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첫돌 맞는 김태곤 건설기계안전관리원장
취임 첫돌 맞는 김태곤 건설기계안전관리원장
  • 김덕수 기자
  • 승인 2022.11.28 14: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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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공감의 리더십 강조… 조직혁신 지속”
올해부터 건설기계 안전기술 분야 연구개발 사업추진 박차
지시보다는 직원들이 스스로 답을 찾게 하는 소통경영 주력
김태곤 건설기계안전관리원장.
김태곤 건설기계안전관리원장.

“끊임없는 직원들 간 소통과 공감을 이끌어내는 리더십으로 안전관리원 발전을 견인해 나가겠습니다.” 

소통을 중시하는 김태곤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이하 안전관리원)은 22일자로 취임 첫돌을 맞았다. 

“안전관리원에 부임한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이 됐네요. 저에게 지난 한해는 정말 다사다난했습니다. 안전관리원 설립 이후 최대 사업인 차세대건설기계시스템(새로이)이 개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고, 8월부터 서비스에 들어갔습니다. 기관의 중장기 경영전략 수립과 안전보건경영시스템(KOSHA-MS) 인증획득, 스마트 건설기계 검사기법 도입, 제규정 일제정비, 기관 최초 통계집 발간, 인도네시아를 대상으로 한 ODA사업 추진 등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는 “취임 초부터 현안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안전관리원을 법정기관화하는 건설기계관리법 일부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2년 가까이 국회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법안 심사를 위해 지난해부터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아직도 국회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재정건전성을 위해 건설기계 안전 분야 국비지원도 신청했지만 주관부처인 기재부의 문턱을 넘지는 못했다. 국비보조를 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가 없는 데다 기존에는 없던 새로운 예산 편성이라는 약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우리원 입장에서는 지속가능 성장을 위해 가장 중요한 일이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해 아쉬움도 있습니다. 30년간의 공직 경험을 살려 계류법안이 조속히 국회에 통과되도록 계속해서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김 원장은 틈날 때마다 임직원들에게 최초의 질문을 던진다. 그는 취임 직후 경영방침으로 소통과 공감의 조직혁신을 위해서는? 디지털·스마트 중심의 미래대응 방안은? 현장과 신뢰 기반의 안전 강화를 위해서는? 등 굵직한 미래 숙제를 제시하고 답을 찾고 있다.

김 원장은 전반적인 건설기계 검사기법 개선에도 관심이 많다.

그는 하루에 한 대의 건설기계를 검사하기 위해 200~300㎞를 넘나드는 현장을 차량으로 이동해야 하고, 입고검사는 왜 비나 눈이 오는 날에만 수검자가 몰리는지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루에 서울에서 부산을 이동하는 만만치 않은 이동거리인 데다, 평상시에는 검사소 입고검사 물량이 없어 한산한 게 현실이다.

김 원장은 검사원들에게 이대로는 안 된다는 질문을 던졌다. 

“누구라도 지금의 건설기계 검사시스템은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 겁니다. 이대로는 곤란하다는 생각을 갖기 시작했죠. 그럴 수밖에 없는 환경도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이 같은 시스템을 개편하지 않고서는 고질적인 인력난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김 원장은 올해 이 같은 문제의 실마리를 풀 힌트를 잡았다. 그렇게 찾은 1차적인 해법이 ‘새로이’ 개발이다. 낙후된 전산시스템을 개편하지 않고서는 검사효율은 기대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김 원장은 기관 창립 이래 가장 많은 예산을 투입해 지난 8월부터 새로이를 완성했고, 서비스에 들어갔다.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건설기계 소유자나 지입사는 인터넷으로 검사접수와 입금을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클릭 몇 번으로 가능하게 검사 패러다임 자체를 바꿨다.

얼마 전까지 모든 검사를 팩스로 접수하다 보니 수검자는 물론 검사소 직원들도 업무 처리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밖에 없었고, 늘 고객은 불만을 호소했다.

“아직은 달라진 새로이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다보니 일부 잡음도 있긴 하지만 하루하루 개선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새로이가 안착된다면 검사행정 효율화와 고객만족에 상당 부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는 지난 한 해 안전경영에도 많은 힘을 쏟아 부었다. 

“올해 초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서 안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저희는 건설기계 안전이 주된 임무인 만큼 안전경영의 틀을 잡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김 원장은 안전경영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안전보건경영시스템 인증획득과 내부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한층 강화했다. 최근 근로자 안전을 중심으로 매월 퀴즈대회를 개최한 결과 90점 이상으로 우수한 점수를 얻기도 했다. 

“안전은 정직해야 하고, 성실해야 가능합니다. 그리고 임직원 모두가 안전에 관심을 가져야 실현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기관은 안전을 관리하는 기관으로 늘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김 원장은 늘 직원들 간 소통을 중요시한다. 그는 직원들과 대화하고 공감하면서 성과를 만들어가는 전형적인 소통형 리더로 정평이 나있다.

“아무리 잘 짜여진 기관의 비전과 경영목표, 경영전략을 갖고 있어도 경영진과 평직원, 부서와 부서, 노와 사가 소통과 공감이 활발히 이뤄지지 않는다면 뛰어난 성과를 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김 원장은 특별한 일정이 있는 날을 제외하고는 거의 매일 아침 임원진 및 주요 부서장과 함께 티타임을 가지며 기관 현안과 안전관리원의 미래발전을 위한 질문을 던지고, 직원들과 함께 대안과 절충점을 찾는다.

급한 현안은 신속하게 처리하고, 긴 호흡이 필요한 현안은 신중을 기해 정하는 것이 김 원장의 경영스타일이다. 

“사실 제가 일방적으로 지시할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이 같은 경영방식은 단기적으로 효과를 낼 수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조직의 역량과 발전을 위해서는 오히려 장애요인이 된다고 생각해요. 리더가 제시한 문제를 직원들이 스스로 찾아서 해법을 모색하고, 직원들 서로가 머리를 맞대가며 차근차근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식을 터득하고 경험해야 조직의 미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전관리원은 현재 54만여대에 이르는 건설기계 검사와 형식승인 및 신고, 조종사 교육, 건설기계 정보관리, 타워크레인 검사대행자 총괄관리 등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전국에 18개 상설검사소와 48개 출장검사소를 운영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전국단위 건설기계 안전 전문기관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김 원장은 양적인 성장만을 추구해온 안전관리원의 지금 모습에 우려와 걱정을 갖고 있다. 

“지금처럼 건설기계 검사시장의 양적성장이 안전관리원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을까하는 점에서는 여전히 고민이 있습니다. 국내에는 기계장비 조사검사를 수행하는 많은 민간 및 공공기관이 있지만, 노동집약적 경영형태가 상당수입니다. 시장에서 자연발생적으로 검사물량이 늘어나면 인력을 늘려서 검사를 수행하고 있는데, 국고보조 없이 검사수수료에 의존하는 상당수의 검사기관은 재정확장과 지속성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수입 대부분을 인건비와 경상경비로 지출하고 있어 정작 혁신과 신사업을 위한 투자는 힘든 구조가 되어가고 있죠. 이제는 인공지능(AI)과 정보통신 기술(IoT) 등을 접목해 부가가치가 높은 차세대 기술에 투자하는 것을 망설여서는 안 될 시점입니다.”

김 원장은 올해 새로운 도약을 위한 조직체계를 만들고 내년부터 지난 25년간 검사로 축적된 기술 노하우를 살려 연구개발(R&D) 사업에 과감히 뛰어들 생각이다. 신기술투자에 안전관리원의 미래를 걸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는 내년에 국토부에서 추진하는 ‘고위험 건설기계 안전성 평가 및 관리 기술개발 사업’ 국책 연구프로젝트에 도전하기로 했다. 

총사업비 235억원 규모의 이 프로젝트는 제목에서 보듯이 건설기계안전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김 원장은 건설기계 검사기관에서 미래 사업 방향인 연구개발 분야를 강화해 미래 먹거리 기반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이미 안전관리원의 내부 연구개발을 위한 전담 조직을 꾸린 상태고, 내년 2분기 과제 수주를 목표로 기관 역량을 결집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검사라는 단일사업으로는 우리 안전관리원의 경쟁력을 담보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경제성장 단계를 보더라도 과거에 노동집약형 제조업 중심에서 많은 기업들이 신사업형 기술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저희 기관도 건설기계 안전을 중심으로 다양한 연구개발을 통한 기술혁신으로 미래 성장 기반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이것이 기관의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가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김태곤 건설기계안전관리원장.
김태곤 건설기계안전관리원장.

안전관리원은 내년부터 혁신과제로 중소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사업도 강화한다. 

일환으로 그동안 민간과 경합해 오던 건설기계 안전점점과 조종사 직접교육 사업은 내년부터 중단한다. 

다만 안전점검은 군용 건설기계 안전점검 수행 등 공공영역에 주력하고, 교육은 민간 지정 교육기관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안전관리원은 김 원장 취임 후 2년 연속 여가친화인증 및 지역사회공헌 인증, 3년 연속 모범납세자 선정, 가족친화기업인증, 스마트건설 R&D 공모전에서 최우수 혁신상 수상, 부패방지경영시스템(ISO 37001) 획득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김 원장의 소통을 중심으로 한 리더십이 결실로 이어졌다. 

그는 기자와 인터뷰 말미에 2023년도 주요 사업 방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원장은 “내년에도 직원들의 공공역량을 계속 강화해 나가고,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강도 높은 조직개편과 함께 조속한 기관 현안 처리, 신사업 발굴강화, 검사 패러다임 전환, 시대환경에 뒤쳐진 제규정 개편 등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건설신문 김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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