섭 기계산업전략연구원장
  • 승인 2023.03.14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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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식 크레인 개발, 대형화 및 자동화 등 이슈 다수
불안정한 세계 경제 및 안보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오원섭 기계산업전략연구원장.
오원섭 기계산업전략연구원장.

■ 세계 크레인산업의 개황

2021년 세계 크레인산업은 전년의 세계 20대 크레인 업체들의 매출실적인 369.4억 달러에서 4.1%가 줄어든 354.3억 달러의 매출실적을 달성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전세계가 경제적으로 불안한 상황과 더불어 중국 내수시장이 위축됐음에도 미국과 일본 시장의 성장이 매출실적을 올리는데 기여했다.
그러나 2021년은 2020년에 이어 크레인 산업계에도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의 영향에 따른 새로운 도전이 이어진 한 해였다.
건설장비 업계에서도 환경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장비의 전기화를 꾸준히 준비하고 있다. 크레인 업계도 전기크레인의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어 국내에서도 전기크레인산업의 태동이 이루어지길 기대하면서 지난 1년동안의 크레인 산업계의 11대 트렌드를 정리하며 새로운 2023년을 맞이하고자 한다. 

■ 세계 크레인산업의 트렌드

◇ 중국의 전년 대비 부진한 실적
코로나19의 여파로 크레인 업계의 만년 1위였던 독일의 립헬(Liebherr)가 3위로 밀려나고, 중국의 XCMG가 전년보다 2.5%가 감소한 55억 2천만 달러의 매출과 15.6%의 시장점유율로 세계 1위를 유지했다.
중국의 줌라이언(Zoomlion)은 매출이 전년 대비 8.6% 감소한 49억 8,700만 달러에 그쳤음에도 지난해에 이어 2위를 차지했으며, 중국의 ZPMC, Sany가 각각 4위와 5위를 기록했다.
중국은 세계 상위 5대 기업 중 4개를 차지, 시장점유율 또한 48.7%로 세계 크레인산업에 있어 독보적인 입지를 굳혔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상위 20대 업체 중 중국의 3개사를 포함한 11개 업체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 미국, 일본 등의 9개사만이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 크레인의 초대형화
풍력발전설비의 초대형화, 석유화학설비의 탱크, 원자력돔, 초대형교량 및 경기장 건설 등으로 대형 및 초대형 설비모듈(Moudle) 설치 공사의 초대형화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크롤라 크레인들도 점점 대형화, Sany의 4천톤 용량의 초대형 크롤라 크레인(SCC4000A)에 이어 2021년에는 기중용량 4,500톤의 SCC98000TM도 출시됐다.
립헬 또한 3천톤 기중용량의 LR13000 크롤라 크레인, 전지형 크레인도 풍력터빈의 대형화와 유지보수 등에 따라 1,200톤(LTM11200-9.1), 테렉스가 1,200톤(AC1000), Sany가 1천톤(SAC12000) XCMG가 2,600톤(XGA 2600), Grove가 1천톤(GTK1100)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 전기식 크레인의 개발
기후변화 및 2050년 탄소제로의 영향으로 크레인 업계에도 전기식 크레인 개발 붐이 일고 있다. 
줌라이언은 2020년 5월 22일 세계 최초의 100% 전기구동 트럭 기중기 ZTC250N–EV를 출시, 시중의 다른 트럭기중기보다 높은 경제성 및 환경 친화성을 드러냈다.
ZTC250N-EV의 최대속도는 90km/h(56mph), 최대등판능력은 50%이며, 주행 및 작동중 소음은 65dB를 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총에너지 비용 또한 타 제품 대비 35%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립헬도 같은 해 12월 1일 250톤 용량의 LR1250.1과 220톤 용량의 LR1200.1을 출시, 해당 모델이 환경오염 부담 감소 및 뛰어난 안정성을 통해 디젤 크레인 대비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덜란드의 크레인 전문업체 PVE CRANE & Service는 격자형 붐의 100% 배터리팩형 전기식 크롤라 크레인 8개모델(EC80, EC90, EC100, EC135, EC160,EC250 EC280, EC300)과 텔레스코픽 붐 전기식 크롤라 크레인 3개모델(ECT65, ECT80, ECT120) 등 11가지의 모델을 개발했으며, 중국의 Sany도 30톤급 전기식 텔레스코픽 크롤라 크레인을 개발한 바 있다.

◇ 특수작업용 크레인 개발
협소공간 작업용 크레인, Pick and Carry Crane, Pick and swing이 가능한 크레인, 승강식 카빈이 장착된 타워크레인, 풍력발전설비의 대형화에 따라 이를 대규모로 설치하는데 효율적인 풍력발전기 설치 전용 크레인 등 특수작업용 전용장비인 특수용도 전용크레인들이 개발, 작업 능률을 끌어올리는 데 일조하고 있다.

◇ 텔레스코픽 크롤라 크레인의 등장
텔레스코픽 크롤라 크레인(Telescopic Crawler Crane)은 빠른 운반성, 사용의 용이성, 다양한 기능, 붐 조림작업이 필요없어 신속한 작업이 가능해 다방면에서 활용되고 있다.
특히 XCMG는 2천톤 기중용량의 초대형 텔레스코픽 크롤라 크레인을 풍력발전기의 터빈 설치 작업 등에 투입하고 있는데, XCC2000은 풍력발전기의 허브 높이 145m까지 작업할 수 있으며 연장붐 사용시 최대 165m까지도 가능하다.

◇ 전지형 크레인 트렌드의 변화
크레인의 배출 관리 규정이 강화됨에 따라 상부, 하부 2개의 엔진 시스템에서 1개의 엔진 시스템으로 설계변경이 증가, 연료의 소모를 줄이고 장비의 경량화를 위해 경량소재 사용 및 부품수를 줄이는 설계가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일본의 타다노(Tadano)가 ATF600G-3에 트리플 붐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용량 증대 및 장비 견고화를 위해 새로운 붐 시스템을 도입하는 추세다.

◇ 험지형 크레인 신모델의 대량 출시
테렉스 크레인은 80톤 용량의 TRT80과 90톤 용량의 TRT90을 출시했다. 해당 모델들은 장비폭이 3m로 혼잡한 작업 현장과 밀폐된 지역에서도 쉽게 운반하고 조작할 수 있으며, 안전, 유용성, 내비게이션 효율성, 작동 및 정보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TEOS 제어시스템과 원격진단이 가능한 T-Link 텔레매틱스 플랫폼이 장착돼 있다.
립헬은 90톤(LRT-1090-2.1), 100톤(LRT 1100-2.1) 및 130톤(lrt1130-2-1)의 험지형 크레인을 공급하고 있다. 세 모델은 표준으로 아우트리거 모니터링시스템을 가지고 있으며, 타이어 또는 아우트리거의 지지상태를 자동으로 감지해 크레인 컨트롤러에 저장한다.
링크벨트는 80~120톤 용량의 험지형 크레인을 공급하고 있으며, 운전자의 편안함과 안전도를 고려한 캡디자인으로 현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모든 보행로 표면에 질감과 미끄럼방지 페인트로 내구성과 안전성을 향상시키고 중앙집중식 전기스위치, 원격장착필터 및 접근이 용이한 유류검사는 유지 보수 및 서비스를 간소화했다.
매니토웍은 165톤(150)의 GRT9165와 120톤 용량의 GRT8120을 출시했다. GRT9165에는 이동식 전방 및 후방 아우트리거와 유압 착탈식 카운터웨이트가 있어서 다른 지원 크레인 없이 자체 조작할 수 있어 모든 프로젝트에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타다노는 70톤의 GR-700EX-4, 90톤 용량의 GR-900EX-4,100톤의 GR-1000EX-4, 130톤 용량의 GR-1300XL-4의 4개 모델의 험지형 크레인을 출시했으며, 이들은 대용량 모델들로서 트레일러에 의한 수송성이 용이한 디자인에 중점을 두고 있다.

◇ 세계 크레인 산업의 중심지가 이동하다
2021년 한 해 세계 크레인 시장 매출은 약 354억 3,2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4.1% 감소했으나,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연 300억 달러를 초과한 바 있다.
특히 세계 상위 20대 크레인 업체 중 중국이 4개, 일본이 5개, 미국이 5개, EU가 6개로 크레인 산업의 중심지가 점차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국의 매출을 살펴보면 중국이 172억 5,800만 달러로 48.7%의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뒤이어 독일이 47억 3,600만 달러로 13.4%, 미국이 38억 달러로 10.7%, 핀란드가 31억 900만 달러로 8.8%, 일본이 29억 6,900만 달러로 8.3%를 각각 차지했다.

◇ 4차 산업혁명 신기술 적극 적용
지능정보통신(ICBM+AI)과 신기술들의 융복합을 이용한 크레인 텔레매틱스 시스템의 이용 활성화로 효율적인 장비관리 및 도난방지, 원격 정비관리 시스템운영 등 첨단 장비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다.
여기에 VR, AR을 활용한 더 좋은 테스트와 모델링 기술로 더욱 신뢰성 있는 크레인 개발이 촉진될 것이다. 이런 신기술들이 크레인 개발과 교육 등에 점차 활용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 크레인 자율운행시스템 개발
일본의 고바야시가 개발한 크레인 자율운행시스템은 목적지점의 위치 정보를 지정하는 것만으로도 AI가 최적의 운반 경로를 생성해 움직이며, 매달린 하물에 장애물이 접근할 경우, 감속 및 정지하고 경로를 재탐색하는 등 높은 안전기능을 갖추고 있다.
또한 대상물까지의 거리뿐만 아니라 위치나 형상도 정확하게 감지할 수 있는 3D-LiDAR(라이더)라고 부르는 센서기술을 활용, 센서에서 취득한 데이터와 AI의 물체 감지 기술을 조합해  매다는 짐의 형태와 주변 작업원,장애물을 파악하고 운반 루트와 매달린 하물의 형상에 따라 모든 영역을 자동으로 설정해 최적의 움직임을 선보인다.

■ 세계 건설시장의 확대와 크레인 산업

◇ 세계적인 초고층 건물 건축 및 건축계획
최근 100층 이상의 초고층 건물들이 중국, 동남아시아, 중동 등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세워지고 있다.
여기에 호주, 홍콩, 인도, 일본, 중국 등지에서 500m 이상의 극초고층 건축물의 설계가 계획되고 있는 바, 첨단 성능을 가진 타워크레인의 중요도가 더욱 커지고 있다.

◇ 초대형 풍력발전기 설치공사 증대
기후변화 및 이에 대응하는 2050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초대형 풍력발전기, SMR 건설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다양한 크레인을 필요로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해상풍력 발전단지 건설에 따라 초대형 크레인선의 수요 또한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초장대, 초고층 교량의 건설
인구의 증가와 도시집중으로 인프라(사회간접시설), 스마트시티 건설 등 2~3층의 도로 및 도서지방을 연결하기 위한 고층 고속도로나 교량, 초장대 건설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현재 세계 최고 높이의 교량은 565m 높이의 중국 북반강대교이다.

◇ 해상도시, 기후난민 피난처로 주목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세계 각지에서 폭염, 폭우, 가뭄 등이 이어지면서 해안 지대에 살고 있는 전세계 인구의 30%에 대한 대비책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부산시는 UN해비타트 등과 함께 세계 최초의 지속가능한 해상도시 시범모델 '오셔닉스 부산'을, 울산시는 울산 앞바다에 '한국형 해저공간 플랫폼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다양한 크레인선을 필요로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지속가능한 빌딩 건설의 활성화
친환경, 탄소중립 등의 키워드가 대두됨에 따라 모듈러 공법을 통한 탄소 배출량 감축, 소음과 진동을 줄이는 친환경공법이 각광받고 있다.
이에 크롤라 크레인은 물론 철골공사 등에 텔레스코픽 크롤라 크레인들이 효율적으로 사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조선소 블록턴 공법 등 활용범위 증가
국내 조선소에 LNG선 등 고급 선종의 대량 수주가 이어지면서 몇 년간 선박 건조의 공기 단축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500~800톤급의 블록턴오버 공법 등에 필요한 대형 크레인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 지진 및 전쟁 피해 복구 공사 수요 증가
지난해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피해 규모가 1조 달러를 초과했으며, 지난달 발생한 튀르키예 및 시리아의 지진 피해 또한 1천억 달러를 넘는 것을 조사되고 있다.
이에 파괴된 인프라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건설장비들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세계 건설기계 시장에 특수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 대규모 신도시 건설의 확대
사우디아라비아가 추진하고 있는 저탄소 스마트시티 '네옴시티'는 서울의 44배인 26,500㎢ 규모에 약 5천억 달러가 소요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그 밖에도 세계 각지에서 대규모 신도시 건설 계획이 발표되는 등 다양한 친환경 건설기계들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향후 크레인 업계의 전략

환경 및 기후변화 뿐만 아니라 미-중 패권다툼에 따른 신냉전, 첨단기술의 통제 및 공급망 재편과 더불어 세계 각지에서 다수 발생하는 무력충돌 등 불안정한 경제 및 안보 상황에 맞춘 전략을 수립할 때다.
또한 4차 산업혁명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지능정보통신(ICBM+AI)과 플랫폼을 통해 자료의 디지털화가 이루어져 초연결성, 초지능화, 융합화에 기반해 모든 것이 연결되고 보다 지능화된 사회로 변화하는 것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이는 지금까지 인류가 경험해보지 못한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추격'이 아닌 '선도'의 전략이 세워져야 할 때다.
전기크레인 개발과 생산을 통한 선도적 전략으로 일류 산업국가로 도약, 우리나라의 건설기계 산업이 홍익인간사상에 기반한 상생협력으로 세계경제 발전과 인류 공영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이제까지의 물질과 효율 중심의 사회에서 사람과 환경이 공생하는 새로운 시대에는 우리 대한민국의 역사속에서 면면히 이어져온 홍익인간 사상을 기반으로 인류의 새로운 꿈과 희망을 가꾸어나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이 기회를 잘 활용해 온 인류가 공존공영하는 인간 중심의 지속가능한 지구촌을 만드는 데 앞장설 때다.

 

정리=한국건설신문 황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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