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도심서 주차타워 화재… 불쏘시개 된 ‘드라이비트’
부산 도심서 주차타워 화재… 불쏘시개 된 ‘드라이비트’
  • 황순호
  • 승인 2023.01.10 14:0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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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새벽 부산진구 부전동 오피스텔 주차타워서 화재 발생
외벽 단열재로 쓰인 스티로폼이 화재 확산 부추겨
지난 9일 부산진구의 한 오피스텔 주차타워 외벽에 화재가 발생한 모습. 사진=부산소방재난본부
지난 9일 부산진구의 한 오피스텔 주차타워 외벽에 화재가 발생한 모습. 사진=부산소방재난본부

부산 도심 한복판의 오피스텔 주차타워의 화재가 발생, 오피스텔 입주민 및 인근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부산소방재난본부(이하 부산소방본부)는 지난 9일 06시 32분 부산진구 부전동 서면베르빌 오피스텔 주차타워에서 화재가 발생, 외벽 일부가 불타고 있다는 주차장 관리자의 신고를 접수, 6분 뒤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초기 진화에 나섰다.
이어 같은 날 07시 23분 큰 불길이 잡히며 진정되는 듯했으나, 이어 주차타워와 인접한 2층짜리 근린생활시설에 불이 옮겨붙으면서 08시 06분 대응단계를 2단계로 격상, 14시 37분 불을 완전히 끄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사고로 오피스텔에 입주해 있던 552세대 입주민 중 7명이 대피 과정에서 연기를 흡입하면서 어지럼증 등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다행히 생명에는 큰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가 발생한 건물은 지하 3층~지상 23층에 오피스텔과 주차타워동이 하나로 붙어 있는 형태이며, 외벽 단열재로 가연성 소재인 스티로폼을 쓴 ‘드라이비트’ 공법으로 지난 2004년 완공됐다.
드라이비트 공법은 시공이 간편하고 마감재의 색상과 질감이 다양해 중‧소형 오피스텔, 원룸 건물 등지에서 선호도가 높은 반면 화재에 매우 취약하다는 단점을 안고 있으며, 지난 2015년 의정부 도시형생활주택 화재나 2017년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등에서 피해를 키운 주 원인으로 지목된 바 있다.
이 때문에 2015년 법 개정으로 6층 이상의 건물에서 해당 공법의 사용이 전면 금지됐으나, 그 이전에 지어진 건물들은 여전히 그 구조를 유지하고 있어 화재 발생 시 대규모 인명피해의 위험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부산소방본부 측은 현장조사 결과 주차타워와 인접 건물 공간 사이의 바닥 부분에 연소흔이 강한 점, 주차타워 외벽 하부에서 상부로의 연소 전이 현상이 관찰된 점 등을 들어 주차타워와 인접 건물 사이 공간에서 최초 발화가 시작된 것으로 추정했다.
최해철 부산진소방서 현장대응단장 역시 “화재 현장에 도착했을 때 건물 하부에서부터 불길이 드라이비트를 타고 위로 올라가는 상황이었으며, 밑에서부터 V자 형태로 불길이 치고 올라간 것으로 미루어보아 저층부나 바닥층에서 화재가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한 “화재 당시 오피스텔 건물 내부에서 스프링클러 등의 소방시설이 작동됐으며, 주차타워 역시 스프링클러가 갖춰져 있었던 것이 확인됐다”며 “다만 주차타워 내부의 스프링클러가 작동했는지의 여부는 현장 진입이 어려워 확인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부산소방본부는 현재 재산피해 상황 등을 조사중이며, 10일 소방전문위원 및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경찰 등 유관기관과 합동감식을 실시해 정확한 최초 화재 지점이나 화재 원인 등을 파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건설신문 황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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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ak 2023-01-15 20:17:57
자세한 기사 설명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